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경 PD: 한국에 이어서 호주에서도 자신의 전문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이민자들을 만나보는 시간. 오늘은 요리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셰프 이안 리, 이영민 셰프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영민 셰프: 안녕하십니까? 이영민입니다.
홍태경 PD: 반갑습니다. 오늘 이렇게 흔쾌히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굉장히 바쁘시죠? 하시는 업무가 총 주방장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실 것 같아요.
하루 일과가요.
이영민 셰프: 나름 바쁩니다. 주로 제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단 출근해서 그날의 일정을 확인하고 그다음에 조식부터 한 번씩 체크하면서 점심 또는 그날의 행사, 저녁…이런 것들을 쭉 체크해서 제가 없어도 되면 조금 일찍 가고 있어야 될 것 같으면 좀 늦게 가고 주로 그렇습니다.
홍태경 PD: 아무래도 총주방장을 맡고 계시다 보니까 전체적인 전반적인 관리를 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요. 지금 멜버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셰프로 계시다가 지금은 옮겨서 또 다른 호텔 보코(voco) 멜버른 센트럴에서 총주방장으로 일하고 계시죠. 간단하게 좀 본인의 이력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영민 셰프: 저는 지금 요리한 지는 한 30년 정도 된 것 같고요. 시작은 한국에 있는 호텔에서 했고요. 힐튼 호텔에서 시작을 하고 그 다음에 소피텔에 조금 있다가 한국의 인터콘티넨탈 오픈할 때 한국의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오픈 멤버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한국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 10년 좀 넘게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운 좋게도 거기서 많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셔서 두바이도 좀 가 있었고 그러다가 다시 여기 멜버른 인터콘티넨탈로 와서 한 7~8년 있다가 지금 새로 생긴 보코(voco) 멜버른 센트럴 총주방장으로 오게 됐습니다.
홍태경 PD: 30년에 요리 셰프의 경력 가운데 굉장히 여러 나라를 이동을 하시면서 근무를 하셨는데요. 그러면 한국에 있다가 두바이도 가시고 또 호주 멜버른에도 오시고.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이렇게 호주로 아예 이주를 하시게 된건가요?
이영민 셰프: 여기 이민 오신 많은 분들이 저랑 비슷한 판단을 해서 오셨으리라고 생각이 되고요.제가 아이들이 2명이 있는데 아이들 교육도 생각을 좀 많이 했고 그리고 한국의 고용이라는 게 생각보다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잖아요. 어떤 그런 부분도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한국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이 호주라는 나라는 자기 기술이 있고 거기에 대한 열정이 있고 그렇다면 굳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나라고 그런 것들이 좀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과 또 제 미래와 많은 것들을 생각해서 호주로 오게 된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그렇군요. 제가 이 인터뷰에 여러 분야에 계신 분들을 만나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많은 분들이 호주로 이주하시게 된 이유 중에 정말 가족을 위한 가정적인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이영민 셰프님도 또 그 이유가 한 가지가 됐군요. 그러면 여러 나라에서 근무도 하시고 또 호주에서 계속 요리사 셰프로 활동을 하시면서 조금 어려웠던 부분이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부분은 없으셨나요?
이영민 셰프: 많이 있었죠. 처음에는 어떻게 보면 지금도 제 생각엔 변함이 없는데 우리 한국 요리사분들이 사실 정말 잘하시거든요. 어디 가도 ‘한국분들 참 너무 잘하신다’ 저도 그런 자신감을 갖고 왔는데 아무래도 여긴 외국이고 그럼 언어적인 문제가 분명히 발생하는 것이고 사실 제가 한국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도 한국에 있었을 때 그곳에 외국인들이 꽤 있으셨어요.
그런데 우스갯소리지만 그분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일을 했는데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분들이 ‘나를 위해서 영어를 해줬구나’ 알아들으라고…천천히 할 수도 있고 알아듣게 한 것이죠. 못 알아들으면 본인들이 힘드니까요. 그런데 호주는 이제 완전히 역전되는 거죠. 저를 위해서 영어를 해주진 않죠.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의사소통이라 그럴까, 그런 게 좀 많이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누구나 이민자들은 누구나 다 겪어야 될 일들일 거고 운 좋게 잘 견뎌서 이렇게 또 하고 싶은 일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30년간의 경력이라고 앞서 말씀하셨듯이 어떻게 그 30년간 정말 좋은 일만 있었겠어요. 많은 일들을 겪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영민 셰프: 저도 가끔 깜짝깜짝 놀래요. 벌써 30년 동안 했네. 근데 사실 또 길게 느껴지진 않아요. 지금은 뒤돌아보면 ‘정말 오래 했구나’. 그런데 또 이상하게 제가 요리를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리라는 게 항상 정체돼 있는 게 아니고 트렌드라는 게 계속 바뀌어가다 보니까 늘 새로운 걸 해야 되고, 또 레스토랑도 마찬가지겠지만 호텔도 그 호텔에 맞는 고객층들이 있거든요. 거기에 맞춰서 요리를 해야 되고 그래서 늘 이렇게 너무 오래 해서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아요.
홍태경 PD: 항상 이렇게 새로운 것을 개발하시고 발전해 나가시려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또 지금의 총 주방장님 자리, 이그제큐티브 셰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한국에서도 셰프 생활을 하시고 또 호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셰프로 쭉 활동해 오시면서 사실 나라별로 업무 환경이나 그 직업 환경의 차이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반면에 한국은 우리나라 한국의 요리사 이 문화는 또 약간의 위계질서가 있죠. 물론 여기도 없는 건 아닌데 한국은 좀 좀 더 엄격하죠. 군대 문화라 그럴까…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제 떠난 지 벌써 10년이 넘었으니까. 그런데 제가 있을 때는 그런 문화가 굉장히 강해서 거기에서 또 발생할 수 있는 또 장단점들이 있었어요.
홍태경 PD: 사실 저희가 예전에 유명했던 드라마 ‘파스타’나 드라마에 셰프가 나오는 드라마만 봐도 굉장히 주방에서의 분위기가 좀 많이 엄격했어요.
이영민 셰프: 그 정도는 TV에서 나오는 거라 그 정도는 아닐 수 있어 아무래도 여기보다는 훨씬 엄격하죠. 물론 여기도 서로 존중하고 그런 건 있는데 막 한국 정도로 그렇게 엄격하고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홍태경 PD: 장단점이 있는 거군요.
이영민 셰프: 예. 그리고 또 레스토랑의 종류나 컨셉에 따라서 약간 엄격한 주방은 여기도 그런 데가 있고 말하자면 길어지는데 아무튼 전반적으로 한국보다는 좀 엄격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죠.
홍태경 PD: 사실 한국분들 중에서 셰프 직종의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정말 많이들 관심들이 있으신 분야일 텐데 이분들에게 이영민 셰프님이 조언을 해주신다면 굉장히 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영민 셰프: 글쎄요. 제가 생각할 때는 한국도 지금은 너무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임금도 제가 볼 때는 예전보다 너무 많이 좋아졌긴 한데 만약에 오시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 분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적극 찬성하죠.
왜냐하면 아무래도 제가 또 호주에 온 이유처럼 이민 오실 분들도 분명히 제가 갖고 있는 이유를 같이 갖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거고 적극적으로 찬성은 하지만 준비를 좀 많이 하고 오시면 더 적응하시는 데 좀 수월하지 않을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결정해서 오면서 너무 준비 없이 와서 처음에 제가 말씀드렸던 그런 언어적인 문제라든가 그런 것들이 좀 1~2년 힘들었었어요. 그래서 그런 점을 좀 많이 생각하고 오시면 좋겠다.
그리고 또 호주가 이민법이 자꾸만 바뀌어서 그런 것들도 좀 사전에 많이 알아보고 오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여기 오시는 젊은 친구들이 학생으로 오셨다가 졸업생 비자 받고 또 스폰서 받고… 이렇게 해서 계시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워킹 홀리데이로 오셨다가 또 학생으로 바꾸셨다가 또 똑같은 코스를 밟으시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렇게 또 녹록치 않더라고요.
홍태경 PD: 쉽지 않죠. 갈수록 많이 어려워지고요.
이영민 셰프: 오시면 좋죠. 제가 생각할 때는 오시면 훨씬 한국보다 기회도 많고 이곳은 한국보다는 일단 요리를 잘하면 어느 정도는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거든요. 한국은 지연 이런 게 좀 있잖아요. 옛날 같지는 않지만.
홍태경 PD: 학연, 지연이 좀 중요하죠.
이영민 셰프: 그런 것도 있고 직장 내에서도 라인같은 것들. 그런 거에서는 굉장히 좀 자유로운 편이에요. 그래서 한국보다는 좀 공정하다고 할까요. 자기만 열심히 하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나라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젊은 친구들이나 또 경력을 많이 갖고 계신 분들도 오시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단, 제가 말씀드렸던 그런 것들을 사전에 많이 알아보시고 고민하시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홍태경 PD: 알겠습니다. 지금 이민을 꿈꾸고 계시거나 아니면 지금 이미 현재 호주에 오셔서 요리 공부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안 리, 이영민 셰프님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안 리 셰프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 좀 여쭤볼게요.
이영민 셰프: 현재로서는 제가 지금 현재 맡은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잘 해야 되겠고 앞으로는 제가 체인 호텔에 있다 보니까 제 바램은… 제 바램입니다.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니라. 제 바램은 이런 체인 호텔들이 지금 팬데믹을 겪으면서 호스피탈리티 쪽이 굉장히 많이 어려웠잖아요.
홍태경 PD: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분야죠.
이영민 셰프: 그럼요. 그때 저도 굉장히 힘들었을 때였고 근데 지금 그 이후에 반작용으로 다시 호스피탈리티가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빅토리아 멜버른 이쪽에도 많은 호텔들이 새로 생기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지금 보코 멜번 센트랄 오픈해서 2년 동안 있으면서 저 나름대로는 굉장히 연착륙시켰다고 생각이 되고 우리 업계에 한 번 정도 더 그런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홍태경 PD: 새로운 호텔에 또 다르게 오픈시키는 총주방장의 역할, 저희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많은 분들이 이영민 셰프님 말씀을 듣고 또 힘을 내고 같은 길을 꿈꾸고 계시는 분들한테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영민 셰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