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불황에 ‘프리터족’이 늘고 ‘뉴 노멀 시대’에 비대면 업무와 새로운 생활 패턴을 보완해주는 일자리가 뜨고 있습니다. ‘프리터족’은 누구를 말하며, 새롭게 등장한 이색 아르바이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코로나 시대 새롭게 등장한 알바…방역. 열 체크. 온라인 강좌 도우미
- 늘어나는 ‘프리터(Freeter)족’… 코로나 불황에 구직은 ‘하늘의 별따기’
- 호주의 음식 배달 앱 시장 큰 폭 성장... 호주 국민 5분의 1 이용
- 호주, 관광 요식업 종사 해외 유학생 주 20시간 근무 제한 폐지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경기 불황과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프리터(Freeter)족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프리터족' 이란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돈이 필요할 때만 임시직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알려져 있죠?
유화정 PD: 프리터(Freeter)는 프리 아르바이터(Free Arbeiter)'의 줄임말입니다. 1987년 일본의 아르바이트 채용 잡지 '프롬에이'가 만든 신조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침에는 피자를 서빙하고, 저녁에는 화장품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도그 워커 알바 자리를 구합니다" 바로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등장하는 '프리터족' 캐릭터처럼,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대신, 소박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적게 벌어 적게 쓸래요" 이군요?
유화정 PD: 네. 이를 두고 돈벌이나 출세에 관심이 적은 '청년 달관 세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초기 프리터족은 더 높은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젊은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고용악화가 심화되면서,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을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젊은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그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Many young Koreans choose ‘freeter’ lifestyle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사실상 프리터족은 정규직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위태로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팬데믹과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이나 경기 불황에서는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대상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최근 프리터족이 증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유화정 PD: 한국의 한 여론 조사에서 프리터족의 주 연령층인 2030 세대 10명 중 8명이 '아르바이트도 엄연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한 결과가 눈길을 끄는데요.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프리터족이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선 아르바이트를 통해서도 충분히 생계유지가 가능하고, 엄연한 노동자로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아르바이트도 이제는 전문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들이 공통적이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건강과 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욕구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최근 외신에서 아주 이색적인 아르바이트 공고가 눈길을 끌었죠?
유화정 PD: 현지 시간으로 5일 미국 UPI통신 등 외신들은 한 침대 매트리스 평가 사이트에 등장한 독특한 채용 공고를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한 침구류 평가 사이트가 낮잠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 중이라며 올린 공고문인데요. 해당 사이트는 '5분 내로 잠드는 법', '가장 좋은 수면 자세' 등 수면에 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재택근무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최상의 낮잠 시간과 낮잠과 기억력의 관계 등 낮잠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고문에 따르면, 한 달간 매일 낮잠을 자고, 그 경험을 기록한 대가로 호주화 1천900 달러를 받게 되는데, 참가 조건은 18세 이상 성인이면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한 달간 낮잠을 자고 이에 대한 경험을 기록할, 이른바 '낮잠 리뷰어(Nap Reviewer)'를 찾고 있다는 거네요. 잠이 많은 사람에게 딱 맞는 맞춤형 아르바이트 아닙니까..
유화정 PD: 단,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첫째는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잘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사람만 실험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 조건은 영어를 잘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피실험자는 실험 중 느낀 경험과 결과를 화상 연결을 통해 연구원들에게 영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자면서도 돈 버는 세상이 됐네" "한 달간 낮잠 자고 돈 벌고 이거 '꿀 알바' 맞네" "영어 대신 바디 랭귀지로 어떻게 안 될까요" 등등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신청기간이 5월 31일까지라고 하니 평소 낮잠을 즐기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시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ich New Yorkers are hiring line-waiters to sit in COVID-19 testing queues Source: AP
진행자: 코로나 시대에 떠오른 또 다른 이색 아르바이트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률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모은 '줄서기' 아르바이트도 있었는데, 코로나 19 검사를 위한 대신 줄 서기였죠?
유화정 PD: 지난해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음성 판정 확인서를 지참해야만 여행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내렸는데요.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검사소 대기시간이 더 길어진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부 부유층들이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한 줄 서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했고, 단지 줄만 잘 서면 되는 이 '줄 서기 대행' 아르바이트 시급은 최고100달러였습니다. 수요 또한 많아서 이 일만 찾는 구직자들이 따로 생겨났을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코로나19 확산 초기 한국 정부에서는 집단감염 위험 시설에 철저한 방역관리 지침을 내렸죠. 이로 인해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굳이 등장하지 않았을 방역 아르바이트, 열 체크 아르바이트도 탄생했는데, 특히 발열 체크는 일명 '꿀 알바'로 인기가 높았다면서요?
유화정 PD: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식당·카페 등 요식업계의 아르바이트 채용이 급감하면서 발열 체크나 방역 소독 아르바이트의 인기가 치솟은 것인데요. 관공서나 대형 빌딩 입구에서 방문객의 체온을 재는 발열 체크 아르바이트나 간단한 교육을 받고 다중이용시설, 대형 건물을 소독하는 방역 아르바이트는 시급 13달러 수준에도 15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 규모가 최근 정점을 찍으면서 코로나 진단키트 아르바이트가 각광을 받고 있고요. 이밖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학교가 비대면 강의로 학기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강의 제작을 돕는 '온라인 강의 보조' 아르바이트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색 아르바이트의 급부상에도 실직자와 구직자들이 대거 '알바' 시장으로 내몰리면서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진행자: 코로나 19시대 비대면이 일상생활이 되면서 온라인 쇼핑이 전 세계적인 소비문화의 큰 축으로 자리하게 됐죠. 더불어 배송. 배달 산업의 규모가 급성장했는데, 다문화 사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호주의 택배 산업이 큰 호황을 이루고 있죠?
유화정 PD: 호주의 경우 2019년 2월~5월 약 1,700만 건 수준을 유지하던 택배 배송 건수가 코로나 19 확산기인 2020년 같은 시기엔 2,600만 건 이상의 택배 배송 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Australia Post는 매달 25,000명의 정규직과 동등한 지역 일자리가 추가로 발생하는 이례적인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정부는 우체국을 약 2000개소 이상 재배치함으로써 증가하는 소포 양이 소비자의 불편함 없이 배송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진행자 : 호주는 특히 앱 사용에 능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 앱 사용이 크게 늘면서 음식 배달 대행업계가 팬데믹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표적인 선두 주자가 우버이츠, 딜리버루 등이죠?
New research from Roy Morgan shows the use of meal delivery services like Uber Eats and Deliveroo has doubled in just 18 months. Source: AAP
유화정 PD: 여론조사 기관인 로이 모건에 따르면 2020년 호주의 음식 배달 앱 시장은 2년 전인 2018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2019년 중반 이후 현재 전체 호주인 중 5분의 1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이처럼 배달 수요가 급격히 늘어 아르바이트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큽니다. 아무래도 음식 배달이다 보니 배달 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야기되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팬데믹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이동제한과 봉쇄령 등으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세계적인 고용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인데, 호주 정부는 최근 관광 및 요식업계 분야에 종사하는 해외 유학생들의 근무시간 자유화 방침을 내놓았죠?
유화정 PD: 호주 연방정부는 해외입국 봉쇄조치로 국내 요식 및 관광업계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해, 요식업이나 관광업계에서 일하는 해외 유학생에 대해 기존의 주당 20시간 근무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에는 현재 약 30만여 명의 해외 유학생이 체류 중으로, 정부는 학생 비자 소지자들에 대해 2주에 최대 40시간까지 근무를 허용해 왔는데요. 앞으로는 방학 때가 아니어도 요식업이나 관광업계에 한해 해외 유학생들은 근무시간의 제약 없이 재량 껏 근무할 수 있게 됩니다. 그간 요식 및 관광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해외 유학생 등의 급감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호소해왔습니다.
진행자: 컬처 IN, 오늘은 코로나 19 비대면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이색 아르바이트와 2030 '프리터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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