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엔모어의 모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 한국계 오조운 셰프
- 2011년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이주한 뒤, 10년간 이탈리안 셰프로 근무
- Australian Good Food Guide에서 2023년 우수 레스토랑에게 수여하는 ‘모자(hat)’ 하나 수상
진행자: 11월 22인 오늘은 김치의 날입니다. 김치의 날은 2020년부터 한국에서 법정 기념일로 지정돼 왔다고 하는데요. 하나, 하나가 모여 면역 증강,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 이상의 효능을 만들어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날입니다. 그리고 이맘때면 한국에서는 본격적인 김장철이기도 하죠.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은 김치의 날을 맞아 김치 주간을 맞이하고 김치와 함께 맞있는 5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김치를 직접 만들고, 맛 보며,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5시 30분부터는 이탈리아 음식과 김치 퓨전에 대해 알아보는데요. 엔모어의 모던 이탈리안 레스토랑Osteria di Russo & Russo의 헤드 셰프 오조운 셰프가 진행합니다. 오조운 셰프 저희가 미리 만나서 김치와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입니다.
나혜인 PD: 엔모어의 모던 이탈리아 레스토랑 Osteria di Russo & Russo의 헤드셰프, 한국계 오조운 셰프 나와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오조운 셰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나혜인 PD: Osteria di Russo & Russo 나름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이탈리안 레스토랑인데요. 우리 한인 동포가 헤드 셰프로 계신지는 몰랐습니다. 언제부터 근무를 하셨습니까?
오조운 셰프: 네 루소 엔드 루소에서는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이제 한 2년이 되어가요. 그리고 엔모어라는 지역이 아마 한인 동포분들한테 익숙하지 않으실 거예요. 뉴타운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데 약간 젊은 세대부터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에요.
나혜인 PD: 그렇죠. 극장도 있고.
오조운 셰프: 네.
나혜인 PD: Osteria di Russo & Russo를 이끄시면서 오조운 셰프께서는 올해 Australian Good Food Guide에서 수여하는 모자 hat을 하나 받으시기도 했는데요. 셰프들에게는 이 모자가 대단한 영예입니다. 호주에서는 이 모자가 미쉐린 가이드의 별과 거의 비슷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오조운 셰프: 네. 감사합니다. 불과 두 달 전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큰 영광이었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랑 이제 레스토랑에서 워낙 유명한 셰프들을 많이 배출을 해 왔었어요. 그런 덕분에 다시 레스토랑에 모자를 씌워준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어요.
나혜인 PD: 미쉐린 가이드의 별과 이 호주의 햇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오조운 셰프: 우선은 제가 이렇다 저렇다라고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대중분들한테 조금 더 인식이 돼 있는 게 미슐랭 가이드북이에요. 굿푸드 가이드 같은 경우는 호주에서 자체적으로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멜버른 같은 경우는 디 에이지에서 모자를 하나부터 3개까지 기준으로 레스토랑을 평가를 해요. 매일 매년마다 발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미슐렌 같은 경우는 워낙에 많은 분들이 아시기에 제가 뭐라고 설명을 해드릴 수가 없을 것 같고요.
나혜인 PD: 제가 듣기로는 미쉐린 가이드가 호주까지는 오지 않기 때문에 호주에 자체적인 시스템이 생겼다라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굉장히 감격스러우셨겠어요. 발표가 났을 때?
오조운 셰프: 너무 좋았어요. 사실 너무 좋아서 며칠간 솔직히 잠도 설쳤던 것 같고…
나혜인 PD: 뭔가 꿈꾸셨던 그런 목표 중에 하나셨나요, 혹시?
오조운 셰프: 사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게 제가 굿푸드 가이드나 햇이라는 거를 몰랐거든요.사실 근데 이거를 시작하고 약간 이제 제 선배들이 받는 걸 보면서 나도 저런 걸 받아봤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다 보니까 목표라는 게 생기잖아요. 아무래도 받고 나서는 정말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정말요?
오조운 셰프: 네.
나혜인 PD: 그러셨군요. 정말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오조운 셰프: 너무 감사합니다.
나혜인 PD: 우리 오 셰프께서는 어떻게 이탈리안 요리에 입문하셨는 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오조운 셰프: 네. 처음에는 사실 일식을 시작을 했어요. 굳이 뭔가 해야겠다 정했던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어느 날 이제 달링허스트에 있는 이탈리안 가게에서 일을 시작을 했는데 이 사람들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냥 여기에 같이 섞이고 싶다라고 생각을 했던 게 어느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나혜인 PD: 그러면 지금까지 이탈리안 요리하신 지는 어느 정도 되신 건가요?
오조운 셰프: 저는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편이라 한 10년 돼 가는 것 같아요.
나혜인 PD: 그러셨군요. 처음에 일식을 하셨다가 이탈리안 요리로 바꾸셨다고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원래 요리를 하셨던 건가요? 호주에 오셨을 때…
오조운 셰프: 네. 처음에 호주에 왔을 때는 요리를 했었어요. 2012년도인가 그럴 거예요.
나혜인 PD: 네
오조운 셰프: 그러다가 이제 한국을 잠깐 돌아가게 돼서 그때는 다시 회사 생활을 조금 했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계속 부엌이 그리우셨나 봐요. 그래도…
오조운 셰프: 네. 약간 일은 너무 힘든데 사람들 간에 약간 팀워크라고 해야 되나 끝나고 나서 맥주 한잔하고 얘기 나누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사실 사람들끼리 뭔가 약간 운동하는 느낌 약간 한 팀에 소속돼서 뭔가 목표를 이루고 그날 하루 잘 보냈다 얘기하고 이런 느낌이 드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나혜인 PD: 그런 팀웍을 이루는데 헤드 셰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요?
오조운 셰프: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나혜인 PD: 네. 어떤 헤드셰프세요? 부엌에서?
오조운 셰프: 저는 그냥 일 잘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냥
나혜인 PD: 지금 이탈리아인 요리를 하신 지 10년이 되셨는데 그런데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음식을 먹고 자란 셰프가 전통 이탈리아인의 입맛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요. 처음부터 이탈리아 요리의 맛을 잘 이해하실 수 있으셨나요?
오조운 셰프: 사실 이게 사용하는 재료도 제가 잘 모르다 보니까 적응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니까 그렇잖아요. 지역이나 이제 거기에서 흔히 쓰는 이름조차 제가 모르니까 뭘 하나 가져오라고 얘기를 해도 그냥 찾아봐야 되거든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래서 재능이 없다고 많이 혼나기도 하면서 그냥 힘들었었는데 근데 그게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고 몸으로 배워가면서 저만의 조금 해석 방식이 생겨났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김치 관련 요리를 선 보이고 있는 오조운 셰프 Source: Supplied / Jowoon Oh
오조운 셰프: 사실 안 맞는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일단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간이랑 이제 제가 처음에 이탈리아를 배웠던 사람들이 원하는 간이랑 달랐고요.
나혜인 PD: 어떻게 다른가요?
오조운 셰프: 조금 저는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싱거웠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보통 한국 입맛보다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외국에서는 이제 한국 식당이 아닌 곳에서는 늘 소금과 후추가 테이블에 있잖아요. 본인의 입맛에 맞게…
오조운 셰프: 네. 저희는 이제 그런 식으로 입맛에 맞게끔 소금이나 후추를 더 첨가를 하는데 사실 이탈리안 음식은 그렇지는 않잖아요. 어떻게 보면 조금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그런데 이탈리안 요리에 최근에는 한국식 발효를 사용하신다고도 들었습니다. 쉽게 좀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어떤 건가요?
오조운 셰프: 저는 한국의 누룩이랑 식초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어요. 누룩 같은 경우는 고기들을 안정적으로 숙성되게 도와주고 연육 작용을 하게 만들어서 부드러워지게 만들어요. 그리고 동시에 약간 치즈 같은 풍미를 고기에 넣어주거든요.
나혜인 PD: 그냥 누룩하면 저희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막걸리 이 정도인데요.
오조운 셰프: 네. 그렇죠. 누룩으로 만들어지는 술 같은 경우에는 막걸리가 있죠. 근데 누룩 같은 경우에 이제 사람들이 고기나 이제 해산물이나 이런 그렇죠 고기들의 약간 좀 더 향미나 좀 더 오래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 있다는 게 약간 생소하실 거예요. 아마…
나혜인 PD: 네. 그리고 식초도 사용하신다고요?
오조운 셰프: 네. 식초 같은 경우는 식초의 산미 자체가 음식을 조금 더 잡아당기고 더 먹게끔 만들어주는 힘이라고 생각을 많이 해왔어요. 이거를 그래서 한국에서 배운 방식으로 그냥 다양한 호주 식초를 만들어서 음식에 적용을 하는 중이에요.
나혜인 PD: 이미 10년간 이탈리아 요리를 마스터하시고 어느정도의 경지에 오르셨는데 왜 한국 음식과의 퓨전을 시도하시는 지도 궁금합니다.
오조운 셰프: 네. 근데 저는 아직 한참 배우는 사람이라 마스터라는 말은 사실 아닌 것 같고요. 근데 요리를 이게 하면 할수록 제가 가진 배경을 무시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탈리안 레스토랑 같은 경우는 시드니에 정말 많이 위치해 있어요. 그래서 뭔가 하나라도 조금은 다르게 보여야 제가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판단을 했었어요.
나혜인 PD: 그리고 저희가 어떻게 생각하면 비이탈리아계 셰프이기 때문에 더 좀 전통적인 이탈리아 음식을 추구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오조운 셰프: 그렇죠. 어떤 사실 한국 셰프님들은 좀 더 이탈리아는 공부를 하시고 그 지역에 맞게끔 연구를 많이 하세요.
나혜인 PD: 그러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좀 뭔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거든요.
오조운 셰프: 네. 그런데 저는 요리를 되게 오래 해왔던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었기 때문에 늦게 시작을 했으니까 제가 좀 더 잘 할 수 있고 저라는 사람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라고 판단을 했어요. 사실 그렇게 찾다 보니까 아시안이랑 이제 한식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사실 그래서 이탈리아에 조금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미를 하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와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식초와 누룩 외에 쓰시는 다른 한국 식재료도 있으신가요?
오조운 셰프: 솔직히 있죠. 우선은 가게에서 어간장을 만들어 쓰고 있고요.
나혜인 PD: 네.
오조운 셰프: 네. 이건 조금 손이 많이 가서 사실 추천하진 않고요. 너무 힘들거든요. 이게 그리고 이제 된장은 쓰려고 노력은 하는데 잘 되지 않고요.
나혜인 PD: 네. 쉽지 않죠.
오조운 셰프: 이게 너무 세더라고요. 이렇게 향이...
오조운 셰프의 김치 파스타 Source: Supplied / Jowoon Oh
나혜인 PD: 네. 요즘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프렌치 레스토랑에도 김치가 들어간 이런 요리들이 조금씩 나오고 하더라고요.
오조운 셰프: 김치라는 게 사실 조금 많이 흔해졌죠 이제는. 그래서 저도 약간 이번에는 김치 파스타라는 거를 한국문화원에서 선보이려고…
나혜인 PD: 아. 그러세요.
오조운 셰프: 연구를 많이 해왔어요. 사실…
오조운 셰프: 네. 드디어 결정을 했어요. 제가 선보이는 요리가 이제 세 가지의 다른 김치가 접목된 조그맣고 현대적인 스네이랑 포도향이 나는 페코리노 치즈 그리고 김치로 만들어낸 소스로 파스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사람들이 좀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나혜인 PD: 김치 파스타 어떤 맛인가요? 그냥 딱 들었을 때는 약간 김치볶음밥과 비슷한 느낌일까 맛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볶음 김치를 연상하게 되거든요. 어떤 맛일까요?
오조운 셰프: 사실 김치 맛은 조금 은은하게 날 거예요. 아마 아무래도 김치도 숙성이 되면서 이게 조금 꾸리꾸리한 향이 나잖아요. 근데 제가 가져온 페코리노 치즈도 약간 포도향이랑 그렇죠 좀 더 꾸덕꾸덕하고 꾸리꾸리한 향미가 나요. 그래서 이게 조금 곁들여지면서 사람들이 먹었을 때는 되게 오래된 치즈 맛이 나는데 그 사이에 약간 김치 맛이 살짝 섞여 있는 그런 파스타일 거예요. 네. 맛있을 거예요.
나혜인 PD: 네. 기대가 됩니다. 오조운 셰프님께서는 김치 클럽이라는 모임도 설립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모임인가요?
오조운 셰프: 이 모임은 작년 한국도자기협회 초청 행사 때부터 여러 셰프님들이랑 얘기를 나누다가 아무래도 우리가 한국 가게들이랑 요식업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엮어주고 동시에 새로운 하이어글 불어 넣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만들어진 단체예요. 아직은 솔직히 작게나마 팝업으로 여러 군데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저는 조금 이게 파이가 커져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이제 한국 가게들을 좀 더 호주 요식업계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저희한테 연락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혜인 PD: 알겠습니다. 앞으로 호주에서 어떤 셰프가 되고 싶은지 오조운 셰프님의 꿈을 한번 나눠주신다면요?
오조운 셰프: 저는 이 직업을 선택하면 그래도 조금 더 재미있고 내가 굶어죽진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어요. 사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뭘 해야 될지 목표를 정하지 못한 것 같아요. 올해는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많은 성취를 이뤄서 뭔가 구체적인 꿈을 정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제가 조금 평범하게 저만의 공간을 가지고 사람들한테 음식을 베풀어줄 수 있는 가게를 열었으면 좋겠어요.
나혜인 PD: 그런 날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곳에서는 아마 김치파스타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조운 셰프: 사람들이 좋아해 주면 이번에 한번 메뉴에 넣어야죠.
나혜인 PD: 네. 엔모어의 모던 이탈리아 레스토랑 Osteria di Russo & Russo의 헤드셰프 오조운 셰프 님 함께 했습니다. 오늘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조운 셰프: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