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반대 캠페인의 한 목소리...취지는 '정반대'

호주연방의회의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에 대한 국민투표의 반대 캠페인을 주도하는 단체는 각양각색이고, 그 취지도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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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ft to right) Lidia Thorpe, Jacinta Price and Peter Dutton. Australians are hearing two strains of argument from the No camp. Credit: Supplied/AAP

KEY POINTS
  • 다양한 목적과 의도로 원주민 보이스 반대 캠페인을 이끄는 단체들
  • 어드밴스 오스트레일리아: 보수적 시각의 반대 캠페인 주도
  • 블랙 자주권 운동: 급진적 관점에서 반대
호주연방 내의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난상토론이 격화하고 있다.

정치인들의찬반토론도 점입가경이다.

흥미로운 점은 반대 진영의 경우 한 목소리가 아니라 각각 다른 의도와 취지로 사실상 극과 극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찬성 캠페인을 주도하는 연방정부의 린다 버니 원주민부 장관은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의 4대 과제를 밝혔으나 노동당 정부는 구체적 기능은 국민투표 후에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맥락에서 원주민 보이스 국민투표 반대 캠페인 측은 전혀 상반된 의구심 두 가지를 제기한다.

원주민 보이스가 흑백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과 동시에 호주의 의회 민주주의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과도한 권한이 주어진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 것.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단체들이 이처럼 판이한 견해로 반대의 한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페어 오스트레일리아

반대 캠페인을 펼치는 페어 오스트레일리아는 연방 자유당의 원주민부 예비장관을 맡고 있는 원주민 출신의 정치인 자신타 남피진파 프라이스 의원이 이끌고 있다.

이 단체는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가 호주를 인종적으로 분열시키고 의회 민주주의를 뒤집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페어 오스트레일리아의 홍보자료에는 "분열적이며 그 대가는 막대하고 공정하지 않은 발상이다"라고 적시했다.



Country Liberal Senator Jacinta Price.
Jacinta Nampijinpa Price is leading the charge for Fair Australia. Source: AAP / Mick Tsikas
페어 오스트레일리아는 최근 찬성(Yes) 캠페인에 적극 가담한 비정치인들을 정조준했다.

주요 공격 대상자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변경 및 원주민에 대한 국가적 배상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틸라 리드를 포함 토마스 마요, 딘 파킨 등이다.



페어 오스트레일리아는 한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에서 "토마스 마요는 호주의 축산농업기업 '웨스트파머스'의 마이클 채니 CEO로부터 돈을 받은 급진적 운동가다"라고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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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광고는 거센 반발을 촉발시켰고, "매우 인종차별적이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 신문의 발행처는 공식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의 광고는 페어 오스트레일리아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계속 유포 공유되고 있다.


이 단체는 현재 토니 애봇 전 연방총리와 원주민 지도자 출신의 정치인 워런 먼딘 등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다수의 기업체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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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밴스(Advance)

앞서 언급된 페어 오스트레일리아는 '어드밴스'에서 파생된 단체이다.


어드밴스는 지난 2018년 발족된 진보 정치단체 겟업(GetUp)에 대항해 출범한 보수단체다.

어드밴스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단체는 학교 교육과정 개혁, 코로나19 록다운 철폐, 안작데이 절대지지를 주창한다.

이 단체는 ABC의 집중적인 비난의 대상이 된 것 자체에 대해서도 "큰 업적"이라고 평가한다.


현재는 트랜스젠더 여성 스포츠 선수, 원전, 탄소배출 이슈 등에 대한 청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어드밴스는 지난 2022 연방총선 직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노동당에 투표하는 모습을 담은 가공 사진과 함께 '중국공산당이 노동당에 투표를 권유한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벽보'를 전시해 거센 논란에 휘말렸다.

또한 트레스젠더 여자운동선수를 옹호한 무소속의 잘리 스테걸 의원(당시 후보)을 비난하는 벽보에 올리픽 수영대표 에밀리 시봄의 사진을 도용해 법정소송 위험에 내몰리기도 했다.

A photoshopped Image of Xi jinping putting a Labor market ballot into a box
Advance has previously used controversial images on billboards during election campaigns.
스테걸 의원은 지난 연방총선 당시 트렌스젠더 여성 스포츠 선수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거센 논란을 촉발시켰던 자유당의 캐서린 디브스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된 바 있다.

블랙 자주권 운동(BSM)

블랙 자주권 운동 측은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가 명목상의 기관에 불과하다"면서 더욱 강력한 권한을 요구한다.

널리 알려진대로 블랙 자주권 운동은 원주민 출신의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무소속)이 이끌고 있다.

블랙 자주권 운동은 원주민 자주권 및 조약체결의 필요성에 방점을 두는 한편 원주민 보이스가 헌법기구로 설립돼도 연방의회의 비토권이 유지되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다.

즉, 진정한 변화 추구와 동떨어진 발상에 불과하다면서 "진짜 진실을 알리고 원주민 자주권을 인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은 지난 6월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에 관한 국민투표 실시법안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원주민 보이스는 가짜, 위선, 허튼 발상"이라며 "원주민들은 지금 현재도 식민지 투쟁을 벌이며 불법 헌법에 대항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다.

Lidia Thorpe walks with a group of people through parliament.
Independent Senator Lidia Thorpe and members of the Blak Sovereign Movement arrive for a press conference at Parliament House. Source: AAP / Lukas Coch
블랙 자주권 운동 측에는 리디아 소프 연방상원의원 외에 타즈매니아 원주민 센터의 마이클 맨셀 회장 등이 가담하고 있다.

마이클 맨셀 회장은 "원주민 보이스는 원주민들을 위해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주민)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블랙 자주권 운동 측은 특히 원주민 보이스가 자원 분배권, 토지 분양권, 노던 테러토리 자치권 개입에 대한 비토권, 강제 격리 보호권 등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연방야당 및 보수 정치권의 반응

연방야당인 자유당과 국민당은 내홍 속에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반대 당론을 고수하고 있다.

자유당 측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원주민 보이스는 헌법기구가 아닌 법률기구로 추진해야 하고, 원주민의 헌법적 지위 적시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Senator Pauline Hanson wearing a red outfit and sitting in parliament.
Pauline Hanson is an outspoken opponent of the Voice. Source: AAP / Mick Tsikas
대다수의 자유당 의원들도 이 같은 당론에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보수의 대표적 정치인인 원내이션 당의 폴린 핸슨 상원의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원주민 보이스와 흡사한 발상 자체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LISTEN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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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Explained: 호주연방의회 원주민 보이스 국민투표는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SBS Korean

08/08/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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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국민투표' 찬반공방의 ‘불편한 진실’

SBS Korean

29/08/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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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4 August 2023 9:00am
By Finn McHugh
Presented by Yang J. Joo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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