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이너: ‘호주에서 집빌리기 가장 힘든 곳은 시드니 아닌 이곳’

A split image. On the left are two women seated on a couch. On the right is a man speaking.

Source: SBS

퍼스에 사는 직장인들은 소득의 31%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임대 스트레스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퍼스가 시드니를 능가했습니다.


Key Points
  • ‘전국 쉼터-SGS 경제 계획 임대 가능 지수’: 퍼스에 사는 직장인 소득의 31% 임대료로 지출
  • 사상 처음으로 퍼스가 시드니 능가… 시드니 30%, 애들레이드 30%
  • 서호주에 광업, 의료, 경찰, 교육, 방위 분야 종사자가 늘고, 이들의 임대 주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 임대료를 감당하기에 가장 벅찬 도시는 퍼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임차인들이 가장 가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전국 쉼터-SGS 경제 계획 임대 가능 지수’에 따르면 퍼스에 사는 직장인들은 소득의 31%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임대 스트레스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퍼스가 시드니를 능가한 것이죠.

9월에 발표된 호주 통계청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서호주의 소득 대비 임대료 지출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고, 이는 호주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였습니다.

이 같은 상승세는 AUKUS 협정에 따라 서호주에 광업, 의료, 경찰, 교육, 방위 분야 종사자가 늘었고, 이들의 임대 주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호주로 이주하면서 임대료가 상승한 것인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퍼스의 공실률은 호주 전체 주도 중 가장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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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레이너: "젊은 가정이 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SBS Korean

27/09/202410:44

꽤 힘든 상황

퍼스에서 일하는 이브 플로레스 씨는 두 가지 일을 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와 파트너인 미아 데이 씨는 다른 하우스메이트와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임대료를 함께 내고 있는데요, 수입의 상당액이 임대료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데이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젊은 커플이고 저는 장애인입니다"라며 "꽤 힘든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내는 임대료는 2주에 1,500달러로 플로레스와 데이 씨가 내는 돈은 1,000달러 정도입니다.
Two women speaking while seated on a couch.
Evee Flores and Mia Day spend most of their income each fortnight on rent. Source: SBS
데이 씨는 “저축해 둔 돈이 없다”며 “번 돈은 임대료 외에 식비, 청구서, 휘발유 비용 등으로 사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약 16개월 동안 같은 집에 살고 있는데요. 최근에 임대료가 주당 230달러 인상됐습니다.

데이 씨는 “침실을 사용하기도 어렵고 화장실에 불도 들어오지 않는다. 9개월 동안 요청한 후에야 화재 알람을 고쳤다”며 “이 집은 이만큼 돈을 지불할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학생인 후자이파 나와즈 군은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며 퍼스의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습니다.
A man speaking to a camera.
As an international student, Huzaifa Nawaz said his capacity to earn extra income is limited. Source: SBS
나와즈 군은 일주일에 약 600달러를 벌고 있고 이중 200달러를 렌트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집주인이 집세를 조금이라도 올린다면 나와즈 군은 상당한 재정적 압박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와즈 군은 “유학생은 주당 24시간 이상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옵션이 없다”며 “최대한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힘겨운 임대료 지불

‘전국 쉼터-SGS 경제 계획 임대 가능 지수’에 따르면 호주 내 거의 모든 주와 테러토리에서 임대 능력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나 복지 수혜자와 학생들의 상황이 심각합니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가 2014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특히 퍼스의 경우 호주에서 임대료를 내기 가장 힘든 곳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습니다.

지난해에 비해서 상황이 조금이라도 개선된 곳은 호바트, 캔버라, 태즈매니아 정도였습니다.
A list of the affordability ranking in Australian capital cities
A majority of Australian cities are regarded as unaffordable. Source: SBS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42%가 임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들은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호주 전역에서 임대료 지불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구직자 지원금인 잡시커 급여를 받는 독신자와 연금으로 생활하는 독식자로 나타났습니다.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비용을 감당할 한 도시는 호주 전역에서 빅토리아주, 남호주주, 태즈매니아주 정도였습니다. 이중 일부는 종종 대학 캠퍼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조사 결과 그래도 호주 대부분 지역에서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로 이들 부부의 합산 연 소득은 21만 9,000달러 정도였습니다.

내셔널 쉘터의 존 엥겔러 대변인은 “임대료 상승 폭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앞지르면서 전국의 세입자들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공공 주택이 감소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임대를 해야 하는 저소득층 세입자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엥겔러 대변인은 “연금 수급자 중 한 명은 자신의 소득 중 86%를 시드니에 있는 방 하나 짜리 아파트 임대료로 쓰고 있었다”며 “명백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더 많은 공공 주택과 저렴한 주택을 건설해야 하고 임대 시장을 제대로 규제해야 한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명을 사용한 재닌 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빅토리아주의 임대 상황이 2014년에 비해서 크게 나빠졌다고 말합니다.

올해 60세인 재닌 씨는 장애 연금을 받고 있고 생계유지를 위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현재 딸과 함께 멜번에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한 달에 약 2,500달러를 벌고 있고, 연간 소득으로 환산하면 약 3만 달러 정도입니다.

그녀가 버는 돈의 약 70%는 임대료로 사용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 달에 약 265달러 정도의 임대료 인상을 앞두고 있기에 그녀는 가족들이 노숙자 신세에 처할까 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집주인이 퇴거를 요청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익명을 요구한 재닌 씨는 자신이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직전 그녀는 집주인과 “상당히 저렴한” 금액으로 5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이런 이유로 집주인은 지난 몇 년간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곧 임대료가 인상될 예정이기에 재닌 씨는 앞으로의 상황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재닌 씨는 집주인이 집 4채를 소유하고 있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손해를 본 임대 수입의 일부를 회복하려고 한다며, 자신과 딸이 이 집에 머물려면 한 달에 265달러를 더 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재닌 씨는 임대료 인상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빅토리아주 소비자 담당 부서에 연락을 취했지만 힘의 불균형을 느끼며 다음 단계로 가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재닌 씨는 “집주인을 짜증 나게 하면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결국 다른 부동산을 구하기 힘들 수도 있다. 전에도 그런 적이 있다”며 “부동산 소유주들은 나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을 부동산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있다. 세입자를 제대로 사람 취급해 주는 괜찮은 집주인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A chart of how affordable it is to rank in Australia while on JobSeeker payments.
Low-income households are more at risk for rental stress. Source: SBS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란?”

일반적으로는 가구 소득의 30% 미만을 임대료에 사용하는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 수준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호주 전역에서 세입자들이 재정적 스트레스 없이 부동산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재닌 씨의 경우는 소득의 70%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 수준에 속합니다.

재닌 씨의 경우 임대 주택을 구하기 위해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임대 계약을 체결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25년 동안 공공 주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지만 언제쯤 공공 주택에 살 수 있게 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합니다.

재닌 씨는 “정부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를 전혀 모른다”며 “우리는 사람이고 살 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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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ainer_new unemployment prediction.mp3 image

익스플레이너: 새로운 실업 전망대로라면 가장 위험한 직장인은?

SBS Korean

23/08/2024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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