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세계 영화제 27관왕… 마라케시 영화제·밴쿠버 비평가협회 여우주연 2관
- 엄마이기 앞서 강인한 삶을 살아내는 한 개인이자 여성 ˈ소영ˈ에 더 포커스
- 롱테이크 촬영의 감정 씬의 흐름은 무용가로 다져진 경력이 큰 뒷받침 돼
- "개인의 성취 아닌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큰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감사해요"
한국계 캐나다인 앤소니 심 감독의 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가 제70회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SFF, Sydney Film Festival)에 초청돼 호주 프리미어 상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1990년대 모든 게 낯선 캐나다에서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와 아들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자 가족의 성장의 여정을 그린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에서 엄마 소영역으로 열연한 최승윤 배우 연결했습니다.
유화정 PD (이하 진행자): 안녕하세요?
최승윤 배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최승윤 배우님에 앞서 앤서니 심 감독님과도 인터뷰로 대담을 나눴는데요. 이번 시드니 영화제에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주연 배우로서 초청된 소감을 먼저 여쭤볼게요.
최승윤 배우: 네 제가 아직 호주를 못 가봤는데요. 이렇게 좋은 기회로 호주에 사시는 교민분들도 만나뵐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돼서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전 세계 영화제에 27관왕을 기록했어요. 이 중에는 최승윤 배우께 아주 특별한 상이 포함돼 있죠? 여우주연상 2관왕 수상 축하드립니다!
최승윤 배우: 감사합니다.
진행자: 영화가 어떤 어떤 주요 상을 받았나요?
최승윤 배우: 영화 자체로는 너무 많은 상을 받아서 하나하나 다 찍기가 조금 어려울 정도로 주로 이제 작품상·각본상·감독상 많이 받았고요. 제 상은 아주 조금 그렇습니다.
진행자: 겸손하신 말씀..(웃음) K 콘텐츠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지 않습니까. 이와 맞물려서 라이스보이 슬립스도 크게 환영받았으리라 봅니다. 세계 각국 영화제에 참석하면서 만난 현지인들의 반응은 실제로 어땠나요?
최승윤 배우: 좀 놀라웠어요. 특히나 제가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데요. 모로코에 있는 마라케시 영화제에 갔었을 때 정말 낯선 나라였거든요 저한테 아프리카 대륙의 정말 낯선 나라였는데 거기 사시는 모로코 분들이 교민분들도 아니고 그냥 모로코 분들이 한국말로 인사를 해 주시면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고 저희 영화를 되게 좋아해 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라이스보이 슬립스'에서 소영역의 최승윤 배우
최승윤 배우: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정말 강인한 인물이 맞는데요. 그녀를 강인하게 만들어주는 이유가 저는 무조건 어려운 일들을 이렇게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되게 뭐랄까요 불쌍하게 여기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인생이 불행해도 자기 자신을 되게 불쌍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그 여자가 되게 강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자기 연민이 없고 그보다는 조금 더 더 잘 살고 열심히 살려는 노력과 의지가 더 많이 보이는 인물이죠.
진행자: 영화를 만들 때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바로, 대부분의 감독님들이 말씀하십니다, 배우 캐스팅이라고 하던데요. 앤소니 심 감독님은 우리 최승윤 배우를 어떻게 찾아냈을까요?
최승윤 배우: 이 질문에 가장 큰 공을 받아야 될 분은 이제 저희 한국 캐스팅 감독님이신 수 킴 감독님이 제일 큰 공을 받아야 할 분이시죠. 사실 제가 백그라운드가 무용인데요 무용을 하면서 제가 제 주변 친구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필름을 만들었었어요. 그거를 이제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상영을 한 번 했었고 그때 수 킴 감독님을 정말 우연치 않게 만났어요. 그 일이 벌써 한 5, 6년 전 일이었는데 이번 영화 캐스팅하실 때 저를 어떻게 떠올려주시고 다시 연락이 되어서 그렇게 해서 이 영화 오디션에 제가 지원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감독님의 눈에 들었다고 그러면 좀 그렇지만 최승현 배우의 오디션 과정은 어땠나요? 단번에 됐습니까?
최승윤 배우: 아니요 아니요. 정말 그 반대예요. 팬데믹 기간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대면할 수가 없었어요. 감독님께서는 이제 캐나다에 계셨고 저는 한국에 있는 상태였고요. 그래서 일단 오디션 테이프를 먼저 보냈어요 보낸 다음에 이제 오디션 테이프 받는 그걸로 이제 말하자면 원서 접수인 거죠. 원서 접수를 해서 그런 식의 과정을 이미 북미 전역에서 다 오디션을 거친 상태였다고 하세요.
진행자: 그렇겠죠 주연 배우를 찾는데..
최승윤 배우: 그래서 이제 그 제 오디션 테이프를 보시고 어 이 배우 좀 더 궁금한데 연기를 다 보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드셔서 콜백을 받았고 그래서 줌으로만 저희가 한 5번, 네다섯 번 정도의 오디션을 더 거쳤어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거의 모든 프로듀서들이 다 참석하는 오디션까지 가서 마지막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됐어요.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최승윤 배우
최승윤 배우: 그래서 일단 제가 준비한 거는요 엄마 어떤 엄마를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소영이라는 인물을 한 여자 한 개인으로서 저도 조금 더 리서치를 했었고요. 또 제가 산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 시대 소영이가 살았을 한국에서 살았을 20대 그때 어떤 한국의 시대 배경을 많이 리서치를 했고요.
진행자: 어떤 방법으로요?
최승윤 배우: 그때 음악들을 참 많이 찾아들었고 70년대 80년대
진행자: 아 그러면 포크 송.. 김민기?
최승윤 배우: 네 맞아요. 세시봉 음악이라든지 김민기 음악이라든지 그런 왜냐하면 그런 음악을 듣고 산 사람들의 정서가 있잖아요 그 정서를 좀 이해하고 좀 더 가까워지려고 음악도 많이 듣고요. 또 그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들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그 영화들을 담고 있는 시대상이라든지 인간상들을 많이 관찰을 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어머니와 저희 할머니를 많이 제가 괴롭혔죠. 어머니 할머니도 저의 엄마 할머니가 되시기 전에 어떤 여자이셨을 거잖아요. 그래서 이분들이 어떤 인생을 거쳐서 지금 이런 과정을 이루고 계신가 그런 거를 조금 많이 물어봤었어요.
진행자: 굉장히 현명하셨군요. '엄마이기보다 한 여자의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그런데 포스터에 나온 그 모습 참 묘하게도 성장한 동현이와 엄마 소영의 모습이 마치 친 모자처럼 많이 닮아 있더라고요. 영화를 통해서 서로에게 많이 스며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소영의 영어 대사 억양에서 우리 이민자들이 겪는 언어문화적 고충을 저 역시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서 십분 공감할 수 있었는데요. 학급의 유일한 동양인인 동현이가 런치로 김밥을 먹는다고 라이스 보이로 놀림을 받자 교장실로 찾아가 항의하는 그 장면에서의 디테일한 연기는 감독님의 연출에 의한 건가요 이 부분?
최승윤 배우: 그 신이 제가 제일 처음에 보냈던 오디션 장면이에요 오디션 테이프 장면. 그래서 그때 오디션 테이프 보냈던 장면 연기랑 비슷하게 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그게 제가 억양을 제가 이민자분들을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면서 그런 거를 따라 하려고 하지 않고 그게 정말 제 억양이고 (웃음)
그리고 아까 아들들과의 어떤 케미도 말씀해 주셨는데 아이들과 제가 직접적으로 관계를 이제 만들어가다 보니깐요 현장에서 이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 애정을 바탕으로 그걸 조금 더 증폭시켜서 그런 엄마의 마음을 조금 제가 담아보려고 노력을 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그때 촬영할 때도 내 옆에서 손 잡고 있는 아이가 내가 사랑하는 이 아이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그렇게 화가 나더라고요.
감독님께서 그날 현장에서 주셨던 디렉션은 연기에 대한 디렉션을 사실 전반적으로 많이 주시는 편은 아니었어요. 감독님은 되려 연기자들을 믿고 연기자들이 준비해 온 어떤 것들을 긴장감 없이 잘 현장에서 할 수 있도록 그런 완벽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감독님이시거든요. 그래서 그런 게 좀 더 많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진행자: 앤서니 심 감독님 인터뷰에서 연극배우 출신이셨다고.. 그래서 또 배우로서의 그런 부분을 더 이해를 하시는 것 같아요.
최승윤 배우: 네 맞아요. 그게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진행자: 영화 전체를 16mm 필름으로 찍어서 그림 같은 영상이라는 아주 결과적으로 좋은 평을 얻었지만 영화를 찍는 과정에는 그의 전체 흐름을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로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롱테이크도 감내했어야 했다고요?
최승윤 배우: 그런데 사실요 연기자한테는 그게 더 감정을 이끌어내기에 굉장히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제 경험상으로 신을 끊어서 찍다 보면 어떤 감정을 계속 반복해서 꺼내놔야 되는 어떤 순간들이 오거든요. 카메라가 위치가 바뀌니까 같은 시간 똑같이 연기해야 되는데 근데 오히려 롱테이크로 한 번에 가다 보니까요 감정이 자연스럽게 처음서부터 마지막까지 그 이야기로 연결이 되면서 그게 그런 장점이 저는 개인적으로 더 많이 느껴졌고요.
그리고 저는 이제 무용을 공부했고 지금까지 추어 오고 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제가 훈련한 것들 그러니까 다시 되감기 하지 못하고 한 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공연해야 되는 모든 그런 상황들이 이미 무대에서 많이 제가 훈련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원테이크 롱테이크 형식이 저한테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어요.
진행자: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캐나다 관객들에게는 아주 빵빵 터지는 장면이 있다고요? 영화가 한국에서도 개봉이 됐고 이제 곧 호주에서 시드니 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이게 되는데 호주 예비 관람객들에게 미리 귀띔해 주고 싶은 매력적인 또는 감동적인 장면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최승윤 배우: 음 글쎄요... 관객분들이 보시고 아마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너무 잘 찾아서 감상해 주시고 감동받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진행자: 캐나다 관람객들에게 빵 터진 그 장면은 뭐예요? 궁금해요.
최승윤 배우: 어 제가 약간 영화 스포일이 될까 조금 망설여지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캐나다 한국 가리지 않고 다 터진 장면은 있어요. 한국 관객분들도 다 세계 만국의 어떤 장면은 이제 한국에 가서 목욕탕 가는 신이 있어요. 그 장면은 정말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장면이더라고요.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주연 소영역의 최승윤 배우
최승윤 배우: 네 영화에서 확인해 보시면 돼요. (웃음)
진행자: 네 알겠습니다. 앞서 발레를 전공하셨다고 하셨어요. 또 배우로 또 연출가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기도 하셨고요. 이번 첫 장편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저변에는 이런 탄탄한 기량이 있었던 거라고 저는 봅니다.
최승윤 배우: 아닙니다.
진행자: 해서 라이스 보이 슬립스를 만드는 과정에도 알게 모르게 입김이 들어갔을 것 같아요. 조언을 주셨을 것 같은데요?
최승윤 배우: 입김이라고 말하면 너무 민망하고요. 그냥 감독님과 굉장히 그런데 사실 모든 팀원하고 호흡이 되게 좋았어요. 그리고 감독님도 이제 권위적이신 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제가 "이런 식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드리는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열린 마음으로 같이 얘기를 하고 같이 의논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더 좋은 인물을 저희가 만들어낼 수 있었고 더 뜻깊은 장면들을 찍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거는 정말 저 혼자서 뭔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영화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같이 만드는 거고 그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더 나은 결과물이 항상 나오더라고요.
진행자: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이민자 가정의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앞서서 강조하셨듯이 한 개인의 실존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 배우 Seung-yoon Choi라는 이름을 세계 영화계에 각인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여우주연상 타이틀을 가진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성장을 꿈꾸시는지요?
최승윤 배우: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우주연상을 받긴 했지만 그거에 그렇게 무게를 두고 싶진 않아요. 사실 여우주연상을 마라케시에서 받고 밴쿠버 비평가협회서 한 번 더 받을 때 약간 되게 부담이 느껴지는 거예요. 첫 영화에 이렇게 벌써 큰 인정을 받았으니 내가 더 뭔가를 더 나은 모습을 더 증명해야 되지 않나 그런 중압감이 살짝 느껴졌었어요.
그런데 아니다 이거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딱 들면서 이게 너가 좋은 배우다라는 어떤 Certification이 아니잖아요. 그런 서티피케이션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고 그냥 네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맡은 일을 잘했다 그냥 그 정도로만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그다음 제 앞으로 미래에 대한 어떤 계획이 부담이라기보다 그냥 조금 더 자유롭게 내 미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 가짐이. 그래서 인생이 저한테 준 어떤 기회들을 제가 잘 선택하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 정도의 계획이 저한테는 지금 있습니다.
개인의 성취 아닌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큰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감사해요'Riceboy Sleeps' 여우주연 2관왕 최승윤 배우
진행자: '소영'처럼 앞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이제 곧 시드니 영화제를 통해 라이스보이 슬립스가 호주에 첫선을 보이게 됩니다. 영화를 기대하는 호주 한인동포 또 호주 현지인 관객들에게 영화와 관련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끝인사로 주시겠어요?
최승윤 배우: 제가 이 영화를 처음 찍을 때요 오디션 합격하고 나서부터 이제 찍기 시작할 때는 이게 내 인생에서 개인적인 어떤 성취로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 이 영화가 다 완성이 되고 관객분들을 전 세계 다니면서 만나게 되면서 제가 그 생각을 고쳐 먹었어요. 이게 내 개인의 성취가 아니구나 이 이야기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져야 되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왔던 얘기구나 '나는 그 큰 이야기에 일부가 되었구나'라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그렇게 하고 나니까 이 이야기를 기다렸던 많은 분들이 있었다는 게 참 그게 저는 좀 감동이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호주에 사시는 한국 교민분들에게도 이 이야기가 그렇게 다가갈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좋은 시간 의미 있는 말씀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승윤 배우: 감사합니다. 저도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제70회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 초청 화제작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최승윤 배우 함께했습니다.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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