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마약 편의점 시대 도래?...음식배달보다 발빠른 마약 배달
- 가상화폐 통한 마약 거래
- 젊은층 마약 중독자 증가
- 마약을 조장하는 일부 인플루언서들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전수진: 이번주에는 한국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트렌드 아닌 트렌드가 되고 있는 마약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었죠. 마약의 생산이나 유통이 쉽지 않은 나라였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어요. 지난해 10월에는 경기도 김포 한 창고 내부에서 대마 재배용 온실이 적발돼 충격을 안겨줬는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죠. 20대 마약 중독 환자가 4년 새 54.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지난해 마약 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20대 환자는 1383명으로 2018년 893명보다 54.9% 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10대 환자는 370명에서 498명으로 34.6%, 30대 환자는 1030명에서 1066명으로 3.5% 각각 늘었는데요. 그런데 이 인원은 치료를 받은 인원이고요.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마약 사범이 1만 2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사상 최다입니다.
진행자: 20~30대 젊은 층은 물론이고 미성년자들도 마약을 한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인데요.
전수진: 문제는 마약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10대들이 마약 유통에도 가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통에까지 가담을 하고 있다니 참 큰일인데요. 한국이 이렇게 마약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전수진: 마약거래는 이제 7분이면 끝나는 ‘마약 편의점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한 기자가 마약을 구입하는 척 총 6곳의 유통업체에 연락을 취해봤는데요. 새벽 2시 다소 늦은 시간이었지만 무응답 한 곳을 제외하곤 가상화폐 입금계좌를 전달받기까지 평균 약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메신저만 있으면 클럽까지 갈 필요 없이 집에서 마약을 취향껏 고를 수 있는데요. 섬세한 딜러의 상담은 덤입니다. 동시간대 음식배달시간이 32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음식보다 마약 구하기가 더 빠른 ‘마약 편의점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일단 거래 자체가 쉽게 이뤄진다는 게 문제네요. 한때는 마약을 구하는 방법 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인터넷을 통해서 누구나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마약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건가요?
전수진: 그리고 인터넷에 마약 후기가 넘쳐나는 게 문제인데요. 팔로워가 수만명인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마약 상태 체험하기’라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190만명이 본 이 영상에는 회오리치듯 그림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장면 등이 담겨있는데요. 영상을 올린 남성은 “다른 친구에게도 공유해보라”고 했고, 당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이 영상에는 “마약 별거 아니네” 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또 구독자가 수만명인 한 유튜버는 ‘마약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는데요. 그는 한 연예인이 복용한 마약을 자신이 직접 해봤다며 “황홀감에 빠진다” “전류가 찌릿찌릿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영상에는 “와~해보고싶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진행자: 인터넷에는 ‘마약후기’, ‘마약 체험’ 과 같은 마약관련 게시물이 쏟아지고 자극적인 마약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졌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약 미화’ 현상이 대중문화에도 스며들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는 코카인을 가사로 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코카인 댄스’가 유행했습니다. 마약 퇴치 공익 광고에 출연했던 유명 연예인도 코카인 댄스를 췄고요,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는 등장인물 중 상습 마약 중독자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약 베개’ ‘마약 김밥’ 등의 용어도 유행했었죠.
진행자: 미국의 대중문화처럼 마약 미화 현상이 노골적이진 않지만 우리도 위험 수준에 근접했군요.
전수진: 마약 탐닉자를 트렌드에 앞서가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징후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방치하다가는 미국처럼 나라 전체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와 마약 미화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별개로 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마약 콘텐츠가 끊임없이 올라오면서 마약 판매 글도 동시에 급증했는데요. 트위터에서 마약관련 은어를 검색해 보면 마약을 판다는 글이 1분에 한번 꼴로 올라옵니다. 한 기자가 트위터에서 1시간 동안 대마초를 뜻하는 은어 ‘떨’을 검색 했는데 76건이 나왔는데요. 필로폰을 뜻하는 ‘아이스 작대기’도 61건이 검색됐습니다.
진행자: 처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마약 편의점이란 말이 확 와닿네요. 마약을 홍보하는 유명인들... 그리고 쉽게 살 수 있는 마약... 대한민국이 위험합니다.
전수진: 그리고 마약 판매 업자들은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사용하는데요. 한 마약 업자는 “몸이 망가지는 술이나 담배보다 마약이 낫다”고 했고, 또 다른 업자는 “단약을 한 뒤 하면 더 맛나다”하고 하면서 마약을 끊은 사람들을 겨냥한 마케팅까지 벌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마약은 인터넷으로 사서 어떻게 받게되나요?
전수진: 메신저를 통해 구매희망자가 모집되면, 실제 거래는 던지기 방식으로 이뤄지는데요. 우선 거래에 앞서 “드로퍼(dropper)라고 불리는 배달원이 마약을 곳곳에 뿌려놓습니다. 이후에는 유통업체가 입금(가상화폐)을 확인하는 대로 구매자에게 마약이 놓인 위치인 ‘좌표’를 알려주고, 이를 구매자가 직접 습득하는 방식입니다.
진행자: 마약을 구입하기 쉬워졌다고 나도 한번 경험 해 볼까? 라고 생각 하셨다간 인생을 망치게 됩니다. 마약에 중독되면 치료가 어렵습니다. 한번 중독되고 나면 끊을 수가 없어요. 평생 하고 싶은 욕망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났다고 해서 마약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주 위험해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문제점은 마약뿐만이 아닌데요. 마약을 하는 중독 환자는 늘었지만 치료해줄 정신건강학 의사 수는 34% 줄었습니다. 그리고 정부 지정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은 2018년에 비해 두 곳 줄었는데요. 마약을 치료하고 싶어도 치료받을 보호기관이 없어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보호소의 경우 한국에서는 ‘지역 혐오시설’로 몰리는 경우가 있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영난으로 인해 폐업 위기에 놓인 마약 중독자 재활시설도 있는데요. 지난 27일 인천참사랑병원과 경기도 다르크 등 마약 중독자 재활 치료 관련 12개 단체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마약 문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지고 있는데, 마약 중독자들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인천참사랑병원과 다르크 시설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다르크는 인근 학교에서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강제 폐쇄됐고, 수도권 마약 중독자들이 전문적으로 중독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인천참사랑병원도 누적된 경영난으로 폐업 위기에 처했는데요. 이로 인해 재활 치료를 받던 중독자들이 상당수 이탈했고, 재발 우려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들은 국가가 할 일을 민간 단체가 맡아 사명감으로 버텨왔지만, 현실은 시설 혐오와 폐업위기라며, 정부가 이 문제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약중독은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 지역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따라서 중독이 되기 전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요. 한국은 국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 취급 및 관리 감독,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 져 있는 상황입니다. 처벌을 떠나 초기에 마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치료가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소식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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