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진을 주로 찍는 다니 왓슨(Dani Watson)은 남들이 가지 않는 외딴곳과 특이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왓슨은 자신이 위험한 셀카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왓슨은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고 몇 시간이 지나면 팔로워들로부터 수많은 메시지를 받곤 한다.
주로 “어디서 찍은 거야?”, “어떻게 거기까지 간 거야?”, “여기가 어딘지 구글 지도에서 정확히 짚어줄 수 있어?”와 같은 질문이다.
왓슨은 SBS 인사이트에 자신이 “관광객과 인플루언서를 위한 여행 지도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은 사진을 찍을 때 드론 촬영을 비롯해 적절한 허가를 받고 촬영에 나서지만 그런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자칫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 왓슨의 지적이다.
왓슨은 “저 같은 사진 작가들은 사진을 찍고 거기에 해시태그와 지오태그를 합니다. 특정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죠”라며 “나 자신이 문제의 일부 였다”고 털어놨다.
모든 것이 잘못됐을 때
모니크 셰라르(Monique Sherar)는 사진을 찍기 위해 위험한 장소에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알고 있다.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그녀는 뉴사우스웨일스주 블루마운틴에 있는 한 폭포에 서 있었다. 그녀는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었을 뿐이며 그곳에서 셀카를 찍을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진을 찍을 기회도 갖지 못한 채 그곳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셰라르는 SBS 인사이트에 “트랙을 걷다가 한순간 공중에서 텀블링을 했다”라며 “땅에 부딪혔고 온몸이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전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셰라르는 8미터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폭포의 물속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압도적인 고통, 추위, 두려움, 불안감을 느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fter a 10-metre fall in the NSW Blue Mountains, Monique Sherar suffered multiple fractures and has never completely recovered. Source: Supplied
그녀는 고관절 치환술을 받았고 지금은 왼쪽 팔의 움직임이 이전의 50%만 사용 가능한 상태다.
셰라르는 “항상 멋진 경치를 보고 싶었고 멋진 사진을 찍고 싶어 했지만 이제는 모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
블루마운틴에서 경찰 구조대 업무를 하고 있는 댈러스 앳킨슨 경사는 최근 들어 외진 곳을 찾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앳킨슨 경사는 SBS 인사이트에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오랫동안 갇혀 있었고 사람들이 위험성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외진 곳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앳킨슨 경사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게 됐지만 준비는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Many beautiful places that people love to capture in a photo are also places where rescues can be challenging. Source: Supplied / Dani Watson
앳킨슨 경사는 위험한 곳에는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요청하며 일부 난간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목숨을 걸지 말라”는 글이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새뮤얼 코넬은 셀카와 관련된 사망 사건을 발표하며 2008년에서 2021년 사이에 379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코넬은 위치 기반 소셜 미디어 안전 메시지를 사용해 특정 위치에서 부상과 사망을 줄이는 효과를 연구했다.
코넬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장소 중 많은 곳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매우 위험한 곳들도 있다”며 “구조하기 어려운 곳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코넬은 위험한 장소에서 셀카를 찍는 것뿐만 아니라 흡연 혹은 도로 교통사고와 같은 공중 보건 상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왜 위험을 감수하나요?
사진작가 다니(Dani)는 자신이 이 같은 문제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멜버른의 RMIT 대학교에서 InstaFame(인스타페임)이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다니는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이 완벽한 사진을 찾기 위해 감수하고 있는 위험성을 기록하고 있다.
그녀는 빅토리아주 그램피언스 국립공원을 포함한 여러 위험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니는 "완벽한 날씨였고, 바람도 없었으며 근처에 밧줄도 있었지만 저는 친구에게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제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니는 또한 셀카 촬영이 자연에 미치는 피해 역시 인식하고 있다.
그녀는 “2년 전 사진을 찍었던 빅토리아주의 트렌담 폭포에 다시 방문해 보니 장소 전체가 훼손돼 있었다”며 “무성했던 양치식물들이 모두 사라졌고 산책로 역시 엉망이 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The Sea Cliff Bridge is a part of the Grand Pacific Drive which links Wollongong with its northern beachside villages, the Royal National Park and Sydney. It has brought hundreds more tourists to the region. Source: AAP / PR IMAGE
그녀는 “미니 버스를 대절해서 셀카 관광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시 클리프 브릿지 아래에 차를 세우고는 이 지역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셀카를 찍기 위해서 트랙을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며 “제가 보기에는 관광업체가 이같은 셀카 문화로부터 이득을 얻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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