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멜버른 인터내셔널 챔버 뮤직 컴피티션 (2023 MICMC) 7월 3일~9일 개최
- 1991년 시작돼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적인 콩쿠르로 총 상금 16만 호주 달러
- 국제무대 휩쓰는 리수스 콰르텟(Risus Quartet) 유력 우승 후보의 하나로 주목받아
- 호주민요 '왈칭 마틸다' 연주곡 포함…"이번 대회서 준비한 모든 곡 연주하고 싶어"
한국 출신 클래식 연주자들이 세계 유수의 음악 콩쿠르를 휩쓸며 우승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991년에 시작돼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적인 명성의 멜버른 인터내셔널 챔버 뮤직 컴피티션이 7월 3일부터 9일까지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대면 대회로 멜버른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특히 이번 대회에는 국제무대에 혜성같이 등장한 한국의 '리수스 콰르텟(Risus Quartet)'이 전 세계에서 참여하는 13개 팀과 16만 호주달러 상당의 상금을 걸고 기량을 겨룰 예정이어서 눈길을 끕니다.
현악사중주 앙상블 리수스 콰르텟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이해니 씨 연결했습니다.
유화정 PD (이하 진행자): 이해니 바이올리니스트 안녕하세요?
Violinist 이해니 (이하 이해니):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네 이제 막 멜버른에 짐을 푸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해니: 네 맞습니다.
진행자: 세계적인 콩쿠르를 앞두고 많이 긴장도 되시고 또 설렘도 있으실 텐데요. 멜버른 대회에 참가하는 소감 먼저 간단히 주신다면요.
이해니: 네 저희 리수스 콰르텟이 이렇게 큰 국제 콩쿠르에 초대돼서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요. 그리고 같이 참가한 쟁쟁한 실력의 연주자들과 같이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연주도 볼 생각에 기대가 됩니다.
진행자: 지금도 연습실에서 연결되는 것 같은데요. 연습을 하던 참이었나요?
이해니: 네 맞습니다. 어제 이제 도착해서 오늘부터 이제 연습을 시작하려고 막 도착해서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진행자: 리수스 콰르텟의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모두 서울대 동문들로 알고 있습니다.
이해니: 네 맞습니다. 저와 첼리스트 마유경은 서울대학교 동기이고요. 그리고 세컨드 바이올리니스트 유지은 그리고 비올리스트 장은경은 서울대 후배입니다. 저와 유지은, 장은경은 모두 미국에서 유학을 해서 인디애나 대학교, 텍사스 주립대학교를 졸업하였고요. 그리고 마유경은 독일 한스아이슬러에서 유학을 마치고 만났습니다.
서울대 동문으로 구성된 '리수스 콰르텟' 왼쪽부터 마유경(cello), 유지은(violin), 이해니(violin, leader), 장은경(viola)
이해니: 저희는 2020년에 코로나로 인해서 멤버 모두가 유학 도중에 한국으로 오게 됨으로써 시작을 하게 됐는데요. 2020년 5월에 처음 만났고 그리고 그때 당시 코로나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서 서로 연습 말고는 할 게 없었어요. 그래서 세컨드 바이올리니스트인 유지은 씨와 이제 비올리스트 장은경 씨가 원래 팀이 있었는데 현악사중주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그때 코로나와 함께 팀이 깨졌었고 저와 첼리스트한테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왔었어요.
그래서 이제 처음으로 리허설을 같이 해보았는데 그전에 다른 친구들과 했던 거에 비해서 합도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리허설을 계속할수록 또 재미있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서로 느는 것도 눈에 보이고 그래서 향상된 실력을 서로 느끼면서 국제 콩쿠르를 한번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 것 같습니다.
진행자: 제가 인터뷰 전 잠깐 프로필을 봤습니다. 창단 1년 만인 2021년 미국에서 열린 피시오프 챔버 콩쿠르 한국인 최초 실내악 부문 우승과 전 대회 그랑프리를 거머쥐었어요. 놀라운 신예 그룹으로 등장했고요. 뿐만 아니라 2002년에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위그모어홀 실내악 국제 콩쿠르 특별상 수상, 이외에도 연이어 세계 유수 콩쿠르를 석권하며 저력을 보이고 계신데 아 놀랍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톱의 위치에 오른 그 원동력은 뭘까요? 연습 연습 연습이었겠지만요.
이해니: 음 톱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부족하지만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고요. 저희가 2020년에 만나기는 했는데 그전에도 실내악에 관심이 많아서 유학 시절이나 뮤직 페스티벌 등에서 콰르텟이나 트리오 연습 및 연주를 꾸준히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방식으로 실내악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라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연습을 했고 그래서 좀 가능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수스 콰르텟 : 왼쪽부터 1st 바이올린 이해니, 2nd 바이올린 유지은, 비올라 장은경, 첼로 마유경
이해니: 네 라틴어로 웃음이라는 뜻인데요. 라틴어가 고대 로마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언어인데 저희가 하는 클래식 음악도 이태리 프랑스 독일 등을 기반으로 한 음악이기 때문에 라틴어에서 먼저 찾게 되었고요. 음악을 통해 웃음과 순간의 행복을 관객에게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리수스로 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또한 저희가 팀을 창단했을 때 코로나 19로 세계가 되게 많이 힘들었을 때잖아요. 그래서 그런 어려움들을 웃음과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풀어내고자 함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게요. 이름에 아주 큰 의미가 담겨 있어요. 사람들이 모두 기억할 수 있게 연주 때마다 이렇게 이름 소개를 하시면 좋겠네요. 음악 중에서도 특히 악기 분야는 1대 1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주 돈독하지 않습니까. 어떤가요. 리수스 콰르텟의 경우에는 음악의 방향성을 이끌어주는 멘토 혹은 롤 모델이 되는 그룹이 있습니까?
이해니: 네 저희가 미국으로 다 같이 레지던시 콰르텟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유학을 다녀왔는데요. 저희 선생님이신 미로 콰르텟이 굉장히 많이 이끌어 주셨어요. 음악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잘 듣고 배려하는 모습 같은 것도 오래도록 연주를 함께 할 수 있는 노하우라고 하셔서 그런 것들을 많이 전수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저희 창단일부터 한국에서 멘토처럼 함께해 주신 노브스의 전 멤버이자 비올리스트 겸 지휘자이신 이승원 선생님이 있는데요. 저희가 힘들 때마다 항상 도움을 주시고 콰르텟 선배로서도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십니다.
진행자: 독일의 문호 괴테는 '현악 4중주는 네 명의 지식인이 나누는 대화다'라는 명언을 남겼는데요. 그만큼 각 악기의 고유한 특성이 잘 드러나지만 또한 매끄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네 분 모두 솔로이스트로도 아주 출중한 연주가들이신데 4중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까요?
이해니: 굉장히 많겠지만 저는 테크닉적으로는 음정과 밸런스인 것 같고요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아이디어의 일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현악기이다 보니까 정말 음정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요. 음정과 밸런스가 딱 맞아 떨어졌을 때의 쾌감과 소리는 오케스트라 못지않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저희는 듣는 사람에게 감동을 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연주자이니까 저희 넷의 같은 생각과 느낌, 아이디어를 함께 관객분들께 전달했을 때 큰 시너지가 나는 것 같습니다.
리수스 콰르텟
이해니: 네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하나로 일치시켜서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이 정말 말씀하신 대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저희는 각 곡마다 스토리를 만듭니다. 그래서 그 스토리를 만들어서 풀어내기 위해 각 프레이즈에서 원하는 캐릭터가 뭔지 그럼 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테크닉을 써야 하는지를 의논하고요. 큰 음악적 이미지와 이야기를 먼저 짜고 디테일에 들어가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편입니다.
그러다가 의견이 규합되지 않을 때는 충돌되어서 아이디어로 그 충돌되는 아이디어로 연습을 해보고 선택하는 편이에요. 말씀하신 것처럼 리더로서의 통제력은 그래서 거의 없는 편입니다. (웃음)
진행자: (웃음) 받아들이는 것도 통제력의 하나죠. 일단 아이디어를 다 받아들이고 기다려주는 것. 현악 사중주는 실내악 중에서도 작곡가들이 특별히 사랑했던 편성인 만큼 수많은 걸작들이 있지 않습니까. 미국 내 순회공연, 북미 투어, 이태리 투어, 또 한국에서의 정기연주회 등 등 이런 다양한 연주 등을 통해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계신데요. 리수스가 가장 좋아하고 잘 소화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곡들은 어떤 성향의 작품들인가요?
이해니: 저희가 아직까지는 끊임없이 콩쿠르를 도전하려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콩쿠르에서 요구하는 고전 · 낭만 · 현대 이렇게 시대별로 준비하는 것이 익숙해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리수스의 장점이 되었고 각 작곡가마다 바뀔 때마다 다른 팀이 앉아서 연주하는 듯한 다이내믹한 공연이 저희 팀이 자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진행자: 이번 멜버른 대회와 같은 국제 콩쿠르를 앞두고는 특단의 연습에 들어가겠죠. 합숙 훈련도 하시나요?
이해니: 네 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여성 멤버들이라서 장점은 있을 것 같아요. 한 방에 다 모여 있을 수도 있고.
이해니: 네 맞아요. (웃음)
진행자: 곡 선택에서부터 무대 매너 또 드레스 색상 매치 등 이른바 콩쿠르 전략을 꼼꼼히 짜실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이해니: 네 멜버른처럼 큰 국제 콩쿠르는 아무래도 변수가 많을 수 있으니 일단 곡 선택은 저희가 가장 자신 있고 무대 경험이 많은 곡 위주로 선택을 했고요. 연주자로서 보여지는 시각적 효과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라 드레스 색상 매치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하이든과 같은 밝은 분위기의 곡을 연주할 때는 조금 더 쨍한 컬러의 드레스를 좀 입는 편이고, 베토벤 후기 작품처럼 어둡고 좀 무거운 작품은 어두운 계통의 풍성한 드레스를 입습니다.
리수스 콰르텟
이해니: 네 저희가 출발 전부터 "꼭 모든 곡들을 연주하고 오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왔는데요. 어쨌든 그렇게 된다면 1라운드는 하이든 71-2번과 리게티 1번, 2라운드는 멘델스존 f minor인 6번, 그리고 커미션 피스인 리 브라우드셔의 Resolve for String Quartet, 그리고 스테판 콘츠가 어레인지 한 왈칭마틸다를 연주할 예정이고요. 세미 파이널곡은 베토벤 59-3, 그랜드 파이널은 베토벤 후기 작품인 132번입니다.
진행자: 아 아주 짜임새 있게 구성을 잘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왈칭 마틸다(Waltzing Matilda, 호주 민요)를 연주하신다니까 아주 좋은데요. 호주 사람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환호하며 들을 것 같아요.
이해니: 네네 그것을 좀 노렸습니다. (웃음)
무엇보다도 멤버들이 오래도록 함께하는 콰르텟이 되고 싶습니다.리수스 콰르텟 리더 이해니
진행자: 끝으로 우리 리수스 콰르텟이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이해니: 일단 더욱 다양한 연주 장소와 홀에서 연주 기회를 많이 가져서 관객분들께 리수스를 더욱 많이 알리고 싶고요. 리수스 콰르텟만의 앨범도 내고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래도록 함께하는 멤버들이 오래도록 함께하는 콰르텟이 되고 싶습니다.
진행자: 이번 도전도 아주 좋은 결실 맺으리라 기대가 되고요. 아울러 앞으로 더 큰 도약 성원드립니다. 뜨거운 박수 보내드립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해니: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2023 멜버른 인터내셔널 챔버 뮤직 컴피티션에 출전하는 리수스 콰르텟의 이해니 바이올리니스트 함께 했습니다.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READ MORE
오케스트라 빅토리아 첫 한국인 악장...바이올리니스트 유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