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 "주문해 돼지야"…불친절한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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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라떼에 욕설을 써주는 불친절 서비스 콘셉트 카페 CooCoffee 페이스북 캡처

불친절과 유머 섞인 욕설 등 반전 매력을 제공하는 카페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바이럴 효과를 일으키며, 현대인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Key Points
  • 춤 한 번으로 커피 한 잔 공짜?! …이벤트로 화제된 미국의 한 시골 카페
  • "주문해 돼지야" "동족 먹게?"…손님에게 막말하는 일본의 '굴욕 카페'
  • 카페라떼의 부드러운 우유 거품 위 짧은 욕지거리…한국의 '쌍욕라떼'
  • 호주의 레스토랑 체인 'Karen’s Diner'…고약한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본따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는 특정 복장을 입고 오는 손님에게 할인이나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들이 많습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작은 마을에 있는 한 카페가 가게에 들어오기 전에 5초간 춤을 춘 손님들에게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이벤트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8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불친절과 유머 섞인 욕설 등 반전 매력을 선보이는 카페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바이럴 효과를 일으키며 현대인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컬처인에서 알아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나혜인 PD: 춤 한 번으로 커피 한 잔 공짜?! 재미있는 이벤트로 화제가 된 미국의 한 카페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미국의 한 카페에서 입장 시 5초간 춤을 추면 커피를 무료로 주는 행사를 진행해서 화제라고요?

유화정 PD: 미국 CNN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미들버러에 있는 작은 마을의 한 카페에서 매장에 춤을 추면서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카페 측이 틱톡에 올린 영상에는 손님들이 카페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춤을 선보이는데요. 계산대 앞에서 춤추는 노부부의 모습, 어린아이를 품에 안은 채 춤추는 아이 엄마, 신발까지 벗어 던지고 문워크 댄스를 선보이며 등장하는 여성 등 영상에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나혜인 PD: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이 있었나요?

유화정 PD: 이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공유돼 닷새 만에 조회수 830만회 이상을 기록했고요. 댓글 역시 1만 7000개 이상 달리며 화제를 낳았습니다.

네티즌들은 '긍정 기운을 퍼뜨리는 좋은 방법이다', '신발 벗고 문워크 한 여자 손님은 커피 두 잔 줘야 한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진짜 행복한 영상이다', '이 카페에서 매일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 봤으면 좋겠다', '손님들도 웃게 하고, 카페도 알리는 진짜 좋은 아이디어다'등의 긍정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커피는 괜찮다. 그냥 춤만 추러 가고 싶다. 하루 종일 출 수도 있다"고도 했습니다.

나혜인 PD: 이 이벤트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의 비용을 넘어 모두를 웃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계기가 된 거네요.

유화정 PD: 카페 주인 조쉬 라시드는 한 피자 가게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비슷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번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가게 문 앞에 '무료 커피를 원하세요? 매장에 들어와서 5초간 당신의 멋진 춤을 보여주세요'라고 적힌 광고문을 붙일 때만 해도 이 이벤트가 이렇게 까지 성공하리라는 예상은 못했다고 합니다.

춤을 춘 사람들의 허락을 받고 틱톡에 올린 영상이 단 며칠 사이 83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내며 대박을 낸 겁니다. 카페 주인 라시드는 이 영상이 올라간 이후 새로운 손님들까지 몰려와 매출이 급상승했다며 이러한 성원 덕분에 댄스 이벤트를 조만간 불시에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나혜인 PD: 한편 이와는 반대로 일본에서는 손님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이른바 굴욕 카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일본의 프로듀서이자 인플루언서인 사쿠마 노부유키가 최근 도쿄에 문을 연 한 팝업 카페를 조명했는데요. 카페 이름인 '바토 카페 오모케나시' 일본어로 '욕질'과 '최고의 환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카페가 손님을 대접하는 방식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핑크색 앞치마를 입은 종업원이 식음료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카페로 보이지만, 종업원이 손님에게 욕설면서 반전이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메뉴를 고르느라 시간이 걸리면 "그냥 주문해. 돼지야"라고 막말을 퍼붓고, 돼지고기 덮밥 코스를 주문한 손님에게 "당신 동족을 먹게 될 것"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기존의 서비스 규범을 완전 깨는데요.  저라면 식사하고 싶은 마음이 싸악 사라질 것 같습니다. 아니 이런 식이라면 고객이 불쾌해서 시비가 벌어질 것 같은데요?

유화정 PD: 뿐만이 아닙니다. 이후 요리가 나올 때까지 떠나지 않고 "그 머리스타일은 뭐냐? 멋지다고 생각하는 거냐?", "티셔츠도 너무 저질이다"고 독설을 이어갑니다. 요리가 나왔을 땐 "돼지는 젓가락을 쓰지 않는다"며 아예 젓가락을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해당 카페에는 이런 욕쟁이 여종업원이 10명 정도 있다고 하는데요. 고객은 예약을 통해 1시간 동안 '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카페는 예약해야만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말 그대로 돈 주고 욕을 먹는 시스템이네요. 그것도 예약을 해야만 가능하다고요. 그런데 종업원이 손님 엉덩이를 때리기도 한다면서요?

유화정 PD: 유료 VIP 서비스를 결제하면 슬리퍼로 얼굴을 맞거나 풍선 배트로 엉덩이를 맞을 수도 있는데요. 해당 모습은 촬영돼 사진으로 인화해서 기념품으로 증정됩니다.

하지만 모든 손님에게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욕을 안 먹을 수 있는 옵션도 있습니다. 즉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학대를 받지 않으며 식사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학대 금지라고 적힌 카드를 목에 착용해야합니다. 이 학대 금지 카드를 착용하면 굴욕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며 식사할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이 카페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유화정 PD: 실제 방문객들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입니다. 카페를 이용한 현지 고객들은 '정말 즐거웠다. 욕설을 퍼붓는 종업원들도 귀여웠고, 음식도 좋았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중국 네티즌들은 '역시 일본답다', '돈을 내고 욕을 먹는 심리가 궁금하다', '다른 나라 같으면 벌써 싸움이 벌어졌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나혜인 PD: 사람들이 일부러 이런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러 가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심리적 사회적 분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유화정 PD: 손님들은 이러한 불친절이 진짜가 아닌 연출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놀이나 하나의 캐릭터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놀이로 받아들이는 것이고요. 또 희소성의 가치가 작용합니다. 불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특별한 매력을 가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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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쌍욕라떼 안내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는 오히려 욕을 듣거나 타박을 받는 것이 일종의 해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들은 이를 일종의 카타르시스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이런 독특한 경험을 SNS에 공유하는 즐거움도 큰 역할을 합니다.

나혜인 PD: 한국에서는 욕쟁이 할머니 설렁탕 집처럼 구수하고 친근함이 느껴지는 실제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가끔 화제에 오르곤 하는데요. 몇 년전에는 라떼 거품위에 욕을 써주는 '쌍욕라떼'가 인기를 끈 바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확히 어떤 건가요?

유화정 PD: 라떼를 주문할 때 바리스타는 손님의 이름과 나이, 직업, 가족관계 등 꽤 사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잠시 후 나를 위한 맞춤형 라떼가 배달되는데요. 카페라떼의 부드러운 우유 거품 위에는 초콜릿으로 짧은 욕지거리, 예를 들어 "살찐 거 아는 X이 생크림을 X먹어?" "회사에서 딱 인기 없게 생긴 놈" 등 다소 수위가 센 욕설이 적혀 나옵니다.

욕 맛을 보기 위해 국내 곳곳에서 많은 여행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일부러 욕 들으러 가는 곳이고, 사장님도 예의바르고 젠틀하다. 라떼 글씨만 저렇게 써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통영의 한 카페가 2011년 개발한 이 메뉴는 사이다 같은 시원한 욕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호주에도 호주판 욕쟁이 할머니'로 불리는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요?

유화정 PD: 네, 맞습니다. '카렌의 식당'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입니다. Karen’s Diner는 호주에서 시작된 레스토랑 체인으로 독특한 컨셉과 불친절한 서비스로 유명해졌습니다.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에 10여 개의 체인점이 있고요. 현재는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지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Karen’s Diner는 입장 때부터 직원이 영어로 욕설하며 손님을 반깁니다. 손님이 주문한 메뉴를 제공할 때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음식을 던지듯 내려놓고요. 종업원이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우악스럽게 한입 뺏어 먹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카렌(Karen)'이라는 이름이 서양에서 특히 인터넷 밈(meme)으로 고약한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죠.

유화정 PD: 맞습니다. 이 캐릭터는 주로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불평이 많은 사람을 묘사하는데, 공공장소에서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지나치게 까다롭게 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카렌 다이닝 역시 '불친절'을 콘셉으로 삼아, 식당을 찾는 고객들에게 앞서 말씀 드린 반전 매력, 특별한 경험,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놀이에 참여한다는 심리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런 가게들은 틱톡, 유튜브 등에서 공유되며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얻고, 손님들은 독특한 경험을 자랑하며 즐거움을 더합니다.

나혜인 PD: 소셜 미디어의 바이럴 효과의 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컬처인 오늘은 불친절을 콘셉트로 삼는 가게들의 인기 현상을 통해 현대 소비 트렌드의 흥미로운 단면을 살펴 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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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인: 을사년 '푸른 뱀띠' 해...새해를 주도할 트렌드 미리 보기

SBS Korean

07/12/2024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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