호주의 추운 겨울 날씨에 많은 이민자들은 “전혀 상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내놓곤 한다. 겨울철 기온이 하락하며 최근 소셜 미디어에는 “우리 집이 왜 이렇게 추운가?”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과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알렉산드라 투오헤이는 자신의 틱톡 비디오에서 “사람들은 나에게 캐나다인이기 때문에 추위를 느끼면 안 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투오헤이는 “내 평생 가장 추웠던 때는 7월 중순 멜버른 셰어하우스에 살던 때”라며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려고 노력했고 작은 히터와 전기담요로 몸을 따뜻하게 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요일 시드니와 멜버른의 아침 기온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6.5도와 1.4도를 기록했다.
며칠 전 퀸즐랜드 중부 역시 5.6도로 기록상 가장 추운 밤을 보냈으며 이 지역 주민들은 때아닌 서리가 땅을 뒤덮고 있는 것을 보며 눈을 뜨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호주의 주택이 날씨에 적합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내용의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호주의 집은 왜 이렇게 추울까?
RMIT의 니콜라 윌랜드 교수는 호주 가정집의 난방 시설은 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랜드는 “난방기가 없으면 열은 그냥 사라진다. 난방을 한다고 해도 방이 따뜻해지는 것을 정말로 느끼지 못한다”며 2004년 전국 주택 에너지 등급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윌랜드는 새집의 경우 에너지 효율 등급이 10점 만점에 7점을 넘어야 하지만, 집을 데우기에 너무 큰 집들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호주로 이민 온 사람들 중에 한국의 온돌과 난방 시스템을 그리워하며 전기장판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추운 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추위는 불편함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은 곰팡이와 마찬가지로 추운 환경에서 더 쉽게 퍼진다.
추위는 정신 건강과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윌랜드는 “집이 추워서 친구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윌랜드는 “아이들이 침실에 앉기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며 “가족들이 가장 따뜻한 부엌으로 모이는데 이럴 때 그들은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곳으로 갈까?
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주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따뜻한 기후를 지닌 북쪽 지역에 갈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운 겨울에 퀸즐랜드주로 향항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뉴사우스웨일스 주민으로 나타났다. 퀸즐랜드주 관광 이벤트 연구소에 따르면 퀸즐랜드주를 찾은 여행객 중 21%가 뉴사우스웨일스 주민이었으며 빅토리아주 주민들이 17%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들은 퀸즐랜드주 북부에 위치한 열대지방, 휘즈선데이,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 등으로 나타났다.
퀸즐랜드주 관광 이벤트 연구소의 패트리시아 오칼라간 최고경영자는 “기온이 더 따뜻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고래 관찰과 같은 경험들이 겨울에만 국한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추위를 이겨낼까?
윌랜드는 문과 창문 사이와 주변 벽 사이의 틈을 막아준다면 가장 쉬운 방법으로 단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윌랜드는 “창문 주변에 작은 틈이 보인다면, 하늘이 보인다면 열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테이프나 판넬과 같은 외풍 방지 소재는 대부분의 하드웨어 매장에서 찾을 수 있으며 전문적인 경험 없이도 쉽게 작업을 할 수 있다.
또한 천장까지 닿는 무거운 커튼은 창문을 통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