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아트 센터와 호주 아트 오케스트라 공동 주관으로 9월 22일 멜버른 소재 ‘더 파빌리온 아츠 센터(The Pavilion in Arts Centre)’ 펼쳐지는 ‘미팅 포인트(Meeting Points Series: Leaf and Shadow)’ 연주회에는 중요 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인 배일동 명창, 말레이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페이 안 여, 트럼펫 및 전자악기의 피터 나이트도 함께 해 색다른 무대를 꾸민다.
‘미팅 포인트’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번 공연은 ‘국경을 뛰어넘은 음악과 과감한 변주곡 무대’를 통해 퓨전 식 한국의 전통 소리, 타악기 리듬, 실험적 재즈를 접목시키는 전례 없는 도전에 나선다
대금 연주자이자 작곡가 및 민족음악학 연구자인 김혜림은 한국의 전통 악기인 대금을 이용해 다양한 음악 문화와 교류하면서 한국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나가고 있다.
*김혜림 대금 연주자의 인터뷰 중에서*
갈대 속 살이 빚는 ‘청’의 소리
저도 대금의 소리에 매료돼서 대금을 시작하게 됐는데, 대금에 특별한 소리가 있다면 저는 ‘청’을 꼽고 싶어요. ‘청’이라는 소리는 5월 달에 갈대를 채취해서 그 갈대의 속살을 대금의 구멍에 붙여서 불 때 나는 소리인데요. 그 소리가 마치 바람소리처럼 청아하고 맑아서 사람들이 그렇게 대금의 소리를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한 음을 한 생명처럼… ‘농음’
대금은 한국의 ‘농음’이라는 특별한 음색을 표현하게 되는데요. ‘농음’은… 그 뜻을 설명하자면 ‘음을 가지고 논다’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음악에서는 한 음을 한 생명처럼 다루게 되는데요. 그 생명의 굴곡진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떠는 음, 미는 음, 끄는 음 등 다양한 기법을 필요로 하게 돼요. 그것을 전부 통틀어서 ‘농음’이라고 부릅니다.
사이먼 바커 교수와의 협업
호주에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 호주 음악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그때 사이먼 바커 교수를 만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앨범 작업도 같이 하고 (김혜림 1집 음반 ‘님’ 2011), 2018년에는 저의 독주회에 초대해서 함께 무대를 만들었었습니다. 그 일부로 ‘Out of Time’이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기금을 받아서 앨범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음악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호흡을 이해하는 거예요. 서양에선 볼 수 없는 장단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미학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이먼 바커 교수님은 오랜 공부를 통해서 한국의 호흡을 이해하고 계세요. 그래서 함께 연주할 때, 한국적이지만 그리고 그렇지만 또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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