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윌로비 시티 카운슬 ‘Inner Edge Drifting’ 전시회…이현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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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Hyun-Hee Lee who is part of the exhibition at The Concourse Inner Edge Drifting Source: SBS

아시아 문화에 뿌리를 두고 호주 속에서 살아가는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경험을 통해 '제3의 문화 공간'을 탐구하는 'Inner Edge Drifting' 그룹전이 윌로비 시티 카운슬 주최로 채스우드 더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Key Points
  • 윌로비 카운슬, 2023 계묘년 음력설 축제 일환 'Inner Edge Drifting' 그룹 전 개최
  • 채스우드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Art Space on The Concourse)에서 2월 12일까지
  • 아시아에 뿌리를 둔 재호 아티스트 10명 참여…동·서양의 문화 전통과 가치 탐구
  • 'White Tears'의 이현희 작가…2월 11일 한국어 전시 투어와 작가와의 대화 진행
유화정 PD(이하 진행자): 윌로비 시티 카운슬이 주최하는 계묘년 설 축제의 일환으로 채스우드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Art Space on The Concoruse)에서 특별 그룹전이 열립니다. 이번 전시에 작품 'White Tears'로 참여하는 재호 아티스트 이현희 작가님 모셨습니다. 전시 관련 이야기 나눠봅니다. 이현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현희 작가 : 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행자: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이신데요. 청취자 여러분께 먼저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이현희 작가(이하 이현희): 네 안녕하세요. 저는 호주로 20년 전에 이민을 와서 내셔널 아트스쿨에서 우등 학사 과정과 UNSW Art & Design에서 마스터 연구 과정을 졸업하고 지금은 시드니에 있는 아트리얼 갤러리 소속 작가로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호주 한인 작가 이현희입니다.

진행자: 2023 음력설 축제의 일환으로 윌로비 시티 카운슬이 주최하는 그룹 전, 타이틀이 'Inner Edge Drifting'이에요. 이 전시 타이틀에서부터 뭔가 많은 특별한 의미가 전해지는데요. 어떤 전시인가요?

이현희: 이번 전시 'Inner Edge Drifting'은 아시아에 뿌리를 둔 호주 전역의 예술가들이 웨스턴 컬처 특히 호주에서의 다양한 영역과 경험을 그리고 그 가치와 전통을 탐구해 보는 의미의 전시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 작품들은 다양한 분야의 접근 방식으로 10명의 아티스트의 각각 페인팅 · 조각 · 사진 · 설치 · 비디오 · 종이 작품 · 퍼포먼스 · 테크놀로지에 기반을 둔 아트웍 등 한국인 저를 포함하여 중국, 베트남에서 태어나거나 이민을 온 그 밖에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중국인 또는 동서양의 부모님을 둔 아주 다양한 총 10명의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작가분들이 초대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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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and guests at the “Inner Edge Drifting” opening at Art Space on The Concourse. (왼쪽 첫 번째 이현희 작가) Credit: Willoughby City Council
진행자: 문화적 다양성의 하모니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 장이 될 것 같네요. 이번 전시가 지난달 1월 18일에 개막돼 오는 2월 12일까지 이어지죠. 전시와 함께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이 된다고요?

이현희: 네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2월 11일 토요일에 한국어 투어를 제가 직접 하는데요. 한국인 관람객 대상으로 한국어로 전시회의 맥락과 전시 작품에 대해 설명드리고 또한 참가하신 분들에게 전시에 관한 질문을 하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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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and guests at the “Inner Edge Drifting” opening at Art Space on The Concourse. (이현희 작가, 김지희 주 시드니 문화원장) Credit: Willoughby City Council
진행자: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이현희 작가님의 작품 'White Tears' 페인팅도 아니고 조각도 아니고요, 이런 형태의 작품을 설치 작품이라고 부르나요?

이현희: 네 'White Tears (하얀 눈물)'은 설치작품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감정과 같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표현하는 작가들의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얀 눈물'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품 배경 설명을 좀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현희: 현대사회는 문화와 종교 그리고 전통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데요. 이러한 호주와 한국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에서 그 가치와 정체성을 뒷받침하는데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저의 작업은 우리가 공유하는 또 다른 사회를 이해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가치와 전통을 강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얀 눈물'이 작품 제목이 저는 참 시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아는 유명한 김현승 시인의 "눈물"이라는 시도 있죠. 그 시의 첫 구절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하는 이 부분이 저는 얼핏 연상이 됩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어떤 특별한 동기가 있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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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Tears'의 이현희 작가 Source: Supplied
이현희: 제가 한국문화와 서양문화에서의 경험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매우 개인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는데요. 이 작품은 제가 아주 어렸을 적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설날아침에 절에 갔었을 때의 메모리로서 사람들이 새해 아침에 소망을 종이에 적어서 나뭇가지에 매단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시각적으로 아름다웠던 기억과 세월이 흐른 지금도 파워풀한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진행자: 작업 규모가 대단해요.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이렇게 내려와 깔리는데요. 한 3미터는 넘을 것 같습니다.

이현희: 네 총길이가 3m 50cm 정도 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네 작업 시간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요. 모든 작업을 직접 하셨어요?

이현희: 네 작품은 모두 글을 쓰는 작업부터 종이 접고 자르고 실로 꿰메는 것 모두 제가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명상적이고 카타르시스한 과정을 모두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네 글을 쓴다고 하셨는데요. 앞서 말씀하신 새해 아침에 소망을 종이에 적어서 나뭇가지에 매단 것에서 동기가 유발이 됐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새해 소망을 적은 건가요 종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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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희 작가의 'White Tears' 작업 과정
이현희: 제가 어렸을 적의 기억은 새해 소망을 종이에 적어서 나뭇가지에 매단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작품에는 제가 동서양의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부디스트 페이퍼 프레이 리추얼과 또 제가 서양에서 영향을 받은 캐톨릭시즘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종이에 적은 내용은 바이블 성서의 구절을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방금 전 작가 본인에게 "작업 과정은 명상이고 카타르시스"라고 하셨는데요. 관객들은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면 좋을까요?

이현희: 네 이번 전시의 주체인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는 이번 전시가 토끼의 해 축제의 일환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정기적으로 미술관을 방문하지 않는 대중들에게 동시대 미술을 경험하도록 새로운 관객들에게 노출시킴으로써 흥미롭고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했는데요. 마찬가지로 마음 편하게 오셔서 관람하시면서 다민족 문화와 전통·가치에 대해 좀 더 이해하려는 노력과 또한 관람객 나름대로의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진행자: 지난해 2022년 설 축하 전시로 시드니 도심 거리를 장식했던 한국 전통 오방색의 색동 배너, 바로 우리 이현희 작가의 작품이었는데요. 호주인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색감으로 또 한인 동포들에게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이 한글 문구로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올해에는 공모전이 있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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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City of Sydney 음력설 축제 '색동' 배너 이현희 작
이현희: 지난해는 2022년 초대작으로 설날에 입는 전통 색동저고리에서 콘셉트를 얻어 디자인했고요. 이어서 올해 2023년 시티 오브 시드니에서 주관해서 공모전에서 당선된 'Rabbit in the Moon'이라는 주제로 디자인한 배너인데요. 우리나라 분이라면 누구나 어렸을 때 듣고 자랐을 '달나라 토끼 방아 찧는 토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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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City of Sydney 음력설 축제 배너 공모 수상작 'Rabbit in the Moon' (이현희 작)
진행자: 네 방아 찧는 옥토끼 다정한 옥토끼 두 마리... 또 계묘년 음력설 행사와 연계해 칼리그라피(Calligraphy) 워크숍도 진행하신다고요?

이현희: 뉴사우스웰스 아트 갤러리에서 2월 4일(토요일) 일에 10:30 am & 12:30 pm에 워크숍도 있습니다. 뉴사우스웰스 아트 갤러리에서 주관하는 Lunar New Year 2023 이벤트로서 제 작품의 주요 소재인 칼리그라피 (한글)와 스티칭(자수)을 가이드해 주고 한지에 붓글씨로 사랑과 소망을 전하는 'Love Letters'라는 제목의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참고로 워크숍은 이미 Booked Out 됐지만 장소를 미어스 홀(Meers Hall, lower level 2, North building)이라고 하는 넓은 공간으로 옮기고 이번에 새로 개관한 뉴모던에서 진행하므로 참가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오셔서 보실 수는 있습니다.

진행자: 아 워크숍이 벌써부터 대박이 났군요. (웃음) 이현희 작가님은 한국에서 미술대학을 마치시고 호주로 이민해 다시 대학 과정부터 시작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호주와 한국의 작가의 삶을 나란히 놓고 볼 때 어떤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이현희: 네 한국에서는 디자인과를 전공하면서 계속 순수미술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호주에 이민을 오고 나서도 그 꿈을 버리지 못하고 내셔널 아트스쿨에서 Fine Art를 시작해서 마스터 연구 과정까지 UNSW Art & Design에서 졸업하였습니다. 작가로서의 삶을 놓고 볼 때는 아마 호주에서의 작가로서의 삶이 한국보다는 안정적이지 않을까… 왜냐하면 아티스트에 대한 서로 간의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진행자: 호주에서의 작품 활동의 가장 큰 매력점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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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희: 호주에서의 작품활동의 큰 매력점은 제가 원하면 거의 모든 시간을 작업실에서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연과 함께 생각하고 나누고 작업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진행자: 작품 활동에 몰두하면 하루에 몇 시간 정도가 되나요?

이현희: 하루에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음 잠잘 때까지 그렇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몰두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말이네요. 호주에서 활동하신 지 20년이 되면서 다양한 전시 참여와 함께 각종 수상 경력이 상당히 화려하신데요. 다 들을 순 없고요.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 수상 한 가지만 꼽아주신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이현희: 아 제가 내셔널 아트스쿨에서 졸업 전시하는 날 전체 학생 중에서 딱 한 명에게만 주는 큰 상 Honours Scholarship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고요. 또 하나는 'Blake Art Prize'라는 호주에서 큰 명성이 있는 대회에서 신인 대상을 바로 받으면서 호주 전역 뉴스 메인 채널에 대대적으로 방송되면서 제 인터뷰와 작품도 함께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하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 더 강한 믿음이 생기게 된 아주 의미 있는 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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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Tears' 이현희 작가
진행자: 예술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뭘까요, 평소 어디에서 힘을 얻으세요?

이현희: 작품을 통해 삶에 대해서 배우게되고 겸허해지고 나아가서는 내 자신 스스로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제 작품은 제 인생이고 그래서 작품을 하면서 힘을 얻습니다.

진행자: 네 "스스로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다." 바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끝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점, 아울러 동포사회에 어떤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싶으시면 끝으로 주시죠.

이현희: 다문화 사회인 호주 시드니에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한국작가가 한 작품을 보고 서로 다른 문화의 전통가치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함께 공유하기를 바라며 아울러 동포님들께는 시간이 되신다면 전시에 오셔서 보시고 동시대 미술을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진행자: 우리 이현희 작가님의 바람대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되리가 기대합니다. 오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현희: 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행자: 지금까지 'White Tears'의 이현희 작가,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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