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음식 김치,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김치 문화 체험을 담은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KIMCHI IN THE EYES OF THE WORLD)’ 단행본을 발간했습니다. 세계 속 한국 김치의 해외 반응 컬처 IN에서 살펴봅니다.
Highlights
- 해외문화홍보원,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 단행본 발간…한국어와 영어 병기
- 해외 소비자들의 한식에 대한 만족도는 81.3%, 김치는 가장 자주 먹는 음식 1위
- “김치는 조선음식"…일제 강점기 문화 영상에서 일본 총독부 언급, 최초 공개 돼
- 시드니한국문화원, ‘굿푸드앤와인쇼2021’김치 마스터클래스 개최(6.25~ 6.27)
박성일PD(이하 진행자): 외국인들의 한국 김치 문화 체험을 담은 책이 발간됐는데, 특히 이번 단행본은 최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한글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와 영어를 병기했다고 하죠?
유화정 PD(이하 유화정): 우리 전통음식 김치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그 관심에 부응하고자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은 세계 32국에 분포돼 있는 42개의 문화원, 문화홍보관실을 통해 김치의 역사와 효능, 만드는 법 등 김치의 모든 것을 널리 알리고 있는데요.
이번에 발간된 단행본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에서는 한국 김치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김치의 맛과 효능 등 다양한 정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김장 문화, 세계인과 함께 먹는 김치, 한국이 김치를 매개로 세계와 연대하고 화합하는 모습 등을 다뤘습니다.
진행자: 한국 김치는 맛과 효능 면에서 명실공히 세계인들이 함께 나누고 즐기는 보편적인 음식이 됐습니다. 세계 5번째 김치 수입국인 호주에서는 일반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알타리 김치를 즐기는 호주인들도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 단행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소개됐나요? 유화정: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 단행본은 전문가 기고문과 주한외국대사관 김치 체험, 아울러 재외한국문화원의 현지 김치 체험과 해외문화홍보원 코리아넷 명예기자단 기사, 그리고 김치 관련 외신 보도 등등 총 6개 항목으로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김치에 얽힌 세계인들의 생생한 체험 사진도 담겼습니다.
New KOCIS book shows Kimchi through world's eyes Source: KOCIS
전문가 기고문에서 영국 출신 기자 겸 작가 팀 알퍼 씨는 한국 김치의 비밀은 유대감의 맛이라고 독특하게 표현했는가 하면, 특히 김치 관련 질의응답(Q&A) 항목에서는 한국 고유의 전통음식인 김치가 중국의 파오차이와 어떻게 다른지 명백히 구분하고 김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록해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김치 기원 논쟁, 한국의 김치를 두고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원조라고 우겨오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해 공개한 자료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도 김치를 한국 음식으로 인식했던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죠?
유화정: 조선총독부가 1940년대 제작한, 단편 문화 영화 '온돌' 편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것인데요. 김치를 조선 음식으로 언급한 대목이 지난 6일 한국의 JTBC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의 문화를 일본에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자료는 지난 2019년 한국영상자료원이 러시아 국방 아카이브 고스필모폰드에서 발굴한 총 450여개 필름 중 하나로, 김치에 대한 내용은 주방 문화 중 '식칼'을 소개하는 장면에 나오는데, 총독부는 식칼을 가리켜 "김치, 즉 '조선 음식'을 썰고 있는 칼은 그 말도 위엄 있는 식칼이라 부른다"라고 언급하면서 김치를 조선의 음식으로 분명하게 명명했습니다.
진행자: 지속되는 기원 논쟁은 남의 것도 내 것으로 하고 싶을 만큼 우리 문화가 우수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한국 음식,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노력은 꼭 필요합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은 호주 대표 음식 축제인 ‘굿푸드 앤 와인쇼(Good Food and Wine Show)’ 등을 통해 한국의 김치 알리기에 주력해오고 있죠?
유화정: ‘굿푸드 앤 와인쇼’는2001년 멜버른에서 시작해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호주 최대의 음식 축제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수많은 국내외 스타 요리사는 물론 유명 식품 제조회사들이 참가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대규모 음식 박람회로, 미식가들의 오감을 사로잡는 요리와 주류들이 각 전시관을 통해 소개됩니다.
2013년부터 8년 연속 참가하고 있는 시드니한국문화원은 지난 행사에서는 전통주 및 전통차, 다과, 전통 장류 등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시드니 달링하버 행사기간인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김치 마스터 클래스(Kimchi Masterclass)’를 개최합니다.진행자: 김치 마스터하면 헤더 정 셰프가 우선 떠오르는데, SBSTV Food와 ABC 등 호주 현지 매체에서 다양한 김치 소개와 장 만들기 등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활발히 소개하고 있죠?
The Korean Cultural Centre (KCC) Australia brings Kimchi Masterclass to this year’s Good Food and Wine Show 2021 in Sydney. Source: KCCAU
유화정: 헤더 정 세프는 문화원의 한식 강좌도 오랫동안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한국의 대표 발효음식인 김치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게 될 이번 ‘김치 마스터 클래스’는 헤더 정(Heather Jeong) 셰프와 호주 TAFE NSW에서 아시안 쿠커리 강사로 활동 중인 데이비드 랄프(David Ralph) 셰프가 진행합니다.
이번 행사가 열리는 3일 동안 매일 4차례, 총 12회의 김치 마스터 클래스가 운영될 예정으로 참가자들은 45분간 진행되는 마스터 클래스에서 다양한 김치 시식과 함께 김치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직접 담근 김치를 문화원에서 제공하는 용기에 담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합니다.
김지희 시드니문화원장은 “특히 이번 김치 마스터 클래스는 행사 규모나 세션 횟수 면에서 단연 최대 규모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김치가 한국 고유의 전통 음식이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고 더 많은 현지인이 김치를 즐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행사 개최 소감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꼽는 한국음식으로 불고기와 잡채가 우선순위였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 김치가 발효 건강식으로 지목되면서 세계적인 김치 열풍을 일으키고 있죠. 한국 김치의 해외 반응 나라별 선호도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요?
유화정: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주요 결과에서 김치가 1위에 선정됐습니다. 해외 소비자들의 한식에 대한 만족도는 81.3%로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해외에서 가장 자주 먹는 한식은 김치이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한국식 치킨인 것으로 나타나 선호도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는데요. 자주 먹는 한식은 김치가 33.6%로 가장 높았고 비빔밥이 2위 (27.8%), 한국식 치킨이 3위(26.9%)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실시한 해외 주요 16개 도시 현지인 대상 한식 관련 온라인 조사에서 한국 음식을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57.4%로 최근 한식에 관한 인지도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김치의 경우 코로나 19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취식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진행자: 세계 시장의 김치 홍보는 해외 언론사들의 열띤 반응도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영국의 경우 BBC, 데일리 텔레그라프 등 주요 언론들이 자국 출신 헐리우드 배우 귀네스 펠트로의 김치 홀릭을 소개하면서 김치 판매량이 8배 이상 급격히 늘었고, 일반 가정 식탁에까지 김치가 오르게 됐죠. 이처럼 해외 언론에 소개된 김치, 또 어떤 나라들이 있나요?
Kimchi, sold in jars to easily take home. Source: Getty Images
유화정: 오스트리아 주간지 팔터(FALTER)는 1차 록다운 이후,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집에서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김치찌개는 한국 음식 중 가장 인기 있는 국물요리라고 소개하면 김치찌개 레시피를 전면에 게재했습니다.
터키의 밀리예트(MILLIYET)는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김치라고 소개하면서 고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재료와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멕시코 엘솔데멕시코(EL SOL DE MEXICO)는 ‘김치는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이라고 칭송했는데요. 김치를 활용한 타코 등 다양한 퓨전 음식을 소개했습니다.
벨기에의 르스와르(LE SOIR) 지는 한식에 매료된 사람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식가라면 벨기에 식당에서 마주하게 되는 김치요리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발효음식 선호 트렌드 외에도 한식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해외 소비자들의 한식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네요. 지난 5월 이란 테헤란에서는 특별한 한식 요리대회가 펼쳐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고요?
유화정: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테헤란 주재 한국대사관과 세종학당이 개최한 ‘이란 부모님들을 위한 한식 온라인 요리 대회’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아닌 이란 부모님들이 연령대의 조건 없이 참가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였는데요.
참가자들은 사전 주최 측이 레시피를 알려준 한식 메뉴 불고기, 비빔밥, 계란말이, 만두, 호박전, 고추전 중 하나를 선택해 요리해야 하고 완성된 음식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을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에게 그 계기를 물어 보면 K팝이나 한국드라마를 시청하면서부터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요. 이번 대회는 대중문화를 뛰어넘어 가족과 함께 음식으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진행자: 앞서 ‘세계인들이 말하는 김치’ 외국인들의 한국 김치 문화 체험을 담은 단행본에서 “한국 김치의 비밀은 유대감의 맛이다”라고 한 전문가의 표현이 인상적인데요. 한국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됐죠?
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 has been listed as a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 Source: AAP
유화정: 그렇습니다. 함께 음식을 통해 정을 나누는 한국의 김장문화가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인데요. 유네스코는 김장문화에 대해 “김장을 통해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며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켰다”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김치는 무친다고 하지 않고 버무린다고 하죠. 나눔의 마음도 잘 버무려진 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초 문화재청은 김장문화란 이름으로 등재 신청을 했지만 유네스코 의장단 회의에서 ‘한국에서의 김장’으로 변경했는데요. 한국 고유의 문화를 대상으로 한다는 이유로 국가 명칭을 명시한 겁니다.
진행자: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김치 프리미엄’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이름이라고 하죠. 김치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이름이 됐습니다. 김치 상품화와 더불어 우리 고유의 전통의 맛과 품질 향상 노력도 경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진행에 박성일입니다.
READ MORE
[컬처 IN] 호주, 반려동물 급증...돌봄 유급휴가 청원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