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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호주인이 생각하는 ‘부자의 연봉’은 얼마일까?
SBS Korean
12:17
유화정 PD: 오늘은 샐러리, 연봉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 하는데요, 사실 누구나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하지만 생활비 위기를 겪으면서 실제 체감하는 가계부 예산이 더욱 빡빡하게 느껴지면서 상대적으로 호주인들의 적정 연봉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실질적인 임금은 증가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더 부유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는 것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부는 단순히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이 아니죠. 호주인들이 생각하기에 여유있게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20년 전보다 훨씬 더 재정적으로 부유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화정 PD: 호주인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 좋은 연봉은 얼마나 되는 걸까요? 이와 관련한 조사가 있었죠?
홍태경 PD: 생활비가 가계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인들은 편안한 삶을 위해 더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월에 발표된 파인더(Finder)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호주인들은 15만2,775달러가 괜찮은 연봉이라고 생각하지만, "편안한" 생활을 하려면 16만4,577달러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주택 가격 급등으로 호주인들은 이제 편안한 삶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파인더(Finder)의 설문 조사는 호주인 1,012명을 대상으로 했는데요, 단, 주와 연령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유화정 PD: 괜찮다고 생각하는 연봉과 편안한 생활을 위한 연봉이 1만2,000달러나 차이가 나는군요.
홍태경 PD: 파인더의 재정 전문가 사라 메긴슨 박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충분한 소득은 실제 버는 소득보다 높으며, 생활 방식에 따라 얼마나 많은 돈이 통장에 남아있는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소비 습관이나 새는 지출 그리고 자신의 소득이 원하는 삶과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메긴슨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만 달러의 안정적인 소득을 벌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끊임없이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어떤 사람은 연봉 5만 달러를 벌면서 모든 공과금을 제때 납부하고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유화정 PD: 적정 연봉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거주 지역이나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고요?
홍태경 PD: 가장 높은 연봉 기대치를 보인 NSW 주민들은 16만 8,160달러를 '적정' 연봉으로 생각하는 반면, 남호주 주민들은 14만 334달러로 가장 낮은 기준을 괜찮은 연봉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퀸즐랜드 주민들은 14만 8,779달러를 기대하는 반면, 빅토리아 주민들은 14만 8,308달러, 서호주 주민들은 14만 7,408달러를 좋은 연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세대 별로도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인데요, Z세대(1997년-2012년 태어난 세대)는 '좋은' 연봉의 시작점을 17만 7,212달러로 생각하는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1946년-1964년 태어난 세대)는 12만 6,938달러면 충분하다고 답한 부분이었습니다.
유화정 PD: 그렇군요. 요즘 세대들은 씀씀이에 대한 기준치가 확실히 기존 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네요. 평소에 얼마를 쓰는지 생활비가 좋은 연봉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있다고 봐야 겠네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한때 편안한 삶의 기준이었던 10만 달러 연봉은 이제 특히 대도시에서는 단지 필수적인 연봉 시작점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메긴슨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끊임없는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인식을 바꿔 놓았으며, 많은 사람들은 이제 10만 달러 미만의 낮은 소득으로는 예전과 같은 수준의 재정적 안정을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화정 PD: 하지만 실제 호주인들의 평균 연봉은 이러한 기대치와는 괴리감이 있지 않습니까?
홍태경 PD: 호주 통계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정규직 성인의 평균 주급은 1,975.80달러, 연봉은 10만 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정규직 근로자의 연봉 중간값은 8만 8천 달러를 약간 넘습니다.
하지만 호주통계청(ABS) 고용통계 담당 비욘 자비스 이사는 이 평균 소득은 고소득 직종의 증가와 저임금 직종의 감소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집계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4년 11월까지 연간 임금 상승률은 4.6%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주당 87달러 증가한 수치입니다.”
유화정 PD: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기본 생활비가 상승했기 때문에 평균적인 연봉 10만 달러로는 빠듯할 수 밖에 업는 것이겠죠.
홍태경 PD: 최근 캔스타(Canstar) 조사에 따르면 시드니에 거주하는 4인 가족은 평균 소비와 주택 담보 대출 상환액을 기준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세후 연간 10만 5천 달러를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간 가격의 주택 기준)
두 부모가 평균 임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세금 공제 후 14만1,390달러가 남게 되고,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고 나면 3만6,390달러를 쓸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자녀들의 스포츠 비용이나 문화 지출 비용 등을 내고 나면 저축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유화정 PD: 그러니까 평균 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이 부유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돈 걱정을 덜 하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캔스타 조사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사람들은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바라지 않습니다. 반드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걱정을 덜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화정 PD: 누구나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똑같은 마음이겠죠. 하지만 싱크탱크 퍼 캐피타(Per Capita)에 따르면, 호주인들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의 심각한 임금 정체의 여파를 여전히 겪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3월에 발표된 퍼 캐피타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동안 호주 근로자들은 임금 상승에 있어서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으며, 현재 연평균 임금은 해당 기간의 기존의 평균 임금 상승률을 유지했다면 거의 1만2,000달러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1월에 발표된 호주 연구소(Australia Institute)의 분석에서도 호주 근로자들의 생활 수준은 지난 3년 동안 약 8,000달러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화정 PD: 그렇다면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갑자기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는 없을테지만, 자신의 능력을 갖추고 임금 인상을 요청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는 있을텐데요, 마지막으로 임금 인상을 요청하는 팁을 좀 정리해 보도록 하죠.
홍태경 PD: 많은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청하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거나 두려울 수 있지만, 상사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 근로자의 자신이 해야할 몫입니다. 임금 인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이 있어서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력 채용 회사 헤이즈(Hays)의 데이비드 코울리 이사는 SBS 뉴스 팟캐스트 "Cost of Living Secrets"에서 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우선 “임금 인상 이야기를 꺼내보라”고 말합니다.
4월에 발표된 Finder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인 5명 중 1명이 작년에 임금 인상을 요청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요청했습니다(남성 24%, 여성 14%).
코울리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일반적으로 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는 직원들이 직접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직원들이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급여 인상을 뒷받침할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코울리 이사는 말했습니다.
업계의 급여 기준을 이해하고, 회사에 대한 자신의 기여도를 검토하고, 자신의 관점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유화정 PD: ‘내가 왜 우리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가?'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홍태경 PD: 다음으로 무엇을 요구할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임금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명확한 금액이나 비율을 염두에 두고 임금 인상이 불가능한 경우, 대체 요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급여가 전부가 아니라 돈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이든지 다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대체 방안을 마련해 놓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코울리 이사는 타이밍 또한 급여에 대한 대화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대규모 기업의 경우, 연례 평가 절차가 급여 인상을 요청하기에 이상적인 시기일 수 있지만, 소규모 기업의 경우 사업 운영에 가장 유리한 시기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연말연시 때문에 12월과 1월까지 카페가 문을 닫았다면, 2월 1일에 갑자기 나타나 '다시 문을 열게 되었으니 급여 인상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코울리 이사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상담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협상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강좌나 온라인 플랫폼은 많지만, 코울리 이사는 급여 인상 요청을 검토할 때 신뢰할 수 있는 동료나 가족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협상을 구성해야 하는지'와 같은 내용의 콘텐츠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협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가고 시작하는지에 대한 감정일 것입니다."
유화정 PD: 오늘은 호주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괜찮은 연봉은 얼마인지, 또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협상할 수 있을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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