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s
- 외상 상담 전문가 “자살 충동 3%에서 6%로, 심각한 불안감 증세 30%가량에서 70%가량으로 두배 이상 증가”
- 인도주의적 위기에 락다운 봉쇄까지 겹쳐 정신적 스트레스 배가
- 호주 아프간 지역 사회 도움 요청,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
30년 전 떠난 자신의 고국 상황을 지켜보던 누리아 메흐하라비 씨,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것을 바라보며 자신의 슬픔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SBS 뉴스와 만난 정신 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그녀가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쇼크 상태라고 진단합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위한 40년간의 전쟁이 끝난 지금 그녀는 좌절 상태로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메흐하라비 씨는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지켜보면 더 이상 잃을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고 혼잣말처럼 말합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온 장면들을 보면 우리의 정체성과 품위, 자존심이 모두 무녀져 내립니다. 특히 아프간 국기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많은 아프간인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호주에 살고 있는 아프간 출신자들은 사실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고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라보며 함께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고문과 외상 분야 상담가들은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시작된 이래로 이들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조언합니다.
외상 분야 상담가인 아로체 씨는 “우리가 살펴 본 바로는 자살 충동이 3%에서 6%로 두 배 증가했고, 심각한 불안감을 지닌 사람들 역시 30%가량에서 70%가량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라고 말합니다.
아로체 씨는 임상 심리학자이자 외상 전문 서비스 기관인 ‘스타츠’의 최고 경영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와 생존자들의 죄책감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STARTTS chief executive and clinical psychologist Jorge Aroche has been connecting with clients virtually during lockdown. Source: Supplied
아로체 씨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져있고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미 많은 전화를 받았지만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도움을 청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걱정이 된다”라고 말합니다.
상담가들이 이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락다운으로 인해 지역 사회가 대부분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죠.
누리아 메흐하라비 씨도 코로나 바이러스 핫스팟으로 규정된 시드니 북서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팬데믹이 이어지는 바람에 자신들이 전통적으로 해 온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돌보기 어렵다고 한탄합니다.
메흐하라비 씨는 “만약 사람들이 예전처럼 모일 수만 있었다면 다 함께 기도했을 겁니다.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함께 울며 함께 이야기를 나눴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건 불가능한 일이죠”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또 다른 걱정은 락다운 기간 동안 학교에 갈 수 없는 난민 가정의 아이들입니다.
메흐하라비 씨는 “학교는 정신이 산만해져 있는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탈출 구역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서 부모들과 함께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홈스쿨링을 시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지만 만약 누군가가 난민이고, 이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 아이들을 가르치고 돕는 일은 정말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죠”라고 말합니다.
누리아 메흐하라비 씨는 40년이 넘는 전쟁 끝에 아프가니스탄인들은 많이 지쳐있다며 그들은 지금 평화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만약 지금 이같은 도움이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라이프라인 전화 13 11 14 혹은 으로 연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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