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작가
-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 ‘2015 최고의 그림책 상 수상
- 미국 공영라디오(NPR) ‘2015 올해의 책’ 및 뉴욕타임스 ‘2015 주목할 만한 어린이 책’선정
- 2023년 브리즈번 작가 축제 공식 초청
- 주요 작품은 ‘수영장’, ‘문’, ‘이상한 집’, ‘마지막 섬’
나혜인 PD: 지난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퀸즐랜드에서는 브리즈번 작가 축제가 개최됐습니다. 올해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되면 세계적인 명성의 한국 작가 분들이 호주를 찾게 됐습니다. 그 중의 한 분 바로 그림책 작가 이지현 작가인데요. 특히 첫 작품 <수영장> 은 2015년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 최고상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지현 작가님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지현 작가: 네. 안녕하세요? 이지현입니다.
나혜인 PD: 먼저 작가님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참여하게 되신 소감부터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지현 작가: 네 이런 세계적인 축제에 참여하게 돼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고요 특히 그림책 작가로서 초대된 것이 더욱 뜻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런 크고 작은 계기들이 더 많이 생겨서 한국의 그린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나혜인 PD: 특히나 작가님의 작품 <수영장>, <이상한 집>, <문>, <마지막 섬>등은 모두 글 없는 그림책인데요. 미국에서도 최고의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으셨지만 그 밖에 스웨덴, 포르투갈 등에서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으셨을 만큼 해외 독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해외에서의 반응이 대단하죠?
이지현 작가: 네. 감사하게도 이제 해외에서 좀 먼저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어요. 그래서 저로서는 이제 그런 독자분들의 반응에 힘을 얻게 되고 창작의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해외 독자분들이 이제 이메일 같은 걸로도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 그래서 좀 감사하고 저도 참 신기하더라고요.
이지현 작가 Source: Supplied / enospace
이지현 작가: 우연히 수영장에 갔다가 발견한 어떤 장면에서 시작이 되었는데요. 그게 이제 책에도 들어가 있는 장면이에요. 수면 위에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 수면 아래에서 주인공 두 명이 이렇게 만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제가 그 장면을 이제 소년 소녀가 없는 수면 위에 사람들이 많이 있고 수면 아래에는 이렇게 텅 비어 있는 공간을 수영장에서 보게 됐어요. 그래서 수영장에 갔었는데 이제 사람들이 수면 위에 많이 있고 저도 수영을 못하고 물이 무서워서 이제 구명조끼를 입고 튜브까지 끼고 그 위에서 수영을 해보려고 하다가 좀 물 위에 좀 자유롭게 물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튜브나 구명조끼를 다 벗고 물 위에 수면을 살짝 엎드려 봤더니 뜨더라고요 살짝 가라앉으면서 뜨면서 이제 그 공간을 보게 됐는데 제가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서 보게 된 그 신기하고 아름다운 그런 광경을 보기까지의 과정과 수면 위에 사람들이 많고 그 아래는 텅 빈 넓은 공간이 한 공간에 이렇게 있는 그런 풍경이 아름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좀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네 그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혜인 PD: 수영장 밑에 그 텅 빈 공간을 상상의 공간으로 만드신 거네요.
이지현 작가: 네. 그런 샘이죠.
이지현 작가의 작품, '수영장', '문' 표지
이지현 작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지현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것만 보여줄 수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예상보다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글이 없는 부분이 어쩌면 언어의 장벽을 좀 쓰기에 조금 도움을 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어떤 좀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모두가 있으셨나 봐요.
나혜인 PD: 글이 없기 때문에 사실 번역을 거치지 않아도 전 세계에 그 어떤 독자와 도 소통하실 수 있다라는 그런 장점이 있으실 것 같아요. 그림책은…
이지현 작가: 네. 맞아요. 그래서 작가해외 독자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시면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주시더라고요 다른 도서전에서 한국 그림책에 관심이 있는데 얼른 이해가 될 수가 없잖아요. 그 <수영장>은 글이 없어서 자기가 바로 이해를 했고 너무 좋았다. 이런 얘기를 이렇게 해 주시더라고요
나혜인 PD: 정말 작가님의 그 의도를 그대로 다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떻게 작품을 보통 구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먼저 좀 이미지를 구상하시고 이야기를 만드시는 건지 아니면 좀 스토리를 짜시고 이렇게 그림을 창작하시는 건가요?
이지현 작가: 이게 작가분들마다 다 다르실 거예요. 저의 경우는 지금 <수영장>도 말씀을 드렸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어떤 이미지에서 시작해요. 내가 발견한 어떤 장면이라던가 네 아니면 어떤 이미지들이 머릿속에서 조합돼서 머릿속에서 어떤 장면이 떠오른다던가 어쨌든 그런 이미지에서 시작을 하고 그 이미지가 굉장히 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고 있어서 그것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어떤 이미지가 일단 있어서 거기서 시작을 하고 거기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잖아요. 제 마음을 끄니까 그러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 같아요.
이지현 작가의 작품 '이상한 집', '마지막 섬' 표지
나혜인 PD: 그림책하면 사실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작가님 작품을 보면 어른이지만 위로가 되고 재미가 있는 것 같거든요. 특히 <수영장> 의 마지막에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해’라는 작가의 말을 보면 꼭 아이들만을 위해서 쓰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떠신가요?
이지현 작가: 저는 그림책이 어린이들만을 위한 매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의 도구로서 혹은 아동문학의 범주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거든요. 예술의 범위까지도 아우르고 있는 책들도 있고요 예전에 비해서는 그런 틀이 많이 깨지고 있는 느낌은 들어요. 많은 그림책들이 단순하면서도 깊은 세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른들이 함께 보아도 생각하고 이야기할 만한 것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많은 어른 독자분들이 이런 것들을 눈치채신 분들이 좀 점점 많아지셔서 많은 어른분들도 그림책을 그냥 그림책을 같이 보는 모임도 이렇게 독서 모임처럼 만드시는 것 같고요. 어른들도 좀 다양한 예를 들면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어린이들만 보지 않고 어른들도 다 같이 보는 어떤 하나의 장르로서 인식을 하잖아요. 그래서 그린 책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어떤 연령의 제한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혜인 PD: 그림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이지현 작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그린 책을 만든다라기보다는 그냥 사람들의 마음속 이야기에 관심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관심이 있는 것들을 좀 말하고 싶어서 이제 이야기를 만들게 되는데 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쩌면 외롭고 좀 어두운 것들 좀 그런 것들에 관심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이야기들을 주로 만들어 왔었는데 최근에 최근은 아니죠. 아이를 낳은 후에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좀 만들고 싶더라고요. 마지막 수험 같은 경우에도 이제 너무 날씨가 더워지고 더 이상은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된 책이고요 이 다음 작품은 아동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거든요.
나혜인 PD: 그러세요?
이지현 작가: 아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 후에는 다시 또 제가 원래 관심이 많았던 또 사람들의 마음속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지금 하고 계신 작품은 그러면 아동 노동에 대한 작품이신가요?
이지현 작가: 네
이지현 작가 Credit: enospace
이지현 작가: 무거운 이야기죠. 근데 사실 제 그림 책들이 전체적으로 그렇게 밝고 명랑하고 재미있고 막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되게 저는 어쩔 수 없이 수영장도 밝은 느낌으로 표현이 되긴 했지만 이야기의 속에 이렇게 세상에 이면이 있는 것을 좀 눈치채면 좀 더 자유롭지 않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던 건데 이제 그런 것을 모르면 하나에만 몰두하게 되면 사람이 너무 힘들어지고 마음이 좀 좁아지고 좀 그렇잖아요. 마음속의 어두운 면들 이런 거에서 이제 이야기를 시작을 해서 밝게 풀어나가게 되는 그런 경우였기 때문에 저는 좀 어쩔 수 없이 어떤 문제에 조금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뭔가 뭐가 재미있을까 뭔가 뭐 하면 좋을까 재밌을까 이런 것보다는 어떤 문제가 저를 이야기하게 만드는 그런 것 같습니다.
나혜인 PD: 이 작품도 그러면 글 없는 그림책으로만 풀고 계시는 거고요?
이지현 작가: 이번에는 조금 글을 넣어야 될 것 같아서 많지는 않지만 조금 넣어서 풀어보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사실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제도 그렇고요.
이지현 작가: 그렇죠 생각을 계속해야 되는 이제 책을 덮고서 재밌게 잘 봤다. 하고 딱 덮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죠. 계속해서 생각을 했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으로 만들고 있으니까요.
나혜인 PD: 이지현 작가님의 작품은 브리즈번 작가 축제 뿐 아니라 주 시드니 한국 문화원에서도 지난 9일부터 전시가 시작됐습니다. 시드니 한인 동포 여러분께서도 작가님의 작품을 보실 기회가 있습니다. 끝으로 전시 기다리시는 동포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지현 작가: 이런 계기로 호주에 계시는 한인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너무 반갑고요 많이 오셔서 즐겁게 관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호주에서 뵙겠습니다.
나혜인 PD: 그림책 작가 이지현 작가님, 오늘 멀리 한국에서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지현 작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