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아직 젊은데 자꾸만 "깜빡깜빡"…젊은 세대에서 기억력 저하 호소 늘어
- '영츠하이머 (Youngzheimer)'...' Young'과 노년 치매 'Alzheimer'의 합성어
- 젊은 치매로 불리는 영츠하이머의 직접적 원인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 간단한 계산은 암산으로, 멀티태스킹 피하고, 메시지 대신 직접 대화 하기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인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박성일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종종 인터넷 검색 창을 띄우자마자 뭘 검색하려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거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말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경험들, 저를 비롯해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호소하고 계신데요. 우리가 흔히 건망증이라고 하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휴대폰을 찾느라 온 집을 뒤지거나 외출하려고 나왔다가 가스밸브를 잠갔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는 일, 아마도 중년 이후의, 특히 주부들에게는 자주 겪는 현상인데요. 그래서 주부 건망증으로 불리기도 하죠.
건망증은 대개 심하지 않은 기억장애를 말합니다. 건망증의 일반적인 원인은 스트레스와 걱정, 불안 등이 집중력을 저하시켜 건망증을 불러오는데요. 불안이나 걱정이 심해지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 이로 인해 뇌신경의 기능이 감소해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건망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박성일 PD: 앞서 주부 건망증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건망증은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나나요?
유화정 PD: 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건망증은 보통 남성보다 여성, 그리고 청년보다 중년에게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특히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에 뇌세포를 보호하는 에스트로겐 성분이 줄어들면서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어 인지 저하와 건망증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유화정 PD: 건망증은 엄연히 말하면 ‘질병은 아니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건망증은 뇌가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다 과부하가 생겨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능력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긴 경우로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건데요.
실제 40~50대 중년기에 접어들면, 젊었을 때에 비해 기억하는 반응속도가 느려지거나 기억용량도 부족해 기억 속에 넣었다가도 종종 잊어버리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죠.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몇 가지 힌트를 주면 당시 상황을 금세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박성일 PD: 그런 것 같아요. 건망증은 순간 기억을 떠올리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상황을 되짚어가면 다시 기억해 낼 수 있죠.
유화정 PD: 반면 치매는 머릿속으로 기억 자체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떠올릴 수 없습니다. 심한 경우 그 상황을 통째로 잊게 되기도 합니다. 건망증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빈도가 많아지면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불편함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박성일 PD: 그런데 이 깜빡깜빡 현상이 최근 젊은 층에서도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나 방금 뭐 하려고 했지?”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 앞에서 “요새 자꾸 깜빡깜빡해요”라고 하면 ”아직 젊은데 벌써부터 그러면 어떡해?“라는 걱정 반, 의문 반의 답변이 돌아옵니다.
순간 깜빡하는 건망증이 과거에는 중년 이후의 세대에게서 주로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관련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건망증 관련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3%가 건망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고, 그 가운데 절반 가량은 본인의 건망증 정도를 심한 편이라고 답했습니다.
박성일 PD: 직장인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과중된 업무와 스트레스가 주원인일 것라는 짐작이 가는데요. 젊은이들의 건망증을 유발하는 원인 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유화정 PD: MZ 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는 디지털 세대의 대명사로, 특히 Z세대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기에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불립니다. 디지털 기기가 보급화되면서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기는 필수품이 됐는데요. 젊은 세대에게 생기는 건망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흔히 주변 사람 연락처나 생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필요한 작은 기억도 메모 기능이 대신하고 있고, 아주 간단한 계산까지도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하죠. 이처럼 디지털 기기에 점점 더 의존하면서 뇌도 둔화되고 있는 것이죠. 이뿐만이 아니죠. 늘 나와 한 몸이 되는 휴대전화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남아 있지 않으면 그 순간부터 불안하고 초조해집니다
Danger of addiction and cyberbullying concept. Source: Moment RF / Halfpoint Images/Getty Images
유화정 PD: 디지털 치매증후군은 단순히 기억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치매라는 이름은 붙었지만뇌의 손상으로 인한 일반 치매와는 다르기 때문에 아직까지 병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단순히 기억이 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을 넘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면서 사회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전문의들은 디지털 치매증후군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뇌의 특정 부분 발달과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성일 PD: 인간의 뇌는 유아기와 아동기에 가장 많이 변화하며 발달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디지털 기기 사용은 유아와 아동들의 뇌의 발달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여러 의· 과학 연구 사례가 밝혀 왔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유년기와 아동기의 디지털 매체에 대한 흡수는 무조건적이므로 디지털 치매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견해입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인 니컬러스 카는 인터넷이 사람의 뇌를 얇고 가볍게 만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온라인에 쏟아지는 정보를 슬쩍 훑어보는 습관 때문에 호흡이 긴 장편의 책을 인내심 있게 읽어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또 ‘디지털 치매’라는 책을 쓴 독일의 유명한 뇌 연구가 만프레드 슈피처는 디지털 세상이 인간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박성일 PD: 젊은 나이인데도 자꾸 깜빡깜빡하는 증상, 20~30대 젊은이들에게 건망증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기억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아주 소소하고 간단한 것도 스마트폰에 저장하다 보니 주의 깊게 기억하려고 하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젊은 나이에 겪는 심각한 건망증을 가르키는 요즘 나온 신조어가 있다고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이른바 'Youngzheimer'인데요. 짐작하시듯 젊음을 뜻하는 Young과 노인성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Alzheimer)릉 합성한 단어입니다.
영츠하이머는 질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는데요. 노년기 치매에 못지않게 영츠하이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젊은 세대가 기억력 감퇴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잡코리아에서 주관한 통계에 따르면, 20·30대 남녀 중 43.9%가 자신이 영츠하이머라고 대답했습니다.
박성일 PD: 평소 자주자주 깜빡깜빡하는 요즘 젊은 세대 중에서 “혹시 나도 영츠하이머인가?” 하고 의심해 볼 만한 경우는 어떤 상황들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예를 들어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3개도 안 된다 이하다△ 좋아하는 애창곡이어도 가사 없이는 제대로 부르기 어렵다 △전에 만났던 사람을 처음 만나는 사람으로 착각한 적이 있다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계산서에 서명할 때 빼고는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다 △주변 사람과 대화 대신 주로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소통한다. 평소 이런 특징들이 자주 나타난다면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화정 PD: 우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신 직접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 뇌의 여러 기능을 자극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간단한 계산은 암산을 통해 해결하고, 사람들과의 소통은 메신저를 이용하기보다는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정신 건강 관리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하는 ‘멀티태스킹’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요. 멀티태스킹이 습관화되면 뇌가 과부하되어 일상 속에서의 집중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한 번에 한 가지씩의 일을 하면 뇌에 가는 불필요한 자극이 줄어들면서 집중력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박성일 PD: 디지털 시대를 살며 깜빡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작은 습관의 변화만으로도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인, 오늘은 젊은 세대에서 늘고 있는 건망증 ‘영츠하이머’의 원인과 예방 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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