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프랑스 대사는 "호주정부의 역모이며 전례 없는 신뢰의 파기이다"면서 호주정부를 직격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5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그리고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새로운 안보 협력체 출범을 발표하면서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프로젝트를 미국이 추진하게 되자 극렬히 반발하면서 호주와 미국 주재 대사를 전격 소환했다.
즉, 이번 미-영-호 3국의 새로운 안보 협력체 출범으로 프랑스로서는 호주에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공급키로 한 약 9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허공으로 날아간 상태가 됐기 때문.장-피에르 티보우 주호 프랑스 대사는 "호주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Boris Johnson, Scott Morrison and Joe Biden announcing the AUKUS alliance. Source: AAP
그는 "양국간의 핵심 잠수함 추진 사업이 일방적으로 파기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그야말로 충격이었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티보우 대사는 SBS 프랑스어 프로그램과의 대담에서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미국 영국 호주 3국이 이번 안협 협력체 출범을 지난 18개월 동안 논의했다는 사실도 이제야 알게 됐다"면서 "18개월에 걸친 역모"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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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보우 대사는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며, 전례 없는 신뢰의 파기이자 붕괴의 상황이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티보우 대사는 "호주와 프랑스 양국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는 호주정부의 해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정부의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 장관도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우리는 호주와 신뢰 관계를 구축했으나 이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greets Australian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upon his arrival at the Elysee Palace in Paris in June. Source: EPA
미국을 향해서도 관계가 불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할 만한 일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프랑스가 핵심 동맹국이자 우방인 미국과 호주에서 대사를 소환한 것은 전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주미 프랑스 대사관은 미국과 영국, 호주 삼각 동맹 결성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체사피크만 전투(Battle of the Capes)' 240주년을 기념해 17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갈라 행사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