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온 20대 여성 4명이 고속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호주 한인 사회와 워킹 홀리데이 학생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워홀러 학생들에게 매우 익숙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워킹 홀리데이로 4년째 호주에 머물고 있는 홍석 씨는 호주에 있는 워홀러들은 한 다리를 건너면 서로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욱 크다고 설명합니다.
“사고가 난 스탠소프는 저도 살던 동네여서 너무 잘 알고 있고요. 아직도 지인들이 그곳에 살고 있고 심지어 사고를 당하신 분들도 한 다리 건너서 다 아는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깜짝 놀라고”
또 다른 워홀러인 김상혁 씨 역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밖에 없어요. 많은 꿈을 안고 오셨을 텐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고가 나셔서 안타까운 마음밖에 없고요. 그리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교통 방향이 한국이랑 다르잖아요.”법무법인 '리틀즈'의 대표이사인 김경태 변호사는 추후 증거 자료나 증인 발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로는 운전자의 과실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왼쪽부터 워킹 홀리데이 학생 홍석, 김상혁 Source: SBS Korean
“차량을 타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운전을 하셨던 분이 한국에서 호주에 오신 지 얼마 안 되신, 운전 경력이 아무래도 미숙할 수밖에 없었던 분이고요. 다가오던 대형 트럭과 피할 겨를도 없이 그냥 부딪혀 버렸고, 아시겠지만 차량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제동거리도 오래 걸리거든요. 약 150m 정도 차량이 밀려가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3명이 즉사를 하고 나머지 한 분은 구조대가 도착해서 심폐소생술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봤지만 결국은 사망한 그런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이 사고가 발생한 후 퀸즐랜드주 한인 사회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고 4만 달러 이상이 모였습니다.퀸즐랜드주 한인회 김형남 회장은 모금 운동에 450여 명이 한마음으로 동참했다고 말합니다. 한인회는 변호사를 선임해 한 가족에게 1만 달러 씩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한국인 교통사고 사망자 추모식 Source: 퀸즐랜드주 한인회 김형남 회장
가족들에게 이런 모금 운동을 했는데 ‘어떻게 이런 걸로 가족의 슬픔을 대체할 수 있겠냐? 정말 안타깝지만 교민들과 호주 사람들이 많이 참여해서 이렇게라도 조의를 표하고 싶다’라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다고 말씀하셨고요. 유족 중 한 분은 ‘어려운 사람들한테 이 같은 도움을 받으면 본인도 어려운 사람한테 도움을 주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사고가 난 스텐소프 지역은 브리즈번에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후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메모리얼 파크에 사망한 워홀러들을 위한 추모식을 개최했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는 친구도 50 명에서 60명 정도 왔어요. 농장주가 여자분인데요. 그분이 지역 커뮤니티 페이스북에 가족도 없는데 여기서 사망한 친구들을 위로하고 싶다, 여기서 추모식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고 목사님이 인도를 해 주셨고요…”이런 가운데 퀸즐랜드주 경찰청 본청 다문화부실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경찰관 김에슬 씨는 호주에 오는 워킹 홀리데이 학생들이 호주의 교통 법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왼쪽부터 퀸즐랜드주 한인회 김형남 회장, 상담사 민 스튜어트 (심리학 박사 과정) Source: SBS Korean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호주는 운전이나 도보가 다 좌측통행이 기본이거든요. 차 내부를 보시면 운전석 자체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는 것도 (한국과) 굉장히 다른 부분입니다. 제가 항상 조언을 드리는 부분은 운전하시는 분이 운전 시 항상 조수석보다 중앙선 쪽에 가까이 계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 운전이 미숙할 경우에는 특히나 초행길 운전 시에는 굉장히 조심하셔야 됩니다.”
김에슬 경찰관은 호주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할 경우 벌금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숙지도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13킬로 미만 과속 시에는 183 달러, 그 이상으로 과속하시게 되면 275달러 벌금을 내시게 되고요. 적색이나 황색 신호 위반을 하시면 413달러로 굉장히 벌금이 높은 편이고요. 특히나 운전 시 휴대전화 사용을 많이 하시는데 그렇게 되면 1,033달러 벌금이 매겨집니다. 거기에 또 벌점도 부과되는 시스템이고요. 벌점이 늘어나게 되면 국제면허 운전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비해 호주에서의 음주 운전 단속이 더욱 엄격하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벌금이 매겨지는 혈중 농도는 0.08%로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호주는 이와 다르게 0.05%부터 적발 대상이 돼요. 이런 경우에는 그냥 벌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법원에 출두해서 벌금형을 받거나 아니면 운전면허를 잃어버리거나 그런 형벌이 내려지거든요”
김에슬 경찰관은 이어서 중고차 매매를 하는 워킹 홀리데이 학생들은 반드시 명의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달라고 당부합니다.
“워홀러 분들 중고차 매매 많이 하시는데요. 하실 때 자동차 명의를 자신의 이름으로 반드시 이전을 하셔야 하고요. 또한 자동차 등록 관리와 관련된 법률을 반드시 숙지하셔서 벌금을 내거나 아니면 법원에 출두하는 걸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국제면허를 사용해서 운전을 하시게 되면 원본을 항상 가지고 계셔야지 불이익 받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생각을 해 주시고요”한편 퀸즐랜드 경찰 서비스에서 경찰 연락 사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선희 씨는 운전 시 스톱 사인을 만나면 반드시 차를 세울 것을 당부합니다.
왼쪽부터 퀸즐랜드주 경찰청 김에슬 경찰관, 법무법인 '리틀즈' 대표이사 김경태 변호사, 전선희 경찰 연락 사무관 Source: SBS Korean
“한국 분들이 자주 여쭤보거나 가장 많이 벌금을 받는 게 멈춤 사인을 무시하는 건데요. 여기서는 멈춤 사인을 만나면 무조건 3초간 차를 세워야 해요. 아무도 없어도 좌측, 우측, 안면을 보고 머릿속으로 하나 둘 셋을 무조건 세셔야 합니다. 경찰이 어디서 나타날지도 모르고요. 이것은 개인 안전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네요.”
전선희 경찰 연락 사무관은 이어서 운전 중 홍수 지역을 만나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얼마 전에도 홍수가 났는데요. 앞에 사람들이 지나가니까 나도 괜찮을 거야 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특히나 지역이 익숙지 않잖아요. 워홀러 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은요. 이런 말이 있거든요. ‘if it is flooded, forget it’이라는 말인데요. 일단 홍수가 난 지역은 물이 깊은지 낮은지를 모르기 때문에 앞사람이 간다고 해서 절대로 따라가서는 안됩니다. 꼭 돌아서 1시간이 걸려도, 5분 거리를 1시간이 걸려서 간다고 하더라도 안전이 가장 우선이니까요. 이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선희 경찰 연락 사무관은 호주에서 차를 타면 뒷자리에 앉더라도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말합니다.
“같이 동승하시는 분, 앞에 운전사 옆에 타시거나, 뒤에 타시는 분들 모두 호주는 안전벨트 착용이 100% 의무이거든요. 뒷좌석에 타시거나 옆좌석에 타셔도 무조건 안전벨트를 매주시는 것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익숙지 않은 호주 운전 중 교통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경태 변호사는 교통사고 발생 시에는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증인과 상대방 연락처 교환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합니다.
“차량이 운행 가능할 경우에는 안전한 곳으로 먼저 차를 옮기는 게 중요하고요.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2차, 3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 부분은 꼭 먼저 지키셔야 하고요.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서 현장을 보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대방과 증인의 연락처 교환, 이런 부분은 추후 과실에 관해서 문제를 따져야 될 경우가 있는데요, 또한 사고의 경도에 따라서 형사적인 처벌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부분은 당연히 조치를 취해야 될 부분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많은 워홀러 뿐만이 아니라 교민분들도 잘 모르시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병원비나 구급차 비용은 다 커버가 되거든요.”
김에슬 경찰관은 부상자가 없는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온라인으로 사고 등록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긴급히 경찰을 불러야 할 때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부상자가 있거나, 사고 지점이 고속도로와 같이 위험한 곳이거나, 상대 운전자가 음주운전 혹은 마약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것이 의심되거나, 상대 운전자가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라면 응급전화인 000을 통해서 신고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경찰, 앰뷸런스 등의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시면 되고요”
김에슬 경찰관은 이처럼 긴급 상황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영어로 긴급 상황을 설명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평소 긴급 상황 시에 어떻게 영어로 말을 할지 미리 연습을 해두는 게 좋고요. 내용을 미리 익혀두시는 것도 중요해요. 만약에 긴급 신고가 어려운 경우라면 최대한 현장을 빨리 벗어나서 추가적인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게 최우선이 되어야 하고요”
긴급 상황이 아니라면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서도 사고를 접수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사건이고 경찰이 긴급하게 출동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가까운 경찰서에 증거품, 사진과 같은 것들을 지참하셔서 진술서를 작성하시는 게 가장 빠른 신고 방법입니다. 경찰서에 가지 못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비응급 전화가 따로 있는데요. 폴리스 링크라고 저희가 부르는데 1 3 1 4 4 4번입니다. 이곳으로 전화를 걸어 신고 접수를 하거나 아니면 온라인을 통해서 신고하고 경찰 쪽 연락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긴급 상황에 영어로 설명이 어려운 경우에는 무료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폴리스 링크를 포함해서 국가기관에 통화를 할 때 영어로 설명이 어려운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추가 팁을 알려드리면요.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는데요. 1 3 1 4 50으로 전화를 하셔서 무료로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편 전선희 경찰 연락 사무관은 만약에 발생할지 모를 사건 사고를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에 긴급 상황 폴더를 만들어둘 것을 당부합니다.
“핸드폰에 ICE(In Case of Emergency) 폴더를 만들어 놓기를 권해 드립니다. 응급전화인 000이나 폴리스 링크 등 앱이 다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이 폴더 안에 저장해 놓으세요. 만약 000에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 현재 위치도 알려야 하는데요. 이 앱을 사용하면 자기 위치가 나오거든요. 이렇게 하나의 폴더에 저장해 두면 아주 유용합니다. 한국과 응급 전화번호도 다르고요 위급한 상황에서는 번호가 생각이 안 날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폴더 안에 (응급 시 연락할 사람 정보 등) 모든 것들을 모아두시면 위급 상황에 아주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 심리학 박사 과정을 하며 현재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민 스튜어트 씨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긴장하지 말고, 영어로 설명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코리안 스피커를 요청하라고 조언합니다.
“기억도 안 나고 경찰이 왔는데 어떻게 얘기할지도 모르겠고 할 경우에는 코리안 스피커, 코리안 스피커를 계속 되풀이해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사건 현장에서 여러분이 처음 접하게 되는 분들은 여러분을 도와주기 위해 온 분들이니까 그분들을 붙잡고 코리안 스피커라고 말하면 번역사든 통역사든 연결을 해 줄거예요. 그러면 도와줄 사람을 찾아줄 것이고 거기에서 또 대화가 이어질 수 있고 하니까 이런 식으로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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