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 작품으로는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TV 드라마 부분 인기 순위 1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에 등장한 소품과 먹거리 등 관련 콘텐츠의 인기 또한 폭발적입니다. 특히 극 중에 등장하는 달고나 뽑기와 소주 안주로 생라면을 먹는 장면 등이 화제가 되면서 K-푸드 확산의 기대와 함께 ‘제2의 짜파구리’로 등극할지 여부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컬처 IN에서 짚어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오징어게임굿즈' 온라인 쇼핑 실검 1위…'K-푸드' 확산 기대
- 달고나 만들기 푹 빠진 해외 유튜버들…달고나 키트 판매 급증
- ‘제 2짜파구리’ 등극 점친다…식품산업계 해외 마케팅 강화
- 넷플릭스 CEO…“오징어 게임, 역대 최대 흥행작 될 수도 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돌풍의 중심에 서면서, 관련 콘텐츠의 인기 또한 폭발적인데요. 온라인 쇼핑몰서 '오징어게임굿즈'가 실검 1위를 기록했다고요? 어느 정도인가요?
유화정 PD: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가 드라마를 보는 것을 넘어 드라마에 나오는 각종 놀이를 따라 해 보는 유행으로 번지면서, 극 중에 등장한 소품들도 덩달아 재조명을 받고 있는 건데요. 오징어 게임 열풍은 온라인 쇼핑에도 반영됐습니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 옥션, 아마존 등지에선 주인공들이 입은 트리닝복과 가면, 마스크 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G마켓에서는 파티 가면 판매율이 500%나 늘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에게 식사 때 나눠준 추억의 양은 도시락은 국내 가격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달고나’ 키트는 국내 판매 가격 약 5000원 대비 13배 높은 가격(약 3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Dalgona candy 'my recipe' Source: Getty Images
유화정 PD: 달고나는 '코리아 호키포키' '코리아 트래디셔널 캔디'로 불리고 있습니다. 극 중주인공 이정재가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달고나를 혀로 핥아 녹이는 방법으로 도전을 해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후 달고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달고나 제조 레시피와 직접 설탕을 녹여 달고나를 만든 뒤 뽑기를 하는 동영상이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졌는데요.
달고나 뽑기에 호기롭게 도전했다가 실패한 영상들도 잇따랐습니다. 넓게 펴는 데 실패해 뭉쳐버리거나, 국자 대신 냄비를 사용했다가 냄비 아래쪽을 까맣게 태워 먹은 영상 등 베트남 유튜버의 영상은 올린 지 하루도 안 돼 조회수 30만 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놀랍게도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틱톡’에도 달고나 레시피 소개 영상이 오르면서 순식간에 확산세를 탔는데, 넷플릭스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오징어 게임’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면서요?
유화정 PD: 넷플릭스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우회 접속을 통해 내려 받은 영상이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겁니다.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정식 유통이 금지됐으나, 최신 작품들이 불법 사이트에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판 트위터인 중국의 대표적 SNS 웨이보에서 29일 기준 ‘오징어 게임’ 누적 조회수는 15억 건을 넘겼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수천만 건씩 증가할 만큼 관심이 뜨겁습니다. 중국 평점 사이트 더우반에서 ‘오징어 게임’은 실시간 영화·드라마 인기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중국의 인기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는 중국어 자막이 입혀진 ‘오징어 게임’ 영상은 모두 불법 동영상으로, 따라서 ‘오징어 게임’이 중국에서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한국 내 제작사나 유통사인 넷플릭스에 떨어지는 경제적인 수익은 전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The ramen 001 and 457 shared is the Samyang Original Ramen Source: asianentertainment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달고나 열풍과 함께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한국 라면이 기발한 식품으로 또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은 오일남(오영수)을 만나 편의점 앞에서 소주를 마시는데, 이때 안주로 삼양 라면을 생으로 부숴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국에서는 라면을 부숴 만든 라면 땅 과자도 있고, 군대에 갔다 온 사람 치고 생 라면에 스프 뿌려서 '뿌셔' (부숴) 먹는 안주 맛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흔한 일이지만, 해외 시청자들은 라면을 끓이지 않고 생으로 간식처럼 먹는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큰 호기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소재로 등장한 '짜파구리'가 유튜브 채널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오르는 등 글로벌 호황을 누렸잖습니까?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와 생라면 등의 인기에 ‘제2의 짜파구리’ 탄생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점쳐지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로 농심의 글로벌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며 “오징어 게임에 대한 선풍적인 인기로 한국 먹거리와 전통문화와 관련 콘텐츠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PPL(간접광고) 계약을 맺지 않았음에도 드라마에 등장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삼양라면은 부랴부랴 관련 마케팅 준비에 나섰습니다. 관계자는 곧 삼양라면과 관련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농심은 오징어라는 공통점을 가진 오징어 짬뽕으로 일찌감치 선수를 쳤습니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 개봉 당시 너구리가 등장하는 패러디 포스터 등으로 기발한 마케팅을 선보인 바 있죠. 이번에도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포스터를 공개했는데, 포스터에는 이정재의 번호인 456번을 이용해 ‘4(사리곰탕), 5(오징어 짬뽕), 6(육개장 사발면) 그릇’이라는 재치 있는 문구를 넣어 단번에 눈길을 끌었습니다.진행자: 넷플릭스의 공동 최고경영자이자 창립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SNS에 '오징어 게임' 등장인물의 복장인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등 뒤에 '457번'을 달아 이 콘텐츠에 애정을 보이기도 했어요.
Squid Game features striking visuals Source: netflixkr
유화정 PD: 유명인들도 속속 인증샷을 공유하는 모습입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7’의 주연 배우 사이먼 페그는 게임 참가자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영희 로봇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오는 할로윈데이에 오징어 게임 관련 소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할로윈데이(Halloween Day, 10월 31일)가 한 달여 남았지만 영미권 온라인에는 이날 오징어게임 의상을 입겠다는 글이 많이 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게임 진행요원인 ‘가면남’들의 마스크까지 갖춘 분홍 의상은 ‘코로나 시대에 가장 적합한 ‘할로윈 코스튬’이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순한 게임의 룰로 은유해낸 점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자본주의 구조의 축소판을 보여준다” 유럽 주요 매체들이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인의 시선을 붙잡아 놓은 이유를 분석한 데 이어, CNN등 미국 매체들도 호평을 내놓았죠?
유화정 PD: 미 CNN 방송은 29일 ‘오징어 게임’은 무엇이고 왜 사로잡는가'('Squid Game': What it is and why you will be obsessed with i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넷플릭스의 최신 히트작(‘오징어 게임’)은 정말 끝내준다”는 문구로 찬사를 운을 떼면서 “이 시리즈의 흥행은 한국 영화 ‘기생충’이 드러난 것과 매우 같은 현상”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넷플릭스 CEO의 말을 인용해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최대 흥행작 될 수도 있다”고 보도하면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미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비영어 콘텐츠 인기가 커지면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넷플릭스 미국 가입자 중 97%가 지난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비영어 작품을 시청했습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시청률은 200% 이상 극적으로 뛰어올라 한국 콘텐츠의 맹활약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Squid Game" Is Netflix's #1 Show Worldwide Source: netflixkr
진행자: 4백56억 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잔혹한 게임을 벌이는 기이하고 매혹적인 작품이 국경을 넘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두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도 주목했죠?
유화정 PD: 한국 전통 놀이를 이용해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설정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해외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자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 투자 분석가의 말을 빌려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 연예산업의 주가가 앞으로 2~3년 간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그러면서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확인했듯이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할리우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달고나가 기생충 짜파구리의 신화를 이어갈 것 같다“ “도시락 통은 꼭 흔들어 먹으라고 가르쳐주고 싶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 자랑스럽다” 등 한국 네티즌들의 응원의 목소리도 뜨거운데요.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역사를 쓴 ‘오징어 게임’에 이어질 작품들도 기대됩니다.
유화정 PD: ‘오징어 게임’에 앞서 한국군 병영문화를 다룬 드라마 ‘D.P’역시 단기간 내 국내외에서 흥행 돌풍을 불러 모은 바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채널로 선택해 창작자의 자유를 보장 받음과 동시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190여 개국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는 파급력도 챙길 수 있었습니다.
OTT 플랫폼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침체된 영화감독들이 드라마라는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것에 부담감은 줄이고 접근성은 높이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K-콘텐츠 열풍의 선두주자가 되고 있는 OTT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 어떤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올지 기대를 모읍니다.
진행자: 최근 전 세계인의 시선을 붙잡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컬처 IN에서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