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채스우드 더 콩코스에서 개최된 원주민 작품 전시, (다시)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Re)telling: Stories of Country and Truth)
- 호주 전역 9명의 신진 및 기성 원주민 예술가들을 통해 원주민의 관점 제시
- 회복력, 힘과 결속력, 문화와의 연결성을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시
진행자: 지난 7월 2일부터 9일까지는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군도민의 역사, 문화, 성취를 기념하는 일주일 간의 축제 기간인 나이닥(NAIDOC) 주간이었습니다. 시드니의 윌러비 카운슬은 지난 5월26일부터 이를 맞아2023년Gai-mariagal 축제를 진행했는데요. 채스우드The Concourse아트 스페이스에서는 원주민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전시 막바지인 지난 8일에는 한국어로 이 전시를 소개하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는데요. 호주에서 활동인 한국계 아티스트 이현희 작가가 한국어로 전시를 소개하는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이현희 작가, 나혜인 프로듀서가 연결했습니다.
나혜인 PD: 채스우드 더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 원주민 작품 전시의 한국어 투어를 진행하신 이현희 작가님 연결돼 있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이현희 작가: 안녕하세요? 다시 SBS와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 원주민 전시 한국어 투어 Source: Supplied / Willoughby Council
이현희 작가: 네. 저는 이번 전시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에서 한국어 투어를 진행하게 된 호주 한인 작가 이현희입니다. 저는 20년 전에 호주로 이민을 와서 National Artschool에서 우등 학사 과정과 UNSW Art & Design에서 석사 연구 과정을 졸업하고 지금은 시드니에 있는 아테리얼 갤러리 소속 작가로,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호주 한인 작가 이현희입니다.
나혜인 PD: 먼저 앞서 간단히 설명해 드린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 윌러비 카운슬의 Gai-mariagal 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됐는데요. 가이-마리아갈 축제는 무엇인가요?
이현희 작가: 가이-마리아갈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살아있는 컬쳐인 아보리지널의 컬쳐를 축하하는 축제로서 거기에는 여러 이벤트들이 포함돼 있는데요. National Sorry Day, Reconciliation week, National Aboriginal Islanders Day Observance Committee의 약자인 NAIDOC Week 등의 다양한 행사들이 5월 26일부터 7월 9일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본격적으로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죠.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 전시에 대해 소개를 좀 해주시죠.
이현희 작가: 네. 이번 전시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윌라비 카운슬의 가이-마리아갈 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는데요. 호주 전역에서 9명의 신진 및 기성 원주민 예술가들이 함께 그 원주민의 관점과 그들의 눈을 통한 이야기, 국가 및 ‘진실 말하기’에 대한 내러티브를 엮음으로서 그들의 회복력과 힘과 결속력 그리고 문화와의 연결성을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전시에는 페인팅, 조각, 사진, 직조 및 직물등의 작품들이 전시되었고요. 식민지화의 지속적인 영향들과 국가와 전통으로부터의 이주로 인한 트라우마를 인식하면서, 문화에 깊이 박힌 세대 간의 유대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면서, 사적이거나 정치적, 비평적, 문화적 측면을 파헤치는 등 정직하고 또는 고의적으로 맞대면하며 그들의 개인적인 소장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 보여주고 있는 전시입니다.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 원주민 전시 Source: Supplied / Hyun Hee Lee
이현희 작가: 지난 초순 1월 토끼의 해 축제의 일환으로 윌러비 시티 카운슬 주체로 한 ‘Inner Edge Drifting’이라는 아시아에 뿌리를 둔 한국인 저를 포함한 호주 전역의 10명의 예술가들이 호주의 서구 문화에서의 다양한 영향과 경험을 그리고 그 가치와 전통을 탐구해 보는 의미의 전시를 개최하면서 제가 한국어 투어를 하게 된 계기로 인해 이번 전시인 ‘(다시)말히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전시에 한국어 투어를 하게 됨으로써 동포님들과 모국어로 설명하고 대화하면서 더 작품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으며 공감과 커넥션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인 PD: 한국어 말고 투어가 마련된 다른 언어가 또 있나요?
이현희 작가: 한국어 외에는 만다린, 캔토니즈 그리고 한국어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나혜인 PD: 네. 윌러비 카운슬에 많이 거주하시는 분들의 언어로 된 투어가 마련된 것 같은데요. 말씀해 주신 여러 작품들 가운데 특히 소개해 주고 싶으신 작품이나 작가가 있으신지요?
이현희 작가: 이번 전시에는 Maddison Gibbs, Dennis Golding, Edwina Green, Emma Hicks, Virginia Keft, Nicole Monks and Jenine Boeree, Shana O’Brien 그리고 Jason Wing 이렇게 9명의 작가들 중에 Dennis Golding이라는 작가의 ‘Back Home From Home’(집에서 집으로)라는 사진과 설치 작품인데요. 그의 작품에서는 작가가 Paper Clay(종이 점토)로 다시 제작한 빅토리아 펜스가 설치돼 있고 그것을 조상의 땅에서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펜스를 방어하듯이 들고 있는 사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레드펀에있는 도시 원주민 공동체인 ‘더 블록’에 있는 집에서 그의 가족들을 강제로 퇴거시키고 이주시킨 식민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인종 차별과 정체성, 단절감과 이질감 등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표현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 큐레이터를 하고 또한 전시에도 참여하게 된 Dr Virginia Keft 의 작품인 ‘We were here long before the Hills Hoist’ 라는 ‘우리는 힐스 호이스트보다 훨씬 전에 여기있었다’라는 제목에서 엿보듯이 Hills Hoist는 호주 주택의 뒷마당에 빨래를 말리는 Cloths Line으로 호주 교외 지역을 최고로 상징하는 아이콘이며 작품 중심의 모티브인 에보리지널 연장자에서 예술가에게로 전달된 고대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진 엮어 짠 Flying fox 즉, 박쥐는 식민지를 대표하며 장소와 커뮤니티의 연결의 축하를 상징하는 작품입니다.
나혜인 PD: 네, 이렇게 설명을 해 주시니까 뭔가 머릿속에서 작품이 그려지는 것 같은데요. 사실 저희 한인 동포들이 호주에 살고 있긴 하지만, 원주민 사회와 저희 동포 사회의 접점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는데요. 투어를 진행하시면서 한인 동포들이 원주민 예술에 대해 어떤 부분을 많이 알고 싶어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현희 작가: 이번 전시의 작가들은 과거 호주 식민지의 지배적인 나래티브를 벗어나 다른 대안의 지식의 복잡성을 제시하면서 각자의 관점에서 본 것을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여주므로서 한인 동포님들께서는 더 공감하시면서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시려는 부분을 보았고요. 그러면서 에보리지널 역사와 전통적으로 이어지는 상징적 의미와 테크닉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셨습니다.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 원주민 전시 한국어 투어에서 설명 중인 이현희 작가 Source: Supplied / Hyun Hee Lee
이현희 작가: 네, 이번 전시를 보면서 국가, 장소, 진실 및 치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안팎으로 짜여진 현대 원주민 경험에 대한 정직하고 대립적인 진술을 통해 ‘퍼스트 네이션’의 목소리와 문화와의 연결에 대한 가시적인 표현으로서 아주 풍부한 전시였음을 느꼈고요. 특히 한국어 투어를 통해 동포님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도가 높아 짐을 보면서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동시대 원주민의 작품에 대해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아주 보람되고 성과가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나혜인 PD: 작가님은 현재 어떤 작품을 만들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현희 작가: 네, 오는 9월 7일부터 10월 1일까지 윌라비시티 카운슬에서 주체하는 페스티벌 중에 하나로서 커뮤니티의 다양성을 기념하는 주제의 전시로서, 저를 포함한 약 10명의 작가들이 초대받아 그 테마에 맞는 큰 스케일의 설치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10월에 호주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역사가 있는 Rookwood Cemetery에서 해마다 작가들을 선출하여 아웃도어에서 설치작품과 조각 작품 등을 전시하는 HIDDEN Rookwood Sculptures Walk라는 전시에 참여 함으로서 제 작품으로는 작년 2022년 10월 서울에서 있었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설치작품을 전시합니다. 그래서 한인 동포님들께서는 리드콤에있는 메모리얼 파크에 가벼운 마음으로 날씨 화창한 날 가족들과 오셔서 산책하시면서 관람하시고 작품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실 수 있는 계기와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는 10월과 내년 2월에는 제가 소속 작가로 있는 서울의 카라스 갤러리와 시드니의 아테리얼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나혜인 PD: 뭔가 공동묘지에서의 작품 전시 관람이라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채스우드 더 콩코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마련된 ‘(다시) 말하기: 국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한국어 투어를 진행한 재호 아티스트 이현희 작가님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원주민 예술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 같습니다.
이현희 작가: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