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8살에 캐나다로 이민한 한인 2세 앤서니 심 감독의 정서적인 여정을 반영한 자전 스토리
- 캐나다 최우수 영화상을 비롯 전 세계 영화제에서 작품·각본·감독·여우주연 등 27관 달성
- ˈ라이스보이 슬립스ˈ 제목엔 잠들었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다시 일어난다는 의미 부여
- "해외 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니스트(Honest)하고 오텐틱(Authentic)하게 담고 싶었다"
1990년대 캐나다로 이민한 한인 모자 이야기로 해외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 있습니다. 최우수 캐나다 영화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무려 27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캐나다 이민 2세 앤서니 심 감독의 장편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가 제70회 시드니 영화제(SFF, Sydney Film Festival) 초청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앤서니 심 감독님 연결했습니다.
유화정 PD (이하 진행자): 감독님 안녕하세요?
앤서니 심 감독 (이하 앤서니 감독): 예 안녕하세요.
진행자: 목소리가 좀 다운돼 있으신데요?
앤서니 감독: 아 저요. 네 저희가 그저께 비행기 타고 한국에 와서 지금 아직 아침이어서 시차 적응이 아직..
진행자: 아 그러시군요. 분위기 좀 올려주세요. (웃음) 오는 6월 8일 개막하는 제70회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에 초청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호주는 첫 방문이 되시나요?
앤서니 감독: 네 호주에 이번에 처음 가는 거예요. 시드니도 되게 많이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고 호주도 많이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런 기회가 생겨서 기대되네요.
진행자: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감독님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영화를 통해 어떤 것을 알리고 싶으셨나요?
앤서니 감독: 영화로서 제가 뭐 특별히 알리고 싶은 것보다 처음에는 제가 이제 저는 연기자로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연기자 하면서 많은 오디션들을 보고 하다 보니까 한국인들에 대한 역할들이 많지 않다는 게 보였고, 또 그 이후로 영화 보는 사람으로서 어린 나이부터 영화를 많이 보면서 이렇게 저같이 생기고 제가 이제 잘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랑 스토리들이 별로 없다는 게 느껴져서요
저는 제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면 제가 보고 싶은, 아직 제가 못 봤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었어요. 그래서 이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이제 영화 만든다는 거는 기회들이 이렇게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진짜 운이 좋으면 한두 번 기회가 생길 수 있는데 그래서 어쩌면 이게 저의 마지막 영화일 수도 있으니까 내가 그냥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겠다
진짜 제가 딱 영화를 한 편밖에 더 못 만들면 무슨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해서 생각해보다 보니까 우리 이민자 생활을 담아서 제가 잘 아는 사람들과 감정들이랑 릴레이션 쉽들을 영화에 넣어서 이렇게 제가 봐도 제일 먼저 제 자신이 좋아하고 또 우리 같이 자라왔던 이민 동기분들 저희 캐나다에 있는 한인 커뮤니티가 봐도 좋게 볼 수 있는..(공감할 수 있는) 네 그런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해서 그렇게 시작한 거죠.
라이스보이 슬립스 촬영현장 황도현 배우('어린 동현' 역)
앤서니 감독: 아마 솔직히 미나리가 이제 다 나오고 만약에 지금이었으면 이 영화를 안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제가 너무 비슷한 점들이 어떻게 그냥 딱 뻔히 보면 그냥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니까 괜히 이제 비교받고 싶지 않아서 아마 안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이제 시나리오를 한참 쓰고 있었을 때 그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저도 이 영화를 계속 만들게 됐는데 후회는 당연히 후회가 있는 건 아니고요
그런데 그 비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어쨌든 좋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안 좋기도 한 게요 이제 어떤 분들은 그 미나리라는 영화가 이제 해외에서는 한인들이 한인 감독이 만든 영화이고 한인들에 대한 한인 이민자들에 대한 영화가 너무 잘 됐잖아요 그 영화가. 그래서 그렇게 또 잘 될 수 있는 영화가 나왔다 해서 그렇게 비교할 때는 이제 너무 큰 영광이죠.
진행자: 그런데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둘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집에 가자" 이 대사 한마디로 모든 것이 응축됐다고 보는데요.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전 세계 27관왕을 기록했습니다. 놀라운 건 감독님의 두 번째 영화이자 첫 장편 영화이고요. 영화를 만들면서 이런 성공의 파장은 조금은 예상하셨나요?
앤서니 감독: 당연히 아니죠. 저희는 영화 만드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어서요. 시작부터 개런티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깐요. 이 시나리오를 다 쓰고 나서 확실히 투자를 받을, 받는다는 것도 확실히 몰랐었고 이 영화가 만들어질지도 모르고 만드는 과정도 너무 어려웠고요. 저희가 이제 스케일에 비교해서는 돈이 좀 부족했고 그래서 이런저런 어려움들이 많아서 그냥 저희 목표는 영화가 어떻게 크게 성공하고 성공을 못하던 그런 걸 떠나서 이제 그냥 우리 저희 팀이 너무 좋았거든요
스태프들이랑 배우들이랑 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많이 같이 일을 하는 과정이어서 우리는 그냥 최선을 다해서 우리가 우리가 보기에 우리가 진짜 자랑스럽고 좋아할 영화를 만들자 그래서 다른 거는 너무 큰 기대 하지도 말고 욕심도 내지 말고 그냥 '어네스트 하게 오텐틱하게 열심히 만들자' 그런 그런 마음으로 만들다 보니까 영화가 다행히 반응이 좋아 가지고..
라이스보이 슬립스 촬영 현장 앤서니 심 감독 (왼쪽)
앤서니 감독: 네 제가 주로 이제 시나리오를 쓸 때는 그 작품에 맞는 느낌이랑 감정이랑 그런 비슷한 제 생각에 참 잘 맞는 어울린다는 음악을 같이 듣거든요. 시나리오를 쓰는 도중에 그래서 이번에 이걸 처음에 쓰기 시작했을 때 Riceboy Sleeps 앨범을 많이 들었었는데요. 그래서 제목을 그냥 템포러리 한 제목을 준 거죠. 그런데 쓰다 보니까 그런 Riceboy Sleeps 라는 의미가 점점 이 스토리에 담겨지고 또 저는 이 영화가 정체성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그게 라이스보이라는 거는 이제 욕으로 많이 쓰던 거를 쓰던 단어를 이 아이가 클수록 자기의, 한인에 대한 릴레이션쉽을 점점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자기의 트루쓰풀한(Truthful) 셀프(Self)가 이제 다시 이제 태어난다는 느낌으로, 이제 일어난다는 잠들었던 그 정체성이 다시 일어난다는 느낌으로 제목을 썼어요.
진행자: 그런데 이것도 인연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Riceboy Sleeps] 욘시·알렉스(Jonsi & Alex)의 음악이잖아요. 이 앨범 10주년 기념 공연이 지난 2019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졌습니다.
앤서니 감독: 아! 그렇죠!! 제가 그거 비디오로 저 그거 엄청 많이 봤어요.
진행자: 그러셨어요. 아마 같은 제목의 영화라 호주 현지인들도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제가 볼 때는.
앤서니 감독: 네 그게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였죠. 아 그걸 까먹었었다! 제가 이 시나리오를 쓰는 도중에 제 프로듀서 친구가 올해가 10주년 기념이라 라이브 콘서트를 했다고 비디오를 보여줬었어요. 와 그거 너무 멋있었는데. 그래서 그저께도 제가 했던 말이 만약에 이제 그 욘시가 라이스보이 슬립스 또 다시 라이브 공연을 하면 어느 도시든 어느 나라든 (직접 가시겠다?) 네 내가 직접 가야 된다고 했는데..(네 그런 인연이..)
라이스보이 슬립스 촬영 현장 청소년 동현 역의 황이든 배우
앤서니 감독: 네 16mm 필름으로 찍고 나서 이제 픽처를 보면 확실히 느낌이 있잖아요. 제가 원했던 거는 처음부터 원했던 건 이 영화를 사람들이 자기 어렸을 때의 사진 앨범을 보는(아 추억을 더듬는) 네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필름을 그렇게 그런 필름으로 찍어서 이제 테스트를 보니까 딱 그게 맞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고
저한테 제일 중요했고 집중했던 건 이제 카메라도 당연히 중요하지만요. 저는 이제 원래 연극 감독으로도 연극 제작을 많이 했었고요. 연기자였고 그래서 연기로서 스토리를 만든다는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게 제일 저한테 편하고 제일 자신감 있고 연기자들과 연기에 대해서 포커스를 많이 줬죠. 그렇게 해서 카메라가 그거를 이제 잘 서포트해주고 맞게 밸런스 맞게 하면 이제 제가 좋아하는 제가 상상했던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진행자: 캐나다 밴쿠버부터 한국의 강원도 양양으로 이어지는 이 특별 로케이션, 이에 따라 영화의 화면비도 달라지는데요. 영화의 메시지가 배가 되는 의도로 보입니다. 제작 전부터 이런 구성을 하셨을 것 같고요.
앤서니 감독: 시나리오에 썼었어요. 그거 아예 사람들이 이제 이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확실히 알도록 그래서 이제 준비할 때도 다 그거 알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진행자: 그렇군요. 시나리오 쓰시고 연출, 감독, 연기도 하셨어요 중간에 또 편집까지 하셨다고요. 1인 다역을 하셨어요. 욕심이 많으세요? 아니면 완벽함 성격 때문이신가요?
앤서니 감독: 아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저는 꼭 욕심보다 다른 이게 어떻게 됐냐면은 이제 저는 영화 영화 만드는 거 제대로 학교에서 배운 것도 아니었고요. 그냥 이런 거 다 제작하던, 글 쓰는 거든, 편집하는 거, 다 제가 즐거워서 하기 시작했던 거고 좋아해서 했었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첫 영화 만들 때도 돈이 많지 않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일을 못하고 스스로 해야 되는 게 많았거든요 (아 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 영화 만드는 과정 자체가 저는 감독으로서 여기서 시작이고 여기서 끝난다는 것보다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한다는 과정이 전 너무 즐거웠고요. 그래서 계속 그렇게 하게 됐죠. 근데 주로 이제 편집은 같이 하는 에디터가 있어요. 이제 시니어 에디터가. 그분이랑 같이 이번에 이 영화를 이제 시작을 했는데 시작하다 보니까 그분이 했던 말이 이 영화 편집은 카메라로 벌써 편집하는 게 일을 너무 많이 카메라가 했다 자기가 꼭 둘이서 꼭 해야 될 할 만큼 일이 없는 것 같고 또 그분은 이제 한국말을 못 하니까 이해를 못 하니까 자기가 혼자서 하긴 좀 힘들다 그래서
진행자: 차라리 앤서니 당신이 하시오 이렇게 된 건가요?
앤서니 감독: 그래서 그냥 내가 그냥 하면서 편집 자체는 내가 하면서 이제 그분이 많이 피드백을 많이 주셨죠.
각본·연출·감독·연기·편집 1인 다역을 소화한 앤서니 심 감독
앤서니 감독: 하하하 그럴지도 모르죠. 생각 없이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될 수도 있죠. 근데 대사 같은 거는 저는 이제 대사에 대해서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연극을 했었거든요.(네네) 제가 연극을 하면서 또 이제 연기 선생님도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연극 플레이들을 엄청 많이 읽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연극들을 할 때는 다 대사잖아요 그 플레이를 읽으면 그냥 95%는 그냥 대사로 나왔으니까 그 대사에 있는 너무 많은 대사를 읽어보고, 너무 많은 연극 작품들을 하다 보니까 이제 대사 듣는 거에 대해서 그게 거의 음악 듣는 것처럼 비슷하게 익숙해져 갖고요 (네에) 그런 경험 때문에 이제 대사 쓰는 거 즐거워하고 좋아하고..
진행자: 제가요 감독님 짧게 인터뷰하지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어려서 이민을 했는데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실 수 있을까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이 우리 한국어를 그대로 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그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이제 곧 70회 시드니 필름 페스벌 시드니 영화제를 통해 호주 프리미어로 라이스보이 슬립스를 선보이게 되는데요. 사람들은 보통 숨은 그림 찾기에 흥미를 갖습니다. 라이스 보이 슬립스의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을 콕 짚어주신다면요?
앤서니 감독: 놓치지 말아야 되는 장면... 아마 밴쿠버에서 한국으로 가는 그 트렌지션 그 시퀀스가 되게 저한테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한 1시간 한 20분쯤인가? 한 시간 15분인가 20분쯤일까? 그러니까 그때 꼭 화장실에 가시지 말고.. (웃음)
진행자: 여러분 청취자 여러분 기억해 두세요. 감독님이 꼽은 명장면입니다. (웃음)
앤서니 감독: 호주에 이제 한인들이 한인 커뮤니티가 꽤 많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제 북미에서도 영화 많이 보여주고 이제 한국에서도 극장에 다 나오고 많이 보여줬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봤는데, 호주에서도 호주에 있는 한인분들이 어떻게 영화를 볼지 되게 궁금하네요.
진행자: 네 그렇죠. 영화제 기간 중 총 세 차례 상영이 됩니다. 6월 8일, 10일, 18일 특히 6월 8일 스테이트 시어터 상영 후에는 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토크의 장도 마련이 되는데요. 바쁜 일정이 되실 것 같아요. 하지만 틈틈이 시드니의 아름다운 풍광도 눈에 담으시기 바라고요. 끝으로 방송을 통해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앤서니 감독: 저는 이 영화를 이 영화가 캐나다에서 만들고 캐나다에 있는 이야기지만 제가 처음부터 저한테 제일 중요했던 거는 이 영화는 외국에서 해외에서 사는 한인분들 한인들에 대한 스토리를 오텐틱(Authentic)하고 어니스트(Honest)하게 담고 싶은 게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시드니에 있는 한인분들이 잘 보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에서 사는 한인들에 대한 스토리를 오텐틱(Authentic)하고 어니스트(Honest)하게 담고 싶었어요Riceboy Sleeps 앤서니 심 감독
진행자: 네 감사합니다. 오늘 특별한 시간 함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앤서니 감독: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라이스보이스 슬립스의 앤서니 심 감독,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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