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예술가: 한호예술재단 이호임, 호주 주류 아트 프라이즈로의 도약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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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공영 SBS 한국어 프로그램 '이달의 예술가' 이호임 한호예술재단이사장 Credit: Justin Sungil Park

다문화 사회 호주에서 예술로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전하며, 세대와 경계를 넘어 소통의 가치를 실현하는 한인 예술가들의 창의적 여정을 조명합니다. '이달의 예술가' 이호임 작가(한호예술재단이사장)를 만나봅니다.


Key Points
  • 2006년 시드니한인여성미술협회(The Korean Women's Art Society in Sydney, KWASS) 창립
  • 2013년 한호예술재단((Korea Australia Arts Foundation, KAAF) 설립, 한호 예술 교류의 교두보
  • KAAF 미술상 공모전… 호주 주류 아트프라이즈로 성장하며 중진 예술가로의 등용문 역할
  •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지난 10년간 KAFF공모전 전시 파트너로 협력, 한호 미술교류 활성화
유화정 PD: 이달의 예술가 오늘은 다문화사회 호주에서 예술로 소통하며 미술의 사회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온 의미 있는 행보의 주인공을 모셨습니다. 예술이라는 공감의 언어로 문화적 경계를 허물고 한국과 호주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오고 계신 분인데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호임 작가: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이호임 작가님, 이름 석자만으로도 여러 수식어가 떠오르는데요. 작가님 스스로는 어떤 말씀을 주실까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호임 작가: 아 네 저는 미술을 전공하고 그 미술을 가리키는 직업을 가졌었고 호주로 이주해서도 역시 가르치는 일을 했었고 그다음에 공부를 해가면서 그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 왔습니다.

유화정 PD: 호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셨어요?

이호임 작가: 네 1988년부터 혼스비 칼리지에서 순수 미술 디플로마를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스튜디오 세라믹 과정을 10년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현재는 한호예술재단 일을 맡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저희가 이호임 작가님을 처음 방송에 모신 것이 10여 년 전이에요.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한인여성미술협회(Korean Women's Art Society in Sydney, KWASS) 소식을 인터뷰하면서였는데요. 당시 한호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호주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를 한국에서 선보여서 큰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이호임 작가: 네 2011년 한호 수교 50주년 기념 주한호주대사관 초청 서울 전시가 있었습니다. 시드니 작가 101명의 작품을 서울에 소개했죠. 그때는 아주 작은 저희 임원들의 협업으로 이것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유화정 PD: 한인 여성미술협회 회원들의 힘으로요.

이호임 작가: 네. 주한 호주대사관에서는 오히려 자기들이 지원한 작은 비용으로 어떻게 이렇게 큰 일을 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전화하셔 가지고 걱정도 하고 그러셨죠. 지금은 자리를 떠났지만 이효진 호한재단 담당자께서 많이 수고하시고 도움 주신 것 잊지 않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시드니 한인여성미술협회가 2006년에 창립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올해로 22년째가 되네요. 강산이 두 번 변한 만큼 그 세월만큼 규모와 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 왔겠어요?

이호임 작가: 네 그렇습니다. 처음에 설립 당시는 제가 가르치던 어른 학생이죠. 8명이 있었습니다. 그 여덟 분이 제 식탁에서 모여서 이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현재는 한 65명 정도 활동하고 계시고요. 저는 고문직으로 물러나 있습니다. 제 기분은 마치 그 곳간 열쇠 물려준 시어머니 같은 느낌이 들어요. 며느리들이 아주 살림을 잘해 걱정거리가 없는 집안 같이요. (웃음) 이를 계기로 뉴사우스 웨일스 갤러리의 도슨트 프로그램이 시작이 되었고, 또 시드니 한인 여성들이 미술 분야 자기 계발에 적극적인 현상을 만들었다고 느껴집니다. 이분들은 뭐든지 적극적이세요. 파티를 하셔도 주제를 설정해서 의상을 독특하게 입고 나오시고 예를 들어 작년 같은 경우는 마릴린 몬로 이런 그런 콘셉트로 분장도 하고 나오시고

유화정 PD: 네 아주 즐겁게 (웃음)

이호임 작가: 네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회원들의 작품전도 매년 열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호임 작가: 네 격년으로 아트 앤 크래프트 쇼하고 회화 작품 전시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주로 채스우드의 콩코스 전시회관을 이용을 하고 있고요. 스트라스필드의 라트비안 홀 거기도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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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AFF 공모전 시상식 이호임 한호예술재단 이사장
유화정 PD: 최근에 한호예술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축하드립니다.

이호임 작가: 감사합니다.

유화정 PD: 좋은 소식이기도 하지만 또 막중한 책임이 느껴지실 것 같아요?

이호임 작가: 그렇습니다. 사실 책임감 얘기를 하면은 지금 단순히 느끼는 건 아니고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가 운영을 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태였지만은 몇 번의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하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뭔가 우리 방식대로 해 와야 되겠구나 해서 절약하는 거 돈을 얻는 것보다는 우선 전력 해가면서 앞으로 가는 거 그거를 선택을 했습니다.

유화정 PD: 긴축 살림을 하셨군요.

이호임 작가: 예 맞습니다. 긴축

유화정 PD: 그런데 한 분야에서 두 개의 단체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호임 작가: 한인사회의 문화적 관심도를 이끌어내고 있는 역할이 여성미술협회와 예술재단이 한 일 중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미술협회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자신들끼리 이어져 나갈 수 있는 서로에게 공감되는 그 발판이 확실하게 된 것을 확인하는 시점에서 뭔가 더 더 넓은 사회를 위한 일을 없을까 하고 궁리를 했습니다. 뭐 '여자 셋이면 소도 잡을 수 있다는데'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예술재단을 만들게 됐습니다.

유화정 PD: 여자 셋이면 소도 잡을 수 있다고요? 아니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건 그럼 시대와 동떨어진 말이 됐네요. (웃음)

이호임 작가: 그리고 저는 한국에 살 때 그 신사임당 상이라는 그 상을 보고서 굉장히 감명을 받았습니다. 신사임당은 우리 한국 여성들에게 모든 행동의 표본 같은 존재잖아요.

유화정 PD: 귀감이 되는 분이죠.

이호임 작가: 그분은 마치 꼭 저한테는 살아있는 제 곁에 항상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제가 신사임당 상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결국은 신사임당 상을 못 만들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앞으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상금 문제가 참 크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공모전을 통해서 전시를 했을 때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 이것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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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F 공모전 입선 작가 단체 사진 (KAFF 제공)
유화정 PD: 예술재단에서 이제 공모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신 거군요.

이호임 작가: 그렇죠. 협회의 규모로는 그거를 감당하기가 좀 어렵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동옥 당시 문화원장님에게 도움을 요청을 했죠. 문화원 전시장과 그다음에 협조 이래서 시작이 되게 됐는데 처음에는 좀 부정적이셨어요. 여자 여성분들이 하시는 일 뭐 이런 고정관념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제가 재단을 만들어 올까요? 하고 시작된 게 재단의 설립입니다. 그래서 처음 거창하게 이름을 바꿔서 The Korea-Australia Arts Foundation이라는 재단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유화정 PD: 한호예술재단을 줄여서 카프 KAFF라고 부르죠?

이호임 작가: 네. 그래서 기왕의 재단이 시작되어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지금까지 주장해 온 소극적인 목표에서 좀 더 큰 목표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호주 내 주류 아트 프라이즈로 중견 작가 등용문쯤으로 이로 인해 호주에서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좀 더 부각될 수 있는 그런 계기 너무 거창한가요? 좀 계면쩍네요.

유화정 PD: 한호예술재단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것이 앞서도 얘기가 나왔지만 호주 현지 미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공모전 개최인데요. 수많은 호주 및 호주 한인 작가들을 지원하고, 또 말씀하셨듯이 특히 명성 있는 작가로의 등용문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 2024 올해의 KAFF공모전 시상식이 바로 얼마 전 열렸다고요?

이호임 작가: 지난 22일 금요일 주시드니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에서 개막을 했습니다. 처음 상금 5천 불로 시작을 하고 제가 작가들에게 우리 아트 프라이즈 작품 좀 내달라고 그 개인전 하는 작가들을 쫓아다녔습니다. 이로 인해 호주 아주 거물 아티스트들도 우리 공모전에 엔트리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자라오다가 오늘에 이르렀는데요. 이번 공모전부터는 1등 상금을 3만 불로 올렸습니다.

유화정 PD: 아 그래요. 제가 2만 불로 알고 있었는데요.

이호임 작가: 작년까지는 그랬습니다. 올해 토털 상금은 3만 2천 불이 나갔습니다. 그래서 그게 관심이 됐는지 여기 호주 작가들 플러스 그 가족들 해가지고 한 200여 명이 오셨습니다. 아주 성황리에 잘 마쳤고요. 최용준 총영사님이 축사를 해 주셨고 윤선민 문화원장님, 박새영 실무관님이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모전에는 Petrina Hicks의 예술 사진 작품이 우승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공모전에 낸 이 작품은 작가의 AP 작품으로 작가는 총 8점의 에디션을 만들어서 전부 판매 완료된 상태이고 공모전에 출품을 한 거는 자기가 간직하고 있던 AP 작품 2점입니다. 그중에 1 점을 acquisition으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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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rina-Hicks_Mnemosyne-IV 제11회 한호미술재단 미술 공모전 대상 수상작 (사진 제공 KAFF)
유화정 PD: AP Artist Proof 소장용 작품을 내놓은 거군요.

이호임 작가: 네 귀한 작품을 이번에 저희가 에퀴지션으로 받았습니다.

유화정 PD: 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은 2013년 첫 KAFF 공모전 이래 지난 10년간 이 공모전 전시 파트너로 협력하며 한호 미술 교류 활성화 증진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는데요. 이번 수상작 전시가 문화원에서 내년 1월 17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방문하셔서 호주 미술의 흐름을 느껴보는 시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호주 공영 SBS 한국어 프로그램 이달의 예술가 한호예술재단을 이끌고 계신 이호임 작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작가님 궁금한 점 한 가지 짚고 넘어갈게요. 앞서 KAFF 공모전의 대상 상금이 이전에 2만 달러에서 올해부터는 3만 달러로 상향 조정됐다고 하셨는데요. 매년 이 큰돈을 어떻게 마련하십니까?

이호임 작가: 사실은 상금은 작가들을 통해서 나오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원래 공모전을 비즈니스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는 예술을 돈과 결부시키면 무슨 불경죄를 짓는 듯한 교육을 받고 살아온 세대 이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돈이라는 것이 세상을 재는 척도가 된 듯 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만 상금은 원래 공모에 응하는 작가들이 낸 출품비 이것을 모아서 1등 수상자에게 한꺼번에 몰아주는 형식입니다. 그래서 엔트리 숫자가 많고 그러면 상금으로 쓸 수 있는 그 비용이 많아지겠죠.

유화정 PD: 그렇죠.

이호임 작가: 그래서 이것이 이제 상금하고 엔트리 숫자가 거의 비슷하게 되면 성공한 비즈니스라고 표현을 합니다. 작년에는 저희가 엔트리 숫자를 상금에 맞췄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가 공모전 일 생긴 지가 10년인데요. 10년이 넘었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도 또 이 세대를 좀 따라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3일에 그동안 에퀴지션으로 모아놓은 작품 판매를 위한 디너를 기획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한 90여 명이 참석을 했고 여기에서 네 작품을 판매하고 기금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그 기금이 결국은 상금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순환하는 그런 역할이죠. 그래서 저희 일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앞으로는 재단이 이렇게 그 entry fee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재단으로서의 경비 마련을 위한 어떤 사업을 통한 경비 이게 창출이 되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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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 11회 KAFF 공모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
유화정 PD: KAFF 공모전이 한국과 호주뿐 아니라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가 참여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 또 다른 모국어를 가졌어도 작품으로 승화되는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있는데요. 앞으로 내다보는 목표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지요?

이호임 작가: 저희도 처음에는 다문화사회의 어떤 예술을 통한 교류 이런 거를 목표로 삼았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트 프라이즈가 진행이 되면서 느낀 거는 우리가 굳이 이거를 어떤 특별한 목표로 삼지 않더라도 아트프라이즈에 모이는 사람들 자체가 다문화입니다. 그래서 이거를 굳이 비기너라든가 어느 나라 백그라운드라든가 이런 거를 관심을 두는 것보다는 이 자체가 소통의 장이니까 우리는 이거를 좀 더 큰 판으로 키울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호주 내에서 이 아트 프라이즈의 명예와 함께 우리 KAFF가 거듭나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운영위원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상금을 과감하게 그렇게 올렸습니다.

유화정 PD: KAFF의 활동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2021년 코로나 시기에 열렸던 <New Beginning> 그룹 전시회가 인상에 남는데요. 당시 사실 모두가 침잠했던 어려운 시기에 예술가들이 빚어낸 그 혼신의 작품들은 일반인들에게도 전시의 명제처럼 새로운 시작의 희망을 갖게 했다고 봅니다. 전대미문의 시기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는 건 상당히 위안이 됐는데요.

이호임 작가: 그때 이 New Beginning이라고 하는 이 타이틀은 문화원의 박새영 실무관이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유화정 PD: 아 박새영 실무관이 내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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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AF exhibition New Beginning 신재돈 작가 작품
이호임 작가: 네 제가 전시 기획 프러포즈를 냈을 때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줘가지고 이 타이틀을 만들게 됐고요. 그때는 그래도 코로나에서 약간의 제재가 좀 풀렸을 때였어요. 그런데 역시 60명 그 한 공간에 모일 수밖에 없는 그런 제한은 또 있었죠. 그래서 멀리 멜번 퍼스 브리즈번 등지에서도 작가들이 작품을 정말 제가 초대한 분들이 단 한 분도 거절 함이 없이 전부 작품을 보내왔습니다. 작품에 얽힌 사연도 참 다양하고 저도 의미가 깊었습니다. 물론 제가 초대한 건 우리 아트프라이즈에서 입선을 했거나 그다음에 수상한 작가들을 위주로 제가 초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타이틀에 걸맞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분들 그렇게 초대를 했는데 한 번의 리퀘스트에 그 모든 작가들이 다 응했다는 게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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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하는 이호임 작가 (작가 제공)
유화정 PD: 네 작가님 대외적인 다양한 활동을 역동적으로 해오고 계신데요. 그 이면에는 또 미술사 관련 글도 쓰셨고요. 또 호주 미술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타이틀로 200년에 걸친 호주 미술사 전반을 통찰하는 인문학 강연도 하셨어요. 이로써 이제 일반인들도 미술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는데 호응이 아주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이호임 작가: 조그마한 기회가 있어서 제가 그 갤러리에서 도슨트 Docent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그 위주로 설명을 드렸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좀 더 체계적인 어떤 호주 미술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호주 역사는 아시다시피 200여 년이 좀 넘기 때문에 크게 역사적인 것보다는 미술사 하고 같이 이렇게 접목해서 이해를 하시면 훨씬 더 쉽고 또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행을 통해서 현장 답사하는 식으로 저는 공부를 하는 타입이고 여러 곳을 다녔죠. 예를 들어서 'Mungo'라고 하는 곳 같은 데는 무려 세 번을 방문을 했습니다. 처음 가 가지고 잘 몰랐고 두 번째는 책을 보고 구체적으로 공부를 했고 이번에는 정말 알고 싶어서 그렇게 해서 한 세 번씩 방문을 했습니다.

유화정 PD: 호주의 원주민 미술에 대해서도 아주 해박한 지식을 피력하셨는데요. 원주민 작품은 이 점들로 구성된 그 특유의 표현으로도 눈길을 끌지 않습니까? 늘 궁금했는데요. 페인팅에 점을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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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임 작가
이호임 작가: Dot Painting이라고 하죠. 이거는 호주 전역에서 나타나는 미술 형식이 아니고 센트럴 오스트레일리아의 아트 형식입니다. 혹시 Papunya Tula 아트 무브먼트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유화정 PD: 지역 예술 운동이죠.

이호임 작가: 네 파푸냐 툴라라고 하는 지역 이름입니다. 여기에서 시작된 예술인 운동이고 제프리 바든(Jeoffrey Bardon)이라고 하는 백인 20대 청년 선생님이 발령을 받아서 파프냐라는 곳으로 갔는데 에버리즌들의 삶이 참 이렇게 피폐하고 뭔가를 바꿔야 되겠는데 하는 사명의식에서 어떻게 보면 그분이 아니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던 Dot Painting입니다.

유화정 PD: 그렇군요!

이호임 작가: 그런데 이제 그분들은 애버리진들은 또 지역마다 다 마찬가지지만 자기들만의 기호 같은 것이 있어요. 북쪽은 북쪽대로 남쪽은 남쪽대로 그런데 특별히 그 센트럴 오스트레일리아는 굉장히 좀 harsh한 지역이잖아요. 그러니까 모래사막 완전한 모래사막은 아니지만 사막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그 힘든 생활 속에서도 자기들을 위한 어떤 성호 같은 그런 신앙적인 어떤 기호 같은 게 있었나 봐요. 그러니까 이 선생님은 그것을 잘 캐치를 한 거죠. 그래서 이걸 한번 해봐라 하고 이렇게 유도를 하게 됐고, 그렇게 해서 그 dot이라고 하는 독특한 어떤 도저히 설명을 듣지 않고는 이해 안 되는 그런 형태를 만들어낸 것은 결국 그 선생님에 의해서입니다. 그리고 Dot Painting은 주로 이렇게 aerial view에서 표현하는 것쯤으로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모습. 그 점이라는 거는 나무의 윗부분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의 머리가 될 수도 있고, 그다음에 그냥 그 자체의 모래가 되기도 하고, 동물의 움직임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되기도 하고요.

유화정 PD: 아 네 그렇겠네요.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이호임 작가: 네 완전한 평면 예술이죠. 어떻게 생각하면 지구 최초의, 서양의 미니멀리즘보다 더 빠른. 피카소가 그렇게 얘기했죠. 피카소는
호주의 원주민 아트는 세계 최고의 추상 미술이다
이렇게 말했어요.

유화정 PD: 앞으로는 그 점(dot)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봐야겠습니다. 인터뷰 끝으로 짧게 여쭤봅니다. 미술이 주는 가치 한마디로 어떤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호임 작가: 미술의 가치는 '문화'와 '역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미술의 가치는 문화와 역사의 시작이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서 예술의 힘과 가능성 그리고 그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이호임 작가님, 오늘 귀한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한호예술재단을 통해 더 많은 의미 있는 활동과 성과를 기대하겠습니다.

이호임 작가: 네 고맙습니다.

유화정 PD: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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