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출에 성공한 전 호주군 통역관이 카불 공항에서 탈레반의 총격을 피해야 했던 절박한 순간을 설명하며, 일부 가족을 남겨두고 온 상황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족의 신변 안전을 위해 SBS 뉴스에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남성은 수요일 아침 호주 첫 구조 비행기로 카불 공항을 빠져나온 26명 중 1명이다. 다행히 이 남성의 아내와 갓 태어난 아기도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호주로 향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라면서도, 남겨두고 온 부모님과 형제자매 등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알 민하드 호주 공군기지에서 SBS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떠날 때 가족들이 울었다. 하지만 더 이상 나는 그곳에 머물며 생존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2018년 호주군과 함께 복무한 전 통역관 출신의 이 남성은 탈레반이 가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외국군과 함께 일한 아프간인들을 반역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탈레반 폭력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화가 난다”라며 “하지만 이제 내가 떠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할 말이 없다. 가슴속에 큰 아픔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카불 공항 인근에서 탈레반의 끊임없는 총격이 있었기 때문에 공항까지 가는 자체가 큰 위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탈레반이 사람들을 몰아붙였기 때문에 내 손에서도 피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라며 “사람들이 몰려들어 너무 위험하다. 심지어 어린이들이 사람들 발밑으로 떨어지는 것도 봤다”라고 덧붙였다.

گروهی از مترجمان سابق لفغان در برابر فرودگاه کابل Source: Supplied
“나를 지켜봐”
다른 72명과 함께 영국 항공편으로 카불을 탈출한 사람들 가운데도 호주군과 일했던 전직 통역관 4명이 포함됐다.
SBS 뉴스가 입수한 통역관 4명의 음성 메시지를 살펴보면 공항에서 활주로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탈출 상황에서 느껴지는 급박한 상황을 알 수 있다.
한 음성 메시지에는 전 통역관 한 명이 동료들에게 대피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빨리 이동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는 음성 메시지에서 “외무부와 이민부 직원, 호주 군인 4명과 함께 있어. 그들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어. 그들이 우릴 들여보냈고 우리는 지금 안전한 장소에 있어. 그들이 내게 동료들을 알아볼 수 있게 나가보라고 했어”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뒤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상황에서 동료들에게 "위치를 알리기 위해 야광봉을 흔들 테니 나를 찾으라"라며 "빛을 비출 테니, 공중에 올릴 테니, 나를 지켜봐”라고 외쳤다.
또 다른 전직 통역관은 아직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당신들을 두고 떠나지는 않을 테니 염려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The glow stick shone by an interpreter to his mates waiting in line at Kabul airport Source: Supplied
그는 “문제없어. 우리 모두가 이곳에 올 수 있을 때까지는 군인들에게 얘기할 거야. 우리 중 일부가 아직 뒤에 남겨졌다고”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통역관 한 명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기다려달라고 부탁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 남성은 “친구, 지금 가고 있는데 안에 있어? 아직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 내게 알려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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