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이너: 일과 삶의 균형, 유머, 커피…호주 직장 문화가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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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morning coffee runs to jokes with colleagues, Australia's work culture is generally considered laidback. But it's not like that in every country in the world. Source: Getty / Javi Sanz

'느긋하고 평등한' 직장 환경으로 유명한 호주, 호주의 직장 문화는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다를까요?


커피나 점심시간이 호주의 매일의 직장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지만,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호주인들처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주의 직장은 유머, 평등주의적 이상 그리고 훌륭한 일과 삶의 균형으로 특징지어지며, 업무 접근 방식은 대체로 '느긋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주의 직장 문화는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비교될까요?

근무 시간

호주에서는 평균 주당 32~40시간을 근무하며, 초과 근무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는 주 38시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의 근무 조건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인데요.

모나쉬 비즈니스 스쿨의 리더십 및 조직 행동 교수인 허먼 체는 "호주인들은 하루 8시간 근무 동안에도 짧은 휴식을 자주 취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로는 상대적으로 더 적게 일한다"고 설명합니다.
Table compares Australia's average weekly working hours with some other OECD countries
Credit: SBS News
허먼 체 교수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근무 시간이 훨씬 길고 커피 브레이크가 적은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주당 40~46시간을 일하며, 인도에서는 주 48시간 근무가 의무화돼 있고 6일 근무제가 보통입니다.

한국은 정규 근무와 초과 근무를 포함해 최대 52시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이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지만, 유럽연합의 경우 평균 근무 시간은 주 36시간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점심시간

호주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체 교수는 "호주에서는 점심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휴식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점심시간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업무로 돌아갔을 때 더 활력이 생기고 맡은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Group of young business people is enjoying a lunch break at the job together. Business, people, company
Lunch breaks in Australia are usually a time where people can switch off from work. Source: iStockphoto / LuckyBusiness/Getty Images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점심시간이 훨씬 더 깁니다.

스페인과 그리스에서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약 3시간의 시에스타(siesta)를 즐기는데 이는 긴 점심시간과 낮잠 후 저녁에 다시 업무에 복귀하는 문화입니다.

프랑스의 근로자와 학생들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의 의무 휴식 시간을 갖습니다.

체 교수는 이를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며, 아시아의 점심시간은 매우 빨리 지나가는데 책상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소한의 휴식으로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합니다.

일본과 같은 국가에서는 점심시간을 완전히 건너뛰는 사회적 압박이 흔하지만, 근로자들은 법적으로 45분간의 점심시간을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하루 2시간의 점심시간이 제공되며, 점심 후에 짧은 수면 즉, 파워냅(power nap)을 통해 오후 생산성을 높이는 문화가 있습니다.

커피

호주의 직장 문화에서는 모닝 커피가 널리 수용되지만 세계의 많은 다른 문화에서는 그렇게 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커피 문화는 호주에서 독특하고 강하게 자리 잡은 문화다"라고 체 교수는 말했습니다.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며 단순히 휴식을 취하거나 재충전할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 어울리고, 관계를 구축하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건데요.

호주에서는 커피가 사회적 계층을 허물기 위한 도구로도 사용됩니다.

메니저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고, 일부는 카페에서 성과 평가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체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커피의 온도가 낮고 덜 뜨거운 경우가 많은데 이는 커피를 천천히 즐길 시간이 없어서 바로 마시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호주에서는 커피의 온도가 더 높아 대화를 이어가며 천천히 마시며 사회적 연결을 장려합니다.

직장 내 계층 구조

호주의 직장 문화는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수평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체 교수는 호주의 직장 문화가 "권력 거리(power distance)가 짧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엄격하거나 권위적인 체계가 덜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낮은 권력 거리 지수’를 가진 근로자들은 의견을 표현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체 교수는 호주의 직장 문화에 대해 "조직 내에서 공정하고 평등주의적인 목표와 가치를 장려하고자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 크게 다르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미국에서는 "더 높은 계층 구조"로 인해 상급자를 이름 대신 공식 직함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체 교수는 호주는 권력과 영향력의 차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람들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이는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운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머

호주 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머는 직장으로도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체 교수는 호주인의 유머로 인해 직장 분위기가 더 느긋하고 덜 형식적이며, 동료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채용 전문 기업 인디드(Indeed)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머는 호주 근로자들이 동료에게 가장 호감을 느끼는 다섯 가지 특성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Chart shows top 5 traits most liked in colleagues by Australian workers
하지만 다른 문화에서는 직장에서의 유머가 금기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농담을 하는 것은 전문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고, 근로자는 일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건데요.

체 교수는 아시아 문화에서 농담을 하는 것이 진지하지 않거나 강한 업무 윤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

호주 직장 문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열망입니다.

이로 인해 호주 직장은 직원들을 위해 유연한 근무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호주인들이 연차 휴가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며, 일반적으로 4주간의 연차 휴가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고 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많은 아시아 국가와 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러나 워라밸 측면에서 선두에 있는 국가들은 북유럽 국가들입니다.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근로자들은 더 나은 워라밸과 공정한 임금 분배 덕분에 세계행복지수(World Happiness Index)에서 정기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며 가장 행복한 근로자들로 평가됩니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의 근로자들은 연간 25일의 휴가를 받을 권리가 있어 호주에서보다 더 많은 연차 휴가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핀란드의 경우, 이 숫자는 최대 30일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연차 휴가가 근속 연수에 따라 산정됩니다.

10년 미만 근속자는 연간 5일의 휴가만 받을 수 있으며, 10년~ 20년 근속자는 10일의 휴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 근로자들도 근속 연수에 따라 10일에서 20일의 휴가를 받습니다. 베트남 근로자들은 12일의 휴가를 받을 수 있고, 인도 근로자들은 12일에서 15일 사이의 휴가를 누릴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급 휴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의무 규정이 없습니다. 대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정책을 수립하는데, 평균적으로 미국 근로자들은 10일의 연차 휴가를 받습니다.

차별 방지

체 교수는 호주 직장 문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다양성, 포용성과 차별 방지에 대한 중점을 꼽습니다.

"노동당 정부 하에서 직장 내 권리가 최근 더 강조되고 있다”고 체 교수는 말했는데요, 그는 "더 많은 조직들이 이러한 관행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회사의 가치로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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