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전용 주택이냐 세제 혜택이냐, 주요 양당의 부동산 정책 비교

Two men in suits amid colourful house graphics.

Experts outline key steps for the two major party leaders to take to address the housing crisis. Source: SBS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시간. 3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갖는 부동산 부문에 대해 주요 양당의 정책을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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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전용 주택이냐 세제 혜택이냐, 주요 양당의 부동산 정책 비교

SBS Korean

12:26
선거 캠페인 동안 노동당과 자유당연립은 첫 주택 구매자들을 집중 공략하며, 각각 부동산 시장 진입 경로를 공개했습니다.

앤서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는 노동당이 5월 3일 총선에서 재선될 경우 최대 10만 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고, 5%의 계약금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야당 피터 더튼 대표는 첫 주택 구매자들이 과세 소득에서 주택 담보 대출 이자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 홍태경 프로듀서와 주요 양당의 부동산 정책 심층적으로 들여다봅니다.

나혜인 PD: 호주의 주택 위기 상황이 연방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주요 공약으로 다뤄졌는데요 그 중에서 특히 첫 주택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약이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양당 모두 주택 위기의 돌파구로 첫 주택 구매자들을 위한 혜택에 중점을 두고 공약을 내놓았는데요, 우선 주요 정당 유권자들에게 전달된 주요 주택 정책 공약을 간략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노동당

  • 첫 주택 보증 제도(First Home Guarantee scheme)와 주택 구매 지원(Help to Buy) 공동 주택담보대출 제도를 확대해 첫 주택 구매자가 5% 이하의 보증금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단, 헬프투바이의 경우 정부가 주택 지분의 30~40%를 보유하게 됩니다.
  • 첫 주택 구매자만을 위한 저가형 주택 10만 호 건설이 2026/27년에 착공됩니다.
  • 주택 건설 견습생에게 1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이는 분할 지급 방식으로 지급되어 주택 건설 속도를 높입니다.
  • 자유당 연립이 폐지하겠다고 밝힌 주택 호주 미래 기금(Housing Australia Future Fund)을 통해 5년간 5만 5천 채의 사회복지 및 저가형 주택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나혜인 PD: 자유당 연립은 주택 문제에 대해 어떤 공약을 내놓았을까요?
홍태경 PD: 자유당 연립도 마찬가지로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자유당 연립

  • 첫 주택 구매자는 연금에서 5만 달러를 주택 보증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또한, 주택 구매 첫 5년간 주택담보대출 최대 65만 달러에 대한 이자 납부액에 대해 세금 공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하수도 및 상하수도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5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이 조성돼 50만 채의 신규 주택 건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 기술 인력 부족 지역에 견습생을 고용하는 기업은 첫 2년간 연간 1만 2천 달러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 밖에도 자유당 연립은 이민자수 감축이 주택 시장의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믿으며, 순이민자 수를 10만 가구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나혜인 PD: 양당이 이렇게 다양한 주택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양대 정당의 경쟁적인 주택 정책이 한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죠?

홍태경 PD: 이번 선거 운동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주택 가격 부담 문제(housing affordability)’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그래튼 연구소는 임대나 매매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 가격 부담 문제는 한 가지 핵심 문제, 즉 공급 부족으로 인해 더욱 심화된다고 지적합니다.

그래튼 연구소 주택 및 경제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렌던 코츠 이사는 "증가하는 인구의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주택을 건설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하면서 "주 정부의 토지 이용 계획 제도(state land use planning regimes) 때문에 주요 도시의 기존 교외 지역에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기가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호주 건설협회(Master Builders Australia)의 발표에 따르면 평균 주택 건설 기간은 2010-11년 이후 9개월에서 12.7개월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40% 증가한 수치입니다. 도시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개발 적용 속도가 느리고 대규모 개발에 적용되는 높이와 밀도 제한이 건설을 늦추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건설을 활성화하는 가장 큰 수단은 계획 및 건축 규제를 감독하는 주 및 테리토리 정부에 있지만, 코츠 이사는 연방 정부가 여전히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주요 양당의 이번 주택 정책이 주택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볼텐데요, 주요 정당들이 건설업계의 병목 현상을 어떻게 해소하고 공급을 늘릴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의 의견 짚어보죠.

홍태경 PD: RMIT 대학교 도시 계획 및 지속가능성 강사인 리엄 데이비스 박사는 양대 정당 모두 각기 다른 접근 방식으로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박사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당이 5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통해 개발에 앞서 적절한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노동당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10만 채의 주택 공급과 같은 사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공급을 촉진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나혜인 PD: 실제로 이러한 정책을 통해 충분한 주택을 건설할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2023년 8월, 전국 내각은 2029년까지 전국에 "입지가 좋은 신규 주택" 120만 채를 건설한다는 목표에 합의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 분기 6만 채의 주택이 건설되어야 합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에는 매 분기 약 4만 5천 채의 주택과 주택단지가 건설돼 총 18만 1,789채가 지어졌습니다. 한 해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한 셈이죠.

그래튼 연구소는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5년간 90만 채의 주택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코츠 이사는 주정부의 주택 건설을 장려하기 위해 주택 협정(Homes Accord)의 목표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 graph showing how many homes have been constructed in Australia in the last 20 years.
In 2024, roughly 45,000 houses and units were built each quarter — a total of 181,789, according to th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Source: SBS
나혜인 PD: 정부는 주택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코츠 이사는 "지난 20년 동안 주택 건설이 지금처럼 어려워진 적은 없었다"라고 말하며, 건설 비용 급등, 금리 상승으로 인한 프로젝트 자금 조달상 어려움, 그리고 기술직 노동력 부족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또 연방 정부가 기술 이민자를 더 많이 유입하고 신규 건설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신규 건설 자금 투입은 노동당의 공약 중 하나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한편, 호주 건설협회(Master Builders Australia)의 데니타 와운 CEO는 주택 건설 업계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약 20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추산합니다. 주택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건데요, 이에 따라 기술직 비자의 신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하며, 국내 인력만으로는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와운 CEO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에는 최소 2만 명의 기술 이민자가 자신의 기술을 인정받고 갭 트레이닝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나혜인 PD: 건설부문에서 기술직 인력이 상당수 필요하다는 얘긴데요, 이에 대한 양당의 계획도 발표됐죠?

홍태경 PD: 노동당은 7,800만 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업계에 종사하는 최소 6,000명의 기술직 종사자들의 자격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자격이나 교육을 인정하고 무료로 제공되는 추가 교육이 필요한 공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와운 대표는 노동당의 시범 프로그램이 다른 국가들이 제공하는 우선 비자 경로와 경쟁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며, 양당 모두 5월 3일 이전에 유권자들에게 기술 이민 전략을 명확하게 제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나혜인 PD: 야당은 오히려 기술 이민자 수를 감축하겠다는 입장 아닌가요?

홍태경 PD: 야당 이민 대변인 댄 테한 의원은 자유당 연립의 영주권 이민 예산을 삭감하는 데 있어 상당 부분을 기술 이민이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유당 연립은 기술 인력 부족 지역에 견습생을 채용할 경우 고용주에게 1만 2천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며, 견습생이 자격을 취득하면 1만 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노동당의 견습 프로그램도 지지할 예정이라며 건설 분야는 오히려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와운 대표는 이 점을 언급하며 견습생 지원에 있어 노동당보다 앞선다고 평가했습니다.
A man in hi vis clothing and a hat is laying bricks at a construction site.
Master Builders Australia says more skilled workers are key to expediting the building of houses.
건설업계가 직면한 또 다른 병목 현상은 개발 신청, 소유권 승인, 거주 허가증 발급 지연 등입니다. 이러한 모든 절차는 더 많은 주택을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지방 정부와 주 정부에 있는 상황인데요, 와운 대표는 노동당만이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주 및 테리토리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나혜인 PD: 사실 도심 지역은 이미 포화상태인데요, 새롭게 건설되는 주택은 어디에 지어져야 할까요?

홍태경 PD: 건설 계획 측면에서 RMIT 데이비스 박사는 공원, 학교, 병원 등 기반 시설과 공공 서비스 시설 근처에 주택을 건설하고, 사람들이 사회 참여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반 시설 근처에 지역을 개발하거나, 일반적으로 도시 외곽에 있는 미개발 부지인 그린필드 부지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도시 지역에 살고 싶다면 노동당 정책이, 교외 지역에 살고 싶다면 자유당 정책이 여러분의 라이프스타일에 조금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스 박사는 두 정책 모두 중요하지만, 정부가 건설되는 주택 유형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는 3-4베드룸 아파트와 같은 가족을 위한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혜인 PD: 전반적으로 노동당과 자유당 연립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내 집 마련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에 있어서는 노동당이 좀더 적극적인 제스쳐를 보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그래튼 연구소의 코츠 이사는 저소득층 첫 주택 구매자들이 노동당의 첫 주택 구매자 보증과 주택 구매 지원 제도를 통해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내 집 마련 가능성이 더 높은 고소득층은 자유당 연립의 기존 주택담보대출 세금 공제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노동당은 내 집 마련률을 높일 가능성이 더 크고, 자유당 연립은 부유층이 더 큰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나혜인 PD: 오늘은 이번 주말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부문에 대해 주요 양당의 정책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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