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일 PD: 2024년 한 해동안 부동산 시장은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위축됐던 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다 주춤하고 하락세로 접어들며 마무리됐습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을지 함께 얘기나눠보죠. 우선 지난해 말에는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새해를 맞이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2024년은 주택 구매를 계획하고 있던 분들에게 조금 희망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된 바 있습니다. 그동안 호주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공급 부족 문제와 해외 이민자 유입 증가로 인해 수요가 높아지며 끝없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하락세는 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 년 동안 기다려왔던 일인데요, 부동산 데이터 제공업체 프롭트랙(PropTrack)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 주택 가격이 0.17% 하락했습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업체 코어로직(CoreLogic)의 또 다른 보고서에서도 전국 주택 가격이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롭트랙에 따르면 2024년에는 전국적으로 가격이 4.73% 상승했지만 12월에는 주도의 주택 가격이 0.25% 하락했습니다.
박성일 PD: 그렇다면 2025년에는 주택 구매의 문턱이 더 낮아질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프롭트랙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 중간 가격은 79만5,000달러입니다.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물론 2025년 들어 이 숫자가 더 하락해 주택 구매가 더 쉬워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전문가는 주택 가격 하락은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프롭트랙의 수석 경제학자 앤 플라허티 박사는 SBS 뉴스에 "호주 내 거주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 같다. 멜번과 캔버라와 같은 특정 주도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퍼스와 같은 지방 지역과 실제로 많은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성일 PD: 실제로 멜번에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메이들린 리즈버로 씨는 멜번에서 새 집을 사기위해 노력 중인데요, 집을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생활비 위기로 인해 준비했던 예산이 "계속해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집을 구매하기 위해 잘 준비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모든 돈이 건강과 식료품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리즈버러 씨는 SBS News에 말했습니다.
Potential homebuyer Madeline Riseborough says that with the cost of living crisis, her budget keeps getting blown out. Credit: SBS
크리스마스에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실제 매물이 올라온 것도 있고, 인스펙션이나 그런 것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실제 진행되기도 했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습니다.
박성일 PD: 이제까지 보여왔던 패턴과는 다른 주택 시장 분위기라 가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그럼 올해 주택 가격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건가요?
홍태경 PD: 프롭트랙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멜번은 주택 가격이 2.49% 하락으로 가장 크게 떨어졌고 퍼스는 가장 큰 성장(17.59%)을 기록했습니다.
반면에 코어로직은 "가격 상승이 정체되고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주택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코어로직의 연구 책임자인 팀 롤리스 이사는 "이자율과 생활비 압박이 감소함에 따라 구매자가 주택 시장에 접근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코어로직은 전반적으로 2025년 주택 가격에 대해 2024년보다 더 완만한 결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올 한해 동안 전국적으로 5% 미만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한 2025년에 주시해야 할 주요 추세는 기준 금리 인하, 거시건전성 정책의 변화, 순 해외 이민자수 증가 추세의 둔화, 신규 주택의 지속적인 부족, 주택 구매력의 잠재적 개선 등이라고 코어로직은 지적했습니다.
박성일 PD: 그렇다면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2025년에 주시해야 할 변화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좀 전에 언급하신대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높은 이자율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홍태경 PD: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이자율이 2025년 주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플라허티 박사는 앞으로 이자율이 하락할 경우 "사람들이 더 많을 돈을 빌려 더 높은 모기지 상환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 전국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2023년 11월 이후로 1년 이상 금리를 동결한 상태이며 다음 회의는 2월 중순에 열릴 예정입니다.
Earlier in December, the RBA kept the official cash rate at 4.35 per cent after its final board meeting of 2024. Source: AAP / Steven Saphore
홍태경 PD: 거시건전성 정책이란 거시적인 관점에서 리스크의 발생과 확산을 감시하고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통제하기 위한 정책을 말합니다. 즉 부동산 정책 측면에서는 '주택 활동 억제'를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인 셈이죠.
"거시건전성 정책의 모든 변화는 주택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코어로직 보고서는 말합니다.
거시건전성 정책은 금융 위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금융 시스템 전체를 규제하고 감독하도록 설계된 규칙입니다. 즉, 롤리스 이사는 이러한 정책 중 하나가 "이미 주택 가격이 역대급 고점에 근접해 있고 대부분 주택 대출에 의존하면서 가계 부채 수준이 과도하게 상승한 것"에 관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과 2017년에 시행된 거시건전성 정책과 같은 이전 대출 긴축 사례에서 보았듯이 대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 주택 구매 활동은 억제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성일 PD: 다음은 또 중요한 지표인 이민자 유입 측면에서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죠. 이민자 수를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이 '전체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코어로직에 따르면, 순 해외 이민자 유입수는 2025년 주택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요소입니다. 정부는 2024-25년 영구 이민 프로그램 정원을 이전 회계 연도의 19만 명에서 18만 5,000명으로 줄였습니다. 롤리스 이사는 "해외 이민자 수가 더욱 감소하면 전체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임대 부문에서 임대료 증가 추세가 이미 안정화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일 PD: 주택 공급 측면에서는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나요?
홍태경 PD: 올해에는 판매하려는 주택이 더 많아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10월에 Business Council of Australia는 연방 정부의 주택 협정 목표에 따라 정부가 매년 약 6만 채의 주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습니다.
2025년에 시장에 출시되는 신규 주택의 수도 올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플라허티 박사는 이것이 2024년 12월에 주택 가격이 하락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즉, 구매자에게는 1년 전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물로 나온 주택이 더 많고, 선택권도 더 많으며, 매물을 판매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플라허티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2024년 마지막 몇 달 동안의 추세를 살펴보면, 2025년 초에는 더 많은 주택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성일 PD: 이미 오를대로 오른 주택을 구매하려면 많은 분들에게 대출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텐데요,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있는 여력, 즉 주택 구매력(housing affordability) 지수는 개선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홍태경 PD: 코어로직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점차 생활비 압박이 낮아져 "주택 수요에 대한 추가적인 여력을 제공하고 주택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롤리스 이사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택 접근성은 올해 내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 구매력이 보다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저금리와 생활비 부담 완화에 힘입어 가계 소득이 주택 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제약적인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주택 구매력이 증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