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는 2022년, '저주토끼 Cursed Bunny'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안톤 허 Anton Hur의 유려한 영어 번역과 함께, 이 작품은 20개국 이상에 번역 출간되며 한국 장르문학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 '너의 유토피아 Your Utopia' 역시 안톤 허의 번역으로, 출간 직후 세계 3대 SF 문학상 중 하나인 필립 K. 딕상 후보작에 오르며 다시 한 번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너의 유토피아'는 보다 직접적으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맞닿은 이야기들을 풀어낸 작품으로, 아픔과 상실, 기억과 연대를 환상적 상상력 속에 절묘하게 녹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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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책갈피: '저주 토끼' 정보라 작가의 SF '너의 유토피아 Your Utopia'
SBS Korean
07:48
오디오 책갈피!
책 속 한 문장, 삶의 한 페이지.
여러분의 마음 한켠에 작은 책갈피 하나, 꽂아드려요.
안녕하세요. SBS 오디오 책갈피, 유화정입니다.
우리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은 정말 가능할까?’
오늘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이야기,
정보라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를 만나봅니다.
이 책에는 총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영생불사연구소 / 너의 유토피아 / 여행의 끝 / 아주 보통의 결혼 /
One More Kiss, Dear / 그녀를 만나다 / Maria, Gratia Plena / 씨앗.
총 여덟 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은
SF라는 장르를 통해
차별, 상실, 생존, 그리고 연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무섭도록 날카롭지만, 동시에 따뜻한 이야기들
우리가 ‘당연하다’ 여겼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이끕니다.
첫 번째 이야기 '영생불사연구소'.
회사의 영생 불사 기술을 알리는 팜플릿을 만드는 홍보 마케팅 부서의 말단 직원,
문구 하나에 수십 번의 피드백을 받으며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부조리한 직장 문화의 현실.
영생을 팔아야 하는 시대의 씁쓸함 속에서
작가는 우리의 일상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묘사합니다.
정보라의 '너의 유토피아' 책 표지 / KYOBO
세상의 끝자락을 떠도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그 주인공입니다.
인류가 사라진 폐허 위를 달리며,
사고로 기억을 잃은 휴머노이드 친구를 살리려 애씁니다.
끊임없이 “너의 유토피아는?” 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고장난 휴머노이드.
그가 뒷자리에서 속삭입니다.
“너의 유토피아는?”
“지금은3이야.”
“지금은5야. “
남아 있는 배터리가 방전될수록 유토피아의 수치도 낮아집니다.
“지금은…… 2야.” “그렇지만, 나아질 거야.”
인간이 사라진 세상, 기계들만 남은 이 이야기는
‘함께 살아남고자 하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실존 인물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쓴 소설
'그녀를 만나다'
기계는 사람을 죽였다.
사람들은그 죽음을 숫자로 환산하고 있었다.
성소수자 군인의 죽음이
기계와 자본이라는 이름 아래 어떻게 지워지는지를 되묻습니다.
“나는 그런 죽음을 잊지 않기 위해 살아간다.”
이 짧은 독백은
한 인간의 다짐이자
우리 사회를 향한 묵직한 질문입니다.
책에는 그 밖에도
식인 바이러스가 퍼진 지구를 탈출한 인류의 이야기 '여행의 끝',
외계인 아내와의 삶을 그린 '아주 보통의 결혼',
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그린 '씨앗' 등
기발한 상상력과 사회 비판적 시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너의 유토피아'는
유토피아를 상상하기보다는
그 부재를 증언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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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책갈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름…‘영원한 이방인’ 이창래 작가
SBS Korean
07:29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기다린다.
기계의 소음 대신, 꽃가루가 날아오는 그 날을
우리가 뿌린 씨앗이 춤추며 돌아오는 그 날을. – 씨앗 –
오늘 오디오 책갈피,
정보라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 함께 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한켠에
작은 책갈피 하나 남겨드렸길 바랍니다.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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