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뜨루 드 프랑스 경기 도중 아내에게 키스한 사이클선수 벌금 부과해…네티즌들 분노
- 키스는 언제부터…기원전 2500년 무렵 초기 메소포타미아 사회에서 키스가 보편화
- 입으로 전달되는 전염병 퍼져…1세기 로마에서는 구순 포진이 만연해 키스 금지시켜
- 인간이 키스를 하게 된 이유…모유 수유로 아기 때부터 입술 접촉 선호 및 긍정적 강화
2024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 경기 도중 아내에게 키스한 프랑스 사이클선수 줄리앙 베르나르에게 국제 사이클링 연맹(UCI)이 벌금을 부과해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스포츠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당사자인 줄리앙 베르나르는 "스포츠 이미를 훼손한 것에 사과한다. 하지만 매일 벌금을 물더라도 이 순간을 다시 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람은 언제부터 키스를 하게 됐을까요? 인간이 키스를 하는 이유, 우리가 몰랐던 키스의 과학에 대해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와 함께 합니다.
나혜인 PD (이하 진행자): 뚜르 드 프랑스에서 아내에게 키스하기 위해 레이스 도중 멈춘 선수가 벌금을 받는 일이 발생했고 이에 네티즌들이 분노했다는 외신이 전해졌는데, 이 내용에서 앞서 뚜르 드 프랑스는 어떤 경기인지부터 먼저 알아보죠.
유화정 PD: 드 프랑스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스포츠 행사로, 자전거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전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입니다.
1903년 첫 대회가 시작되어 올해로 111번째를 맞았습니다. 매년 7월 3주간 열리는뚜르 드 프랑스는 매년 500개의 언론과 2,000명이 넘는 기자가 취재에 나섭니다.
진행자: 호주에서는 매년 저희 호주 공영 SBS 에서 독점 라이브 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죠.
유화정 PD: 지난 2020년 대회에서는 뚜르 드 프랑스의 3구간 경주에서 호주의 간판 사이클리스트 칼렙 이완이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투르 드 프랑스 레이스 도중 프랑스 사이클 선수가 아내에게 키스하기 위해 멈췄다가 벌금을 받았는데, 이유가 경기 중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이로 인해 스포츠 이미지 훼손됐기 때문이었다고요?
유화정 PD: 국제 사이클링 연맹(UCI)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줄리앙 베르나르가 '2024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타임 트라이얼 도중 아내와 키스하기 위해 잠시 멈춘 것에 대해 "경기 중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이로 인해 스포츠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평가,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타임 트라이얼은 일반적인 경주와는 달리 사이클리스트들이 개인적으로 시간을 측정하며 경주하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베르나르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불과 30분 떨어진 지역을 통과하던 지점에서 자신을 응원하던 지지자들 속에서 아내와 아들을 만났고 버나드는 잠시 멈춰 아이를 안고 있는 아내에게 키스한 뒤 다시 출발했습니다.
진행자: 네티즌들의 원성이 자자한 이유를 알겠네요.
유화정 PD: 뚜르 드 프랑스 같은 큰 경주에서는 선수들이 경주 중 여유로운 순간에 도로 옆에 있는 친구와 가족에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 멈추는 것이 비교적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줄리앙 베르나르 선수는 지역 언론을 통해 "이 코스가 작년 10월에 발표된 이후로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이런 순간은 평생에 한 번 뿐이며 벌금을 부과하든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SNS에 스포츠 이미지에 손상을 입혀 죄송하다는 글과 함께 찡그린 이모티콘을 올렸는데요. 그러나 줄리앙 베르나르 선수 "이 순간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 매일 200 스위스 프랑을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부과받은 벌금은 미화 223달러(약 30만 원)입니다.
진행자: 평생에 한 번뿐인 이 순간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서라면 매일 벌금을 기꺼이 지불하겠노라는 베르나르 선수의 말에 십분 공감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언제부터 키스를 했을까요. 최근 과학자들이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내놓았다면서요?
유화정 PD: 지금까지는 기원전 1500년 인도에서 성적인 키스를 했다는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었습니다. 더불어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이 키스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있어왔는데요.
최근 과학자들이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대부터 연인 간의 키스가 보편화됐다는 증거를 찾았습니다. 그러니까 키스 역사가 지금까지의 기록보다 1000년은 더 올라간다는 겁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공동 연구진은 2023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기원전 2500년 무렵 문헌에 나오듯 초기 메소포타미아 사회에서 키스가 보편화됐으며, 이로 인해 구순 포진과 같이 입으로 전달되는 전염병이 널리 퍼졌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고대 사회에 키스가 보편화됐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놀랍고 또 이로 인해 전염병 전파에 일조했다는 과학적 발견이 획기적이네요.
유화정 PD: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로 2022년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에스토니아 과학자들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유럽에 퍼진 단순 포진 바이러스의 기원이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기원전 3세기부터 17세기까지 다양한 인간 유골에서 바이러스를 추출해 DNA를 해독했는데 그전까지는 1925년 뉴욕에 살던 한 사람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가장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Kissing Credit: Shatterstock
진행자: 저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키스에 관해 유명한 명언을 남겼죠. "상대성이론이 도대체 뭔가요?" 라는 질문에 아인슈타인은 "사랑하는 여인과 키스를 하면 3분도 3초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난로 위에 손을 얹어놓으면 3초도 3분처럼 길다"라고 답변했다는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인간은 키스를 통해 날마다 시간의 상대성 이론을 경험하는 과학적인 존재가 아닐까요?
아인슈타인 못지않게 키스의 본질과 특성을 파헤치려고 인생을 건 과학자가 많습니다. 이른바 '키스학 (Philematology)'이라 불리는 과학 영역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인데요. 이들 키스학 과학자들에 따르면 키스를 하면 보통 행복감을 느끼는데, 이는 뇌에서 엔도르핀이 생성돼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특히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는데 옥시토신은 키스나 포옹을 할 때 분비돼 이성에 대한 애정도를 높입니다. 남성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극도로 분비됩니다.
키스할 때 일어나는 또 다른 몸의 변화로 사랑하는 이와의 열정적 키스는 한 번에 3.8kcal, 1분에 약 26kcal를 소모하게 만드는데요. 이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입술을 움직이는 얼굴 근육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키스는 두 개의 근육을, 격렬한 키스는 얼굴 근육 34개를 사용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Kissing - AAP Source: AAP
유화정 PD: 미국의 인류학자 잔코비악 박사는 "우리는 입술이 닿는 행위를 모유 수유와 연관한다. 반사작용은 누구에게나 타고난 것일 수 있다"면서 "고대 조상들의 어머니들은 음식을 씹어 아기들의 입에 직접 넣어줬을 수 있고 이것은 다른 유인원들은 침팬지들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고 말했습니다.
즉 모유 수유와 음식을 씹어 입에 넣어주는 행위 덕택에 엄마와 아이들이 입을 맞추며 유대감을 갖는다는 추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잔코비악 박사는 그러면서 입술을 맞댄 키스 그리고 여러 다른 방식의 키스에서 중요한 점은 그 순간 서로에 대해 가깝고 친밀하고 정보를 나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또 다른 견해로는 우리 몸에서 옷으로 가리지 않는 몇 안 되는 부위 중 하나가 얼굴로 그중에서도 입술은 돌출 돼 있어 감각적인 접촉이 용이하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진행자: 입술을 맞대는 키스는 거의 유일하게 인간적인 행위라고 알고 있어요. 만약 키스에 진화적 목적이 있다면, 더 많은 동물 키스 행위를 볼 수 없는 이유는 뭘까요?
유화정 PD: 전 세계 168가지 문화권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입술을 맞대는 키스를 하는 사람들은 절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부모 자녀 간의 키스나 인사 등을 제외하면 46%만이 로맨틱한 감정으로 입술을 맞댄 키스를 한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상대방의 얼굴에 가까워져야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이 나의 냄새를 잘 맡게 하기 위해서라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향기는 모든 종류의 유용한 정보를 드러낼 수 있는데, 이를테면 식습관 질병 유무 기분 및 유대감 등인데 많은 동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더 정교한 후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물들은 인간처럼 서로 가까워질 필요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친밀감을 표하는 '키스' 왜 키스 행위가 특별할까 오늘 컬처 IN을 통해 한 가지 과학적 사실을 접하게 됐는데요. 모유 수유부터 시작해 아기 때부터 입술 접촉을 선호한다는 것. 오늘은 우리가 몰랐던 키스의 과학적 증명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