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창훈 주멜번 분관 총영사, 90대 호주 한국전 참전 용사의 기억을 영상으로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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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총영사와 호주 한국전 참전 용사들 Source: Supplied / 주호주연방 대한민국 대사관 멜번 분관

8인의 호주인 참전 용사와 참전 용사 후원회장까지 총 9명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한 주호주연방 대한민국 대사관 멜번 분관의 이창훈 총영사는 한국전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의미있는 전쟁이였다는 메시지를 알릭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ey Points
  • 주호주연방 대한민국 대사관 멜번 분관, 한국전 참전 용사 등 총 9명의 인터뷰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
  • 호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 현재 약 100여 명의 한국전 참전 용사가 호주에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 이창훈 총영사, 한국전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의미 있는 전쟁이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할 것
나혜인 PD: 호주와 한국의 관계를 얘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국전 참전 용사들인데요. 이미 한국전이 발발한 지 70년이 지났기 때문에 생존해 있는 참전 용사분들의 수는 안타깝게도 해마다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보존해 후대에 전달하는 것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 주 시드니 총영사관은 호주인 참전 용사 11분을 찾아가 인물 사진을 찍고 NSW 주 보훈부와 함께 안작 메모리얼에서 인물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데요. 올해 주 멜번 총영사관은 총 8분의 참전 용사와 후원회 회장까지 총 9분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창훈 주 멜번 총영사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창훈 주멜번 총영사님 안녕하십니까?

이창훈 총영사: 네. 안녕하세요? 주멜번분관 이창훈 총영사입니다.

나혜인 PD: 네. 반갑습니다. 한 해가 또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한 해가 갈 때마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요. 현재 어느 정도의 참전 용사가 호주 전역에 생존해 계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이창훈 총영사: 네. 참전용사협회 KBA가 갖고 있는 그 리스트는 한 70분 정도 계신 것 같아요. 지금 KBA에 가입하지 않고 계신 분들도 계셔서 저희는 한 대충 100여 명 정도 생존해 계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주 멜번 총영사관에서는 올해 생존해 있는 참전 용사분들의 영상을 촬영해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셨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이창훈 총영사: 네. 아까 말씀하신 대로 해마다 참전 용사분들이 연세가 들어가면서 이렇게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고 그래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어딘가에 기록으로 남겨둬서 다음 세대에 전해줘야 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호주 사회에서 한국전에 대해서는 별로 이렇게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이분들이 한국전에 참여해서 하신 그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있어서 그래서 호주 사회 내에서도 이걸 많이 알려야 되겠다라는 생각에서 지금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나혜인 PD: 네. 만나보신 8분의 참전 용사분들의 이야기 중 일부를 소개해 드렸으면 합니다. 이창훈 총영사님께서 좀 가장 인상적이셨던 분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이창훈 총영사: 네. 여덟 분의 이야기도 다 골고루 다 재미있다기보다 의미가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제럴드 셰퍼드라는 분이 2차 세계대전 때 해군으로 전쟁에 참여했다가 그러고나서 한국전이 발생하고 나니까 다시 또 군에 입대해서 한국전에 참여를 하셨다고 하셨는데요. 이분이 해군이셨는데 그때 당시 사진을 이렇게 보여주는 영상이 있는데 너무 추워가지고 배 가판에 잔뜩 얼음으로 그냥 꽝꽝 얼려 있는 그 사진이더라고요. 그거 보고 정말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엄청 고생을 하셨겠구나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혜인 PD: 호주에 사실 계셨던 분들이 한국의 그런 가혹한 추위를 경험해 보지 못하셨을 거예요 아마.

이창훈 총영사: 네. 그래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하셨겠지만 그때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추위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근데 그거를 사진으로 보고 그걸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시는데 그 무슨 냉동고 같은 데서 자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장면에 좀 마음이 찡했습니다.

나혜인 PD: 네 저희가 여기서 잠깐 제라드 셰퍼드 님의 목소리를 직접 한번 들어보고 갈까요?

제랄드 셰퍼드 참전 용사: 겨울에 도착해서 눈과 얼음으로 덮인 배에서 생활했습니다. 극심한 추위를 이겨내는 게 우리의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17도 아래였고 배의 모든 것들이 얼어붙었습니다. 혹독한 상황을 이겨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배 안도 난방이 되지 않았습니다. 배 아래로 내려가도 갑판 위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배 안 전체가 서리로 덮여 있어서 마치 냉장고의 냉동실에서 잠을 자는 것 같았습니다. 극한의 환경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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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용사와 악수 중인 이창훈 총영사 Source: Supplied / Min Woo Kang
나혜인 PD: 네. 이 밖에도 총 영사님 한 분 더 소개를 해 주신다면요?

이창훈 총영사: 네 아서 로치라는 분인데요. 이분도 역시 해군으로 한국전에 참여를 하셨는데 이분은 참여했을 때의 얘기보다도 갔다가 참여하셨다가 돌아왔을 때 자기 고향 질롱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들끼리 모여서 이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자기들이 스스로 그 참전비를 모금을 하고 그다음에 스스로 자원봉사를 해서 참전비를 호주 내에서 최초로 1996년에 건립했다는 내용을 얘기를 하셨어요. 사실은 저도 저희가 알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거를 사실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돼서 사실 좀 조금 저 입장에서는 저희 입장에서는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만큼 이분들이 한국전에 대한 한국전 참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시고 스스로 노력하고 계셨다는 것에 대해서 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혜인 PD: 네. 직접 저희가 아서 로치 님의 목소리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서 로치 참전 용사: 질롱 한국전 기념비는 1997년에 건립됐습니다. 당시에는 호주 어디에도 한국전 기념비가 없었습니다. 질롱 시장이었던 제리 스미스는 우리가 기념비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에게 리플 사이드 공원의 대포를 기증하였고 또 기금을 모아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공원으로 만들라고 맡겼습니다. 여러 회사에 기금 모금 편지를 보내고 이야기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다 해냈고 마침내 5천 달러 이상을 모았고 이 모든 것들은 자발적인 것이었습니다. 건립위원회 7명은 기념비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과 또 건립 과정의 대부분의 일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1996년 11월 3일 질롱 한국전 기념비가 건설됐습니다. 저는 질롱 기념비가 호주에 세워진 첫 번째 한국전 기념비라고 알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1996년 그때만 해도 굉장히 다들 젊으셨을 텐데요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이미 한국전이 발발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정말 한국전 참전 용사분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분들의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창훈 총영사: 잊혀진 전쟁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전에 대해서 이분들 인터뷰하는 도중에 여러 분이 그 얘기를 하셨어요. 호주에 돌아왔을 때 한국이 어디 있냐 어디 갔다 왔냐 그랬을 때 한국이 어디 있냐라고 물어보거나 한국 전쟁은 그건 전쟁도 아닌 그냥 소규모 전투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역시 한국전에 대해서 인식이 부족하구나 그런데 그게 여전히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군다나 이분들의 이야기를 좀 널리 알려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LISTEN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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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이상, 11인의 한국전 호주 참전 용사 인물 사진 안작 메모리얼에서 전시

SBS Korean

06/06/202320:48
나혜인 PD: 이분들의 이야기가 요즘은 사실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쉽게 퍼져나갈 수 있으니까요. 과거와는 달리 이 영상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께 그 역사와 의미가 전달되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이창원 총영사님께서는 직접적으로 이 참전 용사분들을 만나셨을 겁니다. 이런 만남을 통해서 좀 개인적으로 어떤 소회가 드셨는지도 궁금한데요.

이창훈 총영사: 네. 저희가 그 해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이분들을 모시고 오 만찬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리기는 하는데요. 그런데 이제 해마다 연례 행사를 이렇게 하고 있는 중인데 참석자 생존에 계신 참석자분들이 이렇게 돌아가시면서 점점 숫자가 줄고 있는 거 보고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창훈 총영사: 그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 저희가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게 이분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네 끝으로 아직 생존해 계시는 호주 전역의 참전 용사분들 앞서 등록되신 분이 70여 분 그리고 100여 분 가량 되실 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대한민국과 전 세계 한인 동포들을 대신해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창훈 총영사: 한국 정부와 대한민국 국민들은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여러분들이 지금 이제 90대 중반이 넘어가시면서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도 많은데 여러분들이 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고요. 저희는 코리안 워가 이게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호주 사회에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전쟁이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The Korean government and the Korean people would like to express profound gratitude for the courage and sacrifices you showed during the Korean War. Your dedication and sacrifice can never be acknowledged enough, no matter how many times it is mentioned. Many of you are now in your mid-90s, and some of you are not in the best of health. We will make every effort to ensure that the participation of Australian troops in the Korean War is not forgotten within Australian society. Please take care of your health and may you live long and healthy life. Thank you.

나혜인 PD: 네. 빅토리아 주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에 대한 영상을 제작해 공개한 주 멜번 총영사관을 이창훈 총영사님과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총 영사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창훈 총영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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