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대해부' 락다운으로 커지는 학업 격차에 보육원생 문해력 향상 ‘관심’

E-learning education facilities for home schooling

Person working on an online study website. Source: Getty Image

락다운 상황에서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는 아이와 보육원생과의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아동작가들이 힘을 모았다.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락다운 상황에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학업발달 저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고, 학부모님들이 교사의 역할까지 떠맡고 있다는 것이 주된 요지인데요. 하지만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어떨까요.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의 경우 락다운 상황에서의 교육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러한 격차를 예방하기 위해 아동작가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자세한 소식 오늘 교육대해부에서 함께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나와 있습니다.

이수민 리포터(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진행자: 보통 학교가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면 흔히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집에서 하루 종일 보살펴야 하니 힘들겠다는 인식이 주를 이루는데요. 가정이 양육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는 아동들의 경우는 이 같은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 같아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특히나 어린 시기의 아동들일수록 초기에 교육적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의 학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락다운 상황에서 학습 격차 증가에 더욱 관심을 두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의 경우 일반 가정 및 학교에서 교육받는 아동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더 큰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민단체가 먼저 보육원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나섰다고요.

리포터: 네, 위탁양육관련 자선단체인 Life Without Barriers는 Hook into Books라는 캠페인을 통해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 및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한 학습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Life without Barriers는 호주 전역의 약 400곳의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2만 3천여 명 가량을 지원하고 있는 자선단체인데요. 특히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적절한 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Hook into Books 캠페인은 특히나 학생들의 독서와 학업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일반 가정이 아닌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의 학습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해당 프로그램은 보육원 원생들을 위한 유명 아동작가들과의 이야기시간을 마련하고, 보육원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자료 역시 제공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그렇다면 어떤 작가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서 학생들을 돕게 되나요?

리포터: 네, 대표적으로 베스트셀러인 웜뱃의 일기 (Diary of the Wombat)를 집필한 청소년 소설 및 아동 도서 작가인 재키 프렌치 씨가 Hook into Books 캠페인에 참여하는 십여 명의 호주 작가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진행자: 재키 프렌치 작가는 대표적인 호주의 아동문학 작가이자 생태학자로, 아동문해력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힘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죠. 재키 프렌치 같은 작가가 보육원 아동을을 위해 힘을 보탰다니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재키 프렌치 작가는 특히 현재와 같이 학교보다는 개인 공간에서 학업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책을 비롯한 학습자료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에 따라 이러한 자료들에 접근할 수 없는 환경의 아이들에게 책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이 되었든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호주에서 보육원이나 위탁 가정에서 양육되고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되는지가 궁금해 지는데요. 혹시 관련 통계자료가 있나요?

리포터: 네, Life Without Barriers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약 4만 5천명의 어린이가 가정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양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보육원에서 위탁되는 것 자체는 충분히 대안 가정으로서 기관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진짜 문제는 이처럼 가정 밖 보육을 받는 아이들의 경우 읽기와 수리 능력같은 기본적인 학습 능력에서 평균적인 아동에 비해 상당히 뒤처지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관련 통계에 따르면 보육원에서 양육되는 아동의 경우 약 92%에 달하는 아동들이 국가 전체 7세 아이들의 평균 읽기 수준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평균적인 7세 읽기 수준에 미달한다는 뜻이네요. 조기 개입이 왜 절실한지를 잘 보여주는 통계라고 해석이 됩니다.

리포터: 그렇습니다. Life Without Barriers의 최고책임자인 클레어 롭스 씨는 단지 책을 읽는 단순한 순간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게 되면, 결국 아이의 전체 삶에 있어서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적정한 교육의 기회를 놓치게 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 아이의 삶에 있어서 나쁜 길로 빠지거나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 역시 높아지게 되는데, 책과 교육자료 등을 통해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이러한 위험요인을 감소시키고 더 나아가 성인이 되고난 뒤의 경제적 자립성 역시 길러줄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특히 보육원에서 생활할 경우 부모나 다른 어른들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겪는 아이들도 많을텐데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 롭스 씨는,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의 경우 종종 인생에서 커다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바른 길을 안내하는 어른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독서에 대한 관심을 길러주는 것이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특히 가정에서 독서하는 습관의 경우 부모님의 도움으로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에 있지 못하거나 보육원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습관을 스스로 기른다는 것이 사실상 매우 어려운 일일 것 같아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에게 독서의 기쁨과 중요성을 어린 시기부터 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는 더 나아가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학습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정 외에서 양육되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통계적으로 봤을 때 4명 가운데 3명 꼴인 75%가 12학년을 채 끝내지 않고 학교를 이탈하거나 일찍 졸업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다시 말해 학업을 끝까지 이어가는 경우가 그만큼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일찍 졸업을 하고 직업을 가지는 경우도 존재하겠지만, 유독 12학년까지 마치지 않는 학생들의 비율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이 역시도 보육원 아이들의 장기적인 학업 커리어와 연관지어 조기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수치라고 생각이 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또 생각이 드는 게, 비단 보육원에서 양육되는 경우 뿐 아니라 가정 양육의 경우에도 유치원에 다니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에 유치원에 다닌 뒤 초등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에 비해 산술 능력이 뒤처진다는 자료가 기억이 나는데요. 이 역시 조기 개입이 아동의 장기적인 학업성취도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문해력과 비슷하게 산술 능력과 관련해서도 어린 시절, 미취학 연령대부터 꾸준한 학업적 자극을 받아 온 아이들이 상급 학교로 진학한 뒤에도 수월하게 학습을 따라간다는 통계 자료가 있는데요. 호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값비싼 차일드케어 비용 등을 이유로 유치원 진학률이 점차 낮아지면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한 뒤의 산술 능력 역시 이와 연계되어 저하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주된 분석의 요지였습니다.  그만큼 적절하고 효과적인 조기 개입이 문해력과 산술 능력과 같은 기초적인 학습 능력을 키워 주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네, 잘 알겠습니다. 종합해보면 특히나 부모님 밑에서 관심을 독차지하며 양육되는 가정이 아니라, 보육원이나 위탁 가정에서 생활하게 되는 경우 이와 같은 학업발달적인 측면에서 자료의 부족이나 학습기회의 부족으로 학생들이 장기적인 학업에 있어서도 힘들어 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입증이 되는 상황인 거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빅토리아주의 경우 올해 예산 가운데 4억달러 가량을 주 전체 3살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치원 건립 및 확장에 투자하고, 가정에서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요.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경우에도 3세에서 5세 사이의 미취학 아동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일정 부분 예산을 배정했지만, 무료 교육프로그램 제공 위주로 집중되어 있고 모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예산은 책정되지 않아 아움을 안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잘 알겠습니다. 호주의 대표적인 아동 작가들이 보육원을 대상으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번 Hook into Books캠페인과 더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육원 원아들의 기초학업능력에 대한 관심 및 향상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리포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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