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 밥 먹으면서 물 마시는 습관… 소화에 도움 될까?

Drinking water

Drinking water Source: SBS

밥 먹는 중 물을 마시는 습관은 소화에 도움을 줄 수도,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물을, 얼마나 마시는 것이 건강에 이로운지 알아봅니다.


Key Points
  • 밥 먹으면서 물 마시면...음식물 부피 늘어나 소화기능 약한 사람에게는 부담
  • 식사를 마쳤다면 30분가량 지난 후 수분을 섭취하는 게 소화에 더 도움 돼
  • 맵고 짠 음식 먹거나 땀 많이 흘린 날은 더 보충하면서 1.4~2L 정도 마시면 적당
  • 운동하기 30분~1시간 전에 종이컵 2잔 정도의 분량(약 300cc)을 마시면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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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인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오늘은 식사 중 물을 마시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 볼 텐데요. 물은 생명 유지에 필수 존재로 알려져 있죠. 먼저 물의 중요성부터 간단히 짚어볼까요?

유화정 PD: 목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한 모금의 생수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합니다. 몸속에서 장기의 일부가 되는가 하면,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원활한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죠.

우리 몸이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려면 체내 60~70%의 수분 함량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데요. 하루 동안 약 2.4L의 물이 땀과 소변, 대변, 호흡 등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음식과 물 섭취로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두통,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은 우리 몸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엔진 오일 같은 존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이렇게 중요한 물, 그렇다면 식사 중에 마시는 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죠! 저도 밥 먹을 때 자주 물을 마시는데, 이게 정말 괜찮은지 늘 궁금했거든요. 물을 마시면서 밥을 먹는 습관, 소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유화정 PD:  사실, 적당량의 물을 식사 중에 마시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음식이 목에 걸리지 않도록 돕고,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에 너무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은 소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식사를 마쳤다면 30분 가량 지난 후 수분을 섭취하는 게 소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을 말합니다.

물을 과도하게 마실 경우, 위에서 음식물과 소화를 돕는 위산의 농도가 물에 의해 희석될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소화가 느려질 수 있다는 과학적 주장이 있습니다. 특히, 과도한 수분 섭취는 속을 더부룩하게 느끼게 할 수 있고, 가스가 차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The photo of large intestine is on the man's body against gray background, People With Stomach ache problem concept, Male anatomy
Some people will experience constipation more often, and for longer periods. Source: Getty / Getty Images
나혜인 PD: 평소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식사 중 물을 마시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겠네요?

유화정 PD: 식사 도중 물을 마시는 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특히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물을 마시면 음식물의 부피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위가 소화해야 할 양이 많아져 부담이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절제 수술을 받은 분들이나 위축성 위염 환자들은 위산 분비량이 적어서 음식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을 마시면 위산 농도가 낮아져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지고, 결국 영양소 흡수율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물을 식사와 따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위액의 양이 많이 줄어있는 노년층 중 소화 기관이 약하다면 식전·후 물 섭취로 인해 위액이 묽어져 소화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도 식사 1~2시간 전에 물을 마시는 게 증상 악화 예방에 좋습니다.

나혜인 PD: 특히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진 신부전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고 흔히들 알고 있는데요.

유화정 PD: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량, 체액량이 늘고 지방조직에도 물이 고여 쉽게 붓습니다. 신장 기능이 약하면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물 섭취를 조절하는 게 필수인데요. 혈액 투석을 받을 정도로 상태가 심하다면 200mL 물 기준 3~5컵 정도가 적당하다고 의사들은 말합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진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역시 물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데요. 물을 과도하게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 수치가 떨어져 저나트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심장의 수축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 환자의 경우에도 많은 양의 물을 마실 경우 혈액량과 혈압을 높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소화 기능이 정상인 사람의 경우는 어떤가요?

유화정 PD: 소화 기능이 정상인 분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짜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물을 마시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어요. 물이 음식 속 염분이나 매운 성분을 희석시켜 위 점막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니까요. 물론 이 경우에도 천천히, 한두 모금씩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컥벌컥 마시게 되면 위의 부담이 늘어나고, 경우에 따라 소화가 방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을 마시기 전, 음식을 충분히 씹는 것도 중요한데요. 소화는 입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침 속의 소화 효소가 음식을 분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충분히 씹지 않고 물로 삼키려고만 하면 오히려 위의 소화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밥을 먹으면서 무심결에 물을 마시는 습관, 이렇게 의·과학적 근거로 짚어보니 듣고 보니 좀 신경이 쓰이는데요.

유화정 PD: 그렇다고 해서 식사 중 전혀 물을 마시지 말라는 권고는 아닙니다. 음식의 질감이나 맛에 따라 적당히 물을 곁들이는 건 괜찮습니다. 음식이 좀 뻑뻑하거나 또는 좀 짜거나 특히 매운 음식 먹을 때 물을 찾게 되는 건 본능적이니까요. 다만, 식사 중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은 피하고, 음식을 충분히 씹어 소화를 돕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나혜인 PD: 호주는 바야흐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의 문턱입니다. 시원한 물 한 잔이 더욱 간절해지는 계절인데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물을 건강한 방법으로 섭취해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면 물은 하루에 얼마큼 마셔야 좋은 걸까요? 얼마 만큼의 물을 마셔야 할까요?

유화정 PD: 일반적으로 하루 물 권장량은 2 리터 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은 많은 연구가 이 속설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2022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마다 체중, 연령, 에너지 소모량 등 신체 조건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권장량을 단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양한 연령대 남녀 실험자를 대상으로 ‘체내 물의 순환’, 즉 물의 섭취량과 손실량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는데요.

인체는 몸에 들어온 물에서 필요한 산소를 모두 흡수하면 남은 수소를 분해해 물의 순환을 일으키는데, 각 개인의 필요 산소량과 흡수 속도가 달라 물 순환율이 각각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운동선수나 임신부처럼 신체 활동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했습니다.

나혜인 PD: 일률적으로 2 리터가 아니라 개개인의 체중, 연령, 에너지 소모량에 따라 다르다는 거네요. 이 점도 많이들 궁금해하시는데요. 운동 중 물 섭취는 어떤 방법이 좋은가요?

유화정 PD: 운동하기 30분~1시간 전에 종이컵 2잔 정도의 분량(약 300cc)을 마시고, 운동 중에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운동 중이라면 15~20분마다 종이컵 1잔에서 1잔 반(150~200cc) 정도씩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운동 전후로 체중을 측정해 운동 직후 약 2% 이상 체중이 감소했다면, 탈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시기’입니다.
Tap water vs bottle water
Tap water vs bottle water Source: Getty / Getty Images
나혜인 PD: 그렇죠. 갈증은 몸이 탈수 상태에 왔음을 알리는 신호죠.

유화정 PD: 맞습니다. 몸에서 1%의 수분이 부족할 때 갈증을 느끼고, 5%가 부족할 때 우리 몸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챙겨 마시는 것이 중요하고요. 덥다고 갑자기 찬물을 마시면 자율신경계를 지나치게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부정맥 같은 심장질환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감기 등에 안 걸린 건강한 상태라면 체온보다 약간 낮은 30℃ 전후의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걸 추천합니다. 또 물을 한 번 마시고 다시 물을 마실 때까지 5분 이상의 시간 간격을 두고 천천히 조금씩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나혜인 PD: 냉장고에서 자동으로 쏟아지는 시원한 물에 익숙한 요즘, 건강을 위해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은데요.  물 대신 탄산수인 스파클링 워터를 즐기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어요. 이는 물 대용으로 좋을까요?

유화정 PD: 탄산수는 물이 주는 상쾌한 맛과 더불어 칼로리가 없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러나 건강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습니다. 미국 건강전문매체 헬스(Health)의 자료에 따르면 탄산수는 수분 보충, 체중 관리, 변비 완화, 또 흥미로운 점으로 음식물을 넘기는 ‘삼킴 능력’을 향상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가스가 차는 복부 팽만감이나 위식도 역류나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탄산수의 탄산은 산성으로 치아 건강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탄산음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치아 침식으로 충치 및 치아 민감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물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나 맹물이 심심하게 느껴지신다면 약간의 변화를 줄 수도 있는데요. 물에 레몬이나 오이, 민트 잎을 한 잎 띄어 드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나혜인 PD: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인, 오늘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 언제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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