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대박! 글로벌 화 '한국어'…영어 어휘에 혁신 불러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added new Korean words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added new Korean words Source: KOREA NOW

'대박(Daebak)' '오빠(oppa)'등 한국어 표제어 26개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리면서 한류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한국어가 현대 영어 어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언어는 문화를 담는 그릇이요, 문화를 비추는 거울이다’고 말합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영향이 영어 사전에까지 진출했습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 (OED: Oxford English Dictionary) 최신판에 먹방· 치맥· 대박· 한류· 반찬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어 표제어가 대거 등재된 것인데요.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한국어 단어 26개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실려
  • 대박· 먹방· 치맥· 삼겹살에서 누나· 오빠까지
  • 한국식 영어 표현도…파이팅· 스킨십· 콩글리시
  • OED, 한국 문화 영향 '영어의 바다 위에서 잔물결'

주양중 PD(진행자): 옥스퍼드 영어사전(OED), 대부분 집에 씩은 가지고 있을 텐데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며 ‘세계 언어 사전의 제왕’으로 불리고 있는 옥스퍼드 사전 최신판에 한국어 낱말이 대거 올라 화제가 되고 있죠?

유화정 PD: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어사전으로, 언어학자뿐만 아니라 문학 연구가들에게도 필수의 사전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OED는 매년 전 세계에 있는 들을 연구해 새로운 등재 단어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류의 영향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이번 최신판에는 K콘텐츠, 한국 전통문화, 한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포함 다양한 분야의 한국어 표제어 26개가 추가 등재됐는데, 2013년까지만 해도 옥스퍼드 사전에 수록된 한국어 유래 단어는 김치·한글 등 10여 개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진행자: 그만큼 한국 문화 저변이 급속도로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영어문화권 중심에 진입한 결과이기도 한데요. 영국 현지 언론을 비롯 외신들도 한류 문화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며 관심을 보였다고요?

유화정 PD: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어 단어가 이번에 대거 포함된 것은 그만큼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을 통한 한국적인 영향력이 OED에까지 이르렀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아마도 당신은 ‘오징어 게임’과 같은 쇼를 보거나 ‘버터’ 또는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을 듣는 등 일상 속에서 한국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영향력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까지 이르렀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CNN은 ”한류가 옥스퍼드사전을 휩쓸었다. 한국어 단어의 영어권 채택과 쓰임은 어휘의 혁신이 더 이상 영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영어권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 평가했습니다.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Source: AAP
진행자: OED“한국이 만든 파도는 '영어의 바다 위에서 잔물결'일으키고 있다."라는 표현을 했는데, 영어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아가 한국어가 현대 영어 어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있죠?

유화정 PD: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이번에 한국 단어가 많이 포함된 것은 영어권 세계를 넘어서서 언어 사용의 변화를 인식했기 때문“이며 ”이 단어들을 다른 영어권 세계에 소개함으로써 한류가 계속해서 화제를 일으킬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5일 OED공식 블로그에 “대박(Daebak)! OED가 K-업데이트를 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 “요즘 한국의 대중문화가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모든 것에 ‘K-’라는 접두어가 붙는 것 같다. 한국 스타일은 이제 ‘쿨함’의 전형으로 여겨지고 있다”라고 한국어 단어를 업데이트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한국어 표제어 선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K-복합어’ 항목 신설인데요. 한류를 수식하는 ‘K-‘한국 또는 문화와 관련된 명사를 형성하는 복합어 ’K-, comb’실렸죠?

유화정 PD: 옥스퍼드 사전 출판부는 한류가 확산하면서 ‘K’로 축약된 ‘Korean’이 다른 명사와 결합해 한국이나 한국의 대중문화와 관련된 명사를 형성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또 ‘사랑의 불시착‘ ‘킹덤‘ 같은 K-드라마의 성공은 지금 너무나 널리 퍼져 있어서 한류 관련 표제어를 하나가 아니라 K-팝과 'K-드라마' 두 개의 이름으로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02년 싱가포르 신문에서 처음으로 ‘K-드라마’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K-드라마는 이제 ‘케이팝(K-POP)’과 같이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한류’를 뜻하는 ‘hallyu’와 ‘Korean wave’가 OED에 정식 등재 됐음도 알렸습니다.

Daebak! The OED gets a K-update
Daebak! The OED gets a K-update Source: OED blog
진행자: hallyu(한류)는 ‘한국의 음악·영화· TV· 패션· 음식 등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한국과 대중문화에 관한 국제적 관심 증가 현상이라고 표기했는데, 이번 등재 선정에 세계 '대중문화의 허브'불리고 영국 한국 문화의 부상도 영향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K-팝, K-드라마 영국에서 한국 콘텐츠의 성공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죠?

유화정 PD: 한류가 중국과 일본을 거쳐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를 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인데요. 주영 한국문화원에 '케이팝 아카데미'가 신설된 것도 이 무렵입니다.

K콘텐츠가 영국 대중문화 시장의 중요한 액터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영국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BTS의 경우,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차트 1위 앨범을 냈고, 2019년 팝의 성지로 불리는 웹블리 스타디움 공연에 6 만 관중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영국에서 비영어권 영화 중에서 현재 기준 최고 수익을 기록하고 있고,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넷플리스 tv부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류 콘텐츠 대유행으로 외국인에게도 익숙해진 ‘오빠(oppa)’와 ‘언니 (unni)’ ‘누나(noona)’등 한국어 호칭도 등재돼 눈길을 끄는데, OED는 이런 단어들을 어떻게 설명했나요?

유화정 PD: ‘oppa’ ‘unni’ ‘noona’는 성별과 나이 차에 따라 각각 다르게 상대방을 부르는 단어라는 설명과 함께 이 호칭들은 한국 밖에서 사용될 때 주목할 만한 변화를 겪어왔다면서 K-팝이나 K-드라마 팬들은 ‘unni’를 자신의 성별과 무관하게 그들이 좋아하는 한국 여성 배우나 가수를 부를 때 사용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에 동남아시아에서 ‘oppa’는 매력적인 한국 남성, 특히 유명한 배우나 가수를 부를 때 사용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주요 용례로 이민호, 박서준, 이종석, 지창욱 등 한류스타를 ‘최고의 오빠(ultimate oppas)’로 명명한 2021년 초 한 트위터 글을 인용했습니다.
Korean words added to Oxford English Dictionary
Korean words added to Oxford English Dictionary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지난해 영국에서는 코로나 극복에 김치가 효능 있다는 입소문에 영국의 가정 식탁에도 오를 만큼 김치 열풍이 불었고, 달고나 커피도 컴포트 푸드(Comfort Food)선풍을 일으켰는데, 이번에 새로 실린 한국 관련 단어 중에 유난히 음식과 관련한 단어가 많은 것이 특징으로 보이는데요.

유화정 PD: 한국 음식의 고유명사인 불고기(bulgogi) · 동치미(dongchimi) · 갈비(galbi) · 잡채(japchae) · 김밥(kimbap) · 삼겹살(samgyeopsal), 그리고 치맥( chimack) · 반찬(banchan) · 먹방(mukbang) 등 음식과 관련된 단어가 총 9개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반찬(banchan)의 경우 양식에서 곁들임 요리를 뜻하는 'Side dish'라는 단어가 있지만, 반찬과는 그 뜻이 미묘하게 다르죠. 무엇으로도 반찬의 뜻을 대체할 수 없어 그대로 영어화 됐습니다.

치맥에 대해선 맥주와 영어 단어에서 빌려온 튀긴 닭을 뜻하는 치킨의 합성어로 프라이드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2014년 K-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한국 밖에서 대중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먹방(mukbang)은 한 사람이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시청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영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치맥, 먹방 같은 경우 한국어 사전에는 없는 단어들이죠? 한국어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단어들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오른 것이 특이합니다. 이 밖에 한국식 영어 표현이 세계적인 영어 사전에 새롭게 오른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인데요.

유화정 PD: 이번 개정된 옥스퍼드 영어사전 최신판에는 스킨십(skinship) · 파이팅(fighting) · PC방(PC Bang) · 트로트’(trot) 등도 포함됐는데, 아예 한국식 영어 표현을 이르는 이른바 ‘콩글리시(Konglish)’를 표제어로 사전에 추가했습니다.

스킨십(skinship)은 ‘skin과 –kinship의 합성어’, 파이팅(fighting)은 ‘fight를 기원으로 하며, 응원과 지지를 표현하는 단어’ 등의 설명이 붙었습니다.
chimac chimaek – slang for “fried chicken and beer”
chimac chimaek – slang for “fried chicken and beer”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는 이번에 추가된 26개의 한국어 단어 포함 약 100개의 한국어 단어가 실려 있다고 알려졌는데, 김치는 1976이미 OED등재됐다고요?

유화정 PD: 일찌감치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수록된 한국어 단어들은 한글, 김치, 온돌, 태권도, 시조 등 대부분 한국 고유의 것들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앞서 옥스퍼드 영어 사전 공식 블로그에 “대박(Daebak)! OED가 K-업데이트를 했다(The OED gets a K- update)”라고 게시했듯이 이번 업데이트에서 한국어 관련 작업은 총 35건입니다. 26건의 신규 등재 표제어와 별도로 한글 · 김치 · 양반 · 태권도 등 기존 한국어 유래어 11개의 뜻을 수정했습니다.

진행자: 옥스퍼드 사전 수정 개정에는 수십 명의 사전 편찬가와 세계 여러 나라 전문 지식인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끝으로 새로운 단어 선정 규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유화정 PD: 1884년에 만들어진 옥스퍼드 사전은 60만 개가 넘는 단어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는 온라인으로 사전을 옮겨 1년에 네 차례 새 단어를 등록하고 있는데요.

신조어는 정치·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후보에 오르는데, 신조어가 되기까지 까다로운 과정들을 거칩니다. 먼저 해당 신조어가 '주목받는 단어'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야 하는데, 이를 위해 사전 편집자들은 수십 가지 경로로 단어를 모으고, 수년간 사용 빈도를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널리 쓰인다고 판단되면 등재 후보에 오르게 되고, 이후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등록 허가가 나면 단어들은 최고 편집자에게 전달됩니다. 결국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자주 쓰는 단어가 영어 사전에 실리는 영광을 안는 것이죠.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에는 한국학과 언어학을 가르치는 조지은 교수가 있습니다.

진행자: ‘대박’에서 ‘언니’까지, 옥스퍼드 영어 사전 최신판에 소개된 한국어 등재 목록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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