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거리로 내몰리는 청년들...노숙자가 가장 많은 핫스팟은?

A young man sitting on the street with his head down

The Foyer Foundation has analysed which areas of Australia have the highest rates of youth homelessness. Source: Getty / PixelsEffect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불안정한 주거 위기가 청년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짚어봅니다.


유화정 PD: 부동산 가격이 점점 더 부담스러지면서 장기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죠?

홍태경 PD: 정부 서비스에 대한 생산성 위원회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3/24년에 지속적인 노숙을 경험한 사람이 3만7,779명으로 5년 전보다 25% 증가했습니다. 지난 24개월 동안 7개월 이상 노숙을 한 사람을 지속적인 노숙(persistent homelessness)이라고 말하는데요, 홈리스 오스트레일리아(Homelessness Australia) 케이트 콜빈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호주인이 장기 노숙 상태에 빠져 있으며, 집을 찾은 사람들조차도 적절한 지원 없이는 거주 상태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암울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유화정 PD: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호주 전역에서 청소년 노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매년 호주에서 12만2,000명 이상이 노숙을 경험합니다. 호주 보건 복지 연구소의 2023-24 노숙자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의 3만8,600명이 노숙자 서비스에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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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현실'…장기 노숙 호주인 5년 새 2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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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502:36
그리고 노숙을 경험하거나 노숙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조직인 포이어 재단(Foyer Foundation)의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의 청년들이 집이 없거나 살 곳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전국의 20개 핫스팟이 확인됐습니다.

유화정 PD: 청소년 노숙자가 많은 지역들은 어디인가요?

홍태경 PD: 빅토리아주의 라트로브-깁슬랜드 지역에 1,000명 이상이 집계되면서 가장 많은 청년 노숙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노던 테리토리 아웃백과 뉴잉글랜드 및 뉴사우스웨일즈 북서부 지역, NSW주의 일라와라, 서호주 아웃백 북부 지역이 상위 다섯 개 지역을 차지했습니다. 청년 노숙자가 많은 지역들 상위 20위권 대부분이 모든 주와 테러토리의 지방 지역이었습니다.
A graphic showing the top 10 places for youth homelessness in Australia.
Analysis from the Foyer Foundation has identified the hotspots for youth homelessness in Australia. Source: SBS
포이어 재단의 이번 조사에서 노숙을 경험하는 청소년 수, 청소년 실업률, 고등학교 졸업률을 함께 분석했는데요, 목록을 보면 청소년들이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이 농촌 지역 센터나 더 멀리 떨어진 오지, 그리고 일부 도심 지역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이는 청년 노숙 문제가 그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화정 PD: 청소년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청년 주거 위기의 배후에는 어떤 원인이 있을까요?

홍태경 PD: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청소년 노숙자 문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생활비 급등, 저렴한 공공 주택 부족, 높은 가정 폭력률이 포함됩니다.

포이어 재단의 공동 대표인 코린 모팻 이사는 "이중 소득을 가진 성인들도 주택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소득이 필요한 청년의 경우에는 더더욱 고군분투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주거 시설을 갖는 것이 매우 어렵고, 그런 여건이 없는 젊은이의 경우에는 학교를 마칠 수 없고, 공부를 이어갈 수 없거나 직장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합쳐지면 현재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이 매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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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렌트비 부담 3만1,252달러"... 노숙자로 몰려나는 호주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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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2/202406:31
유화정 PD: 청년들을 위한 지원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정부나 단체의 지원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건가요?

홍태경 PD: 포이어 재단은 정부에 청소년을 지원하고 그들이 노숙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기 위한 유스 포이어(Youth foyers) 서비스와 중장기 주택 서비스에 추가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스 포이어에서는 16세에서 25세의 청년들에게 최대 2년 동안 임시 주거 시설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주거 시설, 청소년 근로자와의 연결, 교육 또는 취업을 위한 지원을 제공합니다.

모팻 이사는 많은 젊은이들이 위기 센터나 긴급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했습니다. 일시적인 위기 지원 서비스 외에도 젊은이들은 중장기 주택 지원이 필요하지만, 거기에는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청년들이 그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로가 없다는 겁니다.

유화정 PD: 청년들이 어린 나이에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되고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에서 주거 요소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할 수 밖에 없을텐데요,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List showing the 11-20 homelessness hotspots in Australia
The homelessness hotspots include rural, regional and metropolitan areas. Source: SBS
홍태경 PD: 맞습니다. 십대나 성인 초기에 노숙을 경험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남호주대학교의 데이비드 맥켄지 부교수이자 청년 노숙자 문제를 다루는 기관인 업스트림 오스트레일리아(Upstream Australia) 대표는 주택 지원과, 정신 건강 지원, 취약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학교와의 협력 등을 포함하는 예방 정책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나중에 대처법을 찾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문제 발생을 줄이기 위해 예방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15세의 나이에 무언가 잘못되기 시작하고 나를 도울 사람도 없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고, 나의 삶을 바로잡아 줄 사람이 없다면, 여러 면에서 장기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맥켄지 대표는 말했습니다.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청소년들은 성인들보다 환경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그들을 지원하고 어려움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청소년 노숙을 경험한 사례자 이야기가 있다고요?

홍태경 PD: 현재 스물 세살인 타이라 찬햄튼 씨는 현재 사회복지학 학위를 취득하고 호주 전역에서 사회복지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찬햄튼 씨는 청소년 시절 사회복지사의 지원을 통해 2년 동안 유스 포이어의 도움을 받았던 것이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고 말합니다. 지원 서비스 없이는 불안정하거나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는 젊은이들이 안전한 주거지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찬햄튼 씨는 말합니다.

"젊은이들이 차나 거리에서 살거나 위기 숙박 시설에서 머무르면서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지만, 그들은 갈 곳이 정말 없습니다."
A young woman sitting down and smiling at a camera
Tyrah Chan-Hampton has experienced homelessness and housing insecurity. Source: Supplied
찬햄튼 씨는 청소년 시절에 주거 불안정을 경험했지만 '노숙자'라는 단어에 공감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합니다. 가정폭력으로 엄마와 함께 11살 때 보호 시설에 들어갔고 이모와 함께 친족 보호를 받으며 지내다 노숙을 경험하기도 했고 보호소에서 살기도 했으며 그다음에는 대가족과 함께 살았습니다. 찬햄튼 씨는 항상 자매와 사촌들과 한 침대를 공유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찬햄튼 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건 물리적인 불편함보다 노숙과 주택 불안정에 대한 낙인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랫동안 수치심에 시달리면서 어린 시절 찬햄튼 씨는 자신이 노숙을 경험하고 있다고 믿지 않고 싶어했다고 말했습니다.

유화정 PD: 노숙이라는 단어에 대한 수치심으로 인해 나와 동일시하고 싶지 않았다는 어린 아이의 마음, 안타깝고 이해가 됩니다. 정부에서는 이렇게 위기에 내몰린 청년들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홍태경 PD: 정부도 청년 노숙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회 복지부 대변인은 SBS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정부와 주택 및 노숙자 지원 부문, 더 넓게는 커뮤니티에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저렴한 공공주택을 늘리고 노숙자 문제 개혁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에 대한 일환으로 공공 주택 및 노숙에 관한 국가 협정(National Agreement on Social Housing and Homelessness)에 따라 노숙을 경험하거나 노숙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호주의 사회 주택 및 노숙 서비스 부문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주 및 테러토리 정부에 93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또한 지역 사회 기반 조기 개입 및 예방 프로그램인 리커넥트 프로그램(Reconnect Program)을 통해 청소년 노숙 예방 서비스에 9,17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가정 폭력을 경험하는 여성과 어린이, 노숙을 경험하거나 노숙 위기에 처한 청소년을 위한 숙박을 지원하기 위해 연방 정부에서 추가로 1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정부가 발표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택 기금의 일환으로 대규모 공공주택 건설 계획도 발표된 바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연방 정부의 100억 달러 규모의 호주 주택 미래 기금의 첫 번째 개발 그룹으로 5개 주에 걸쳐 800개가 넘는 공공 주택이 건설될 예정입니다. 제안된 신축 주택 중 약 700채는 멜번에, 53채는 NSW에, 37채는 서호주, 남호주에는 18채, 그리고 태즈매니아에 10채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주택 기금은 5년 동안 4만 채의 저렴한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첫 번째 라운드에서는 1만3,700개의 부동산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유화정 PD: 네 잘 들었습니다. 친절한 경제, 오늘은 급증하고 있는 주거 위기에 따른 청년 노숙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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