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차가운 환경이 우리 몸의 중심 온도 낮춰…신진 대사율 감소해 지방축적
- 이탈리아 볼로냐 대 연구…에어컨 과도 사용시 1년 새 평균 2kg 증가 확인
- 여성은 따뜻한 환경에서 업무 효율 높아…선호 실내 온도 남성보다 1도 높아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인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인,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여름은 맑은 날에도 비 오는 날에도 에어컨이 필수인 계절입니다. 호주에선 종종 40도를 육박하는 폭염에, 이번 여름에는 특히 비 오는 날이 많아 꿉꿉한 습기까지 느껴집니다.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는 에어컨 없이 버티기 힘들죠. 그런데 에어컨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살이 찔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유화정 PD: 네, 정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에어컨 사용이 심부체온을 떨어뜨리고, 이는 결국 체중 증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탈리아 볼로냐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심부체온이 낮아지면서 에너지 소비 능력이 줄어든 사람들이 1년 동안 평균 2kg 정도 더 체중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나혜인 PD: 어, 심부체온이라는 개념이 좀 낯선데,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유화정 PD: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의 '중심 온도'를 뜻하는데요. 피부 온도가 아니라 몸속 깊은 곳, 주요 장기들이 유지하는 온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35~37.5도가 정상 범위죠. 우리 몸은 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스스로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더운 날에는 땀을 흘려서 식히고, 추울 때는 몸을 떨어서 열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체온을 유지합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현대인의 정상 체온이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이유는 뭘까요?
유화정 PD: 네, 맞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의 평균 체온이 약 50년 전에 비해 1도 정도 낮아졌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활동량 감소입니다. 예전에는 바깥에서 신체 활동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몸을 덜 움직이게 됐죠. 게다가 기술 발전 덕분에 편리해진 만큼, 우리 몸이 스스로 열을 내는 기회도 줄어들었고요.
특히, 냉방 기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우리 몸은 원래 온도 변화에 적응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냉방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이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What is the best way to heat your home in Australia?](https://images.sbs.com.au/drupal/yourlanguage/public/podcast_images/woman_checking_aircon_0.jpg?imwidth=1280)
Woman checking aircon Source: Getty / Getty Images/Aja Koska
유화정 PD: 맞아요. 미국 빙엄턴 대학의 케네스 맥레오드 교수도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국제 학술지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을 통해 서늘한 환경에서 오래 생활하거나 일하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어요. 이유는 차가운 환경이 우리 몸의 중심 온도, 즉 심부 체온을 낮추면서 신진대사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혜인 PD: 그러니까 신진대사가 느려지면서 지방이 더 쉽게 축적될 수 있다는 거군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특히 요즘 갱년기 다이어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대사가 느려지고, 체중 관리가 더 어려워지죠. 그러니까 체온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은 갱년기 다이어트에는 특히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온도 환경이 체중 관리에도 이렇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새롭네요! 종종 집에서 에어컨 온도를 놓고 ‘냉방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잖아요.
유화정 PD: 맞아요. 더위를 참지 못하고 서늘할 정도로 에어컨을 트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로 남성들이 ‘냉방이 약해서 덥다’고 에어컨을 세게 틀고, 여성들은 냉기가 너무 세다고 성화를 대죠.
나혜인 PD: 실제 남녀간의 온도 취향이 다르다고 하죠?
유화정 PD: 네 여러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온도 취향 차이를 밝혔는데,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높은 온도를 선호하고, 온도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여성들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가 26.3도였고, 남성은 25.3도보다 1도 높았습니다.
이 차이는 동물에서도 확인됐는데요. 동물의 암컷과 수컷이 온도를 다르게 느끼는 건 생식과정과 새끼 돌봄 과정에서 두 성별이 열 감지 체계를 다르게 진화한 결과라고 과학자들은 밝혔습니다.
나혜인 PD: 여성들의 경우 따뜻한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단순히 취향을 넘어 업무 효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었죠?
유화정 PD: 남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온도 차이는 업무 효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일에서 이뤄진 이 연구는 500명의 남녀에게 언어, 수학, 인지능력 등 분야별 작업을 내준 뒤 실내 온도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수행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실험 대상자 중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환경에서 수학·언어 분야의 과제를 더 잘 수행했지만 남성들은 고전했습니다.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능률이 올랐습니다.
실제 대부분의 공공장소의 냉방 온도는 섭씨 22~24도로 체중 70kg의 40세 남성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 남성 중심적으로 만들어진 작업 환경에 여성들이 맞추고 있는 것이죠.
나혜인 PD: 장시간 실내에서 업무를 보게 되는 직장인의 경우 사무실 온도차는 때로 심각한 고민이 될 수도 있겠는데요. 여름철 사무실 고민거리를 묻는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가 있다고요?
유화정 PD: 한국의 JOBKOREA가 583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사 사무실 온도는 춥다? 덥다? 직장인들의 사무실 여름철 고민에 대해 물었더니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여름철 사무실 고민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40.8%가 과한 냉방기 가동으로 인한 추위를 고민거리 1위로 꼽았고, 뒤를 이어 2위는 응답자 36%가 실내외 온도차로 인한 냉방병을 꼽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이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사무실 실내 온도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혜인 PD: 여름철 냉방병에 대해서는 저희가 건강인에서 자세히 다뤘던 내용인데요. 다시 한번 간단히 짚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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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인: 여름인데 으슬으슬…더위보다 무섭다는 여름 감기·냉방병
유화정 PD: 냉방병은 말 그대로 주로 냉방이 잘된 환경에서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여름에 더위에 적응한 우리 몸이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실내에 오래 머물다 보면, 커진 기온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인데도 으슬으슬 춥고 몸이 무겁다고 느껴지면 냉방병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주로 몸살과 피로 위주의 증상을 보이고 얼굴, 손, 발 등이 붓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냉방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차가운 환경이 우리 몸의 중심 온도, 즉 심부 체온을 낮추면서 신진대사율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칼로리 소모가 줄어들면서 체중의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앞서 이탈리아 연구진이 밝힌 1년 동안 최대 2kg까지 찔 수도 있다고 하니까, 우리가 평소에 체온을 잘 유지하는 습관이 정말 중요하겠어요.
유화정 PD: 네, 맞아요. 온도의 변화에 따라 우리 몸이 온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범위는 보통 5℃ 내외라고 합니다. 따라서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를 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같이 덥고 습한 날씨엔 에어컨을 계속 틀어 놓고 생활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덥고 습한 날씨를 참지 못하고 여름철 내내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를 틀어 생활하는 습관이 배어 있다면 에어컨 가동 중 적어도 2~3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냉방기가 가동되는 환경에서는 틈틈이 따뜻한 차나 미지근한 물을 마셔 체온 유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혜인 PD: 아 따뜻한 물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군요?
![Many women have thought it for years but now scientists have confirmed females are at risk of being over-chilled by office air-conditioning. (Stock/AAP)](https://images.sbs.com.au/drupal/news/public/offie.jpg?imwidth=1280)
Scientists have confirmed females are at risk of being over-chilled by office air-conditioning. (Stock/AAP)
나혜인 PD: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일시 떨어진 심부체온을 단시간에 높이는 방법으로 땀 흘려 운동하는 건 도움이 될까요?
유화정 PD: 떨어진 체온을 단시간에 끌어올리는데 운동은 가장 빠른 방법이죠. 운동은 당장 열을 일으켜 체온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체열을 생산해 주는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좋은 효과를 불러옵니다. 체온을 4도 정도 올리면 하루 동안 우리가 모든 신체 활동을 통해 소비할 수 있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태울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몸에서 열을 만드는 주된 곳이 바로 근육이기 때문에, 근육이 많을수록 지방도 더 많이 연소하면서 열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데요. 하체 근육, 특히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키우면 체온 상승에 더욱 효과적이라 전문가들은 근력 운동을 강추합니다.
나혜인 PD: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심부체온이 떨어지고, 신진 대사율이 감소하면서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최근 연구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매일 확인해야 할 건 체중이 아니라 체온이 되겠습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인, 유화정 프로듀서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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