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항암제 내성·전이 등 암 치료 방해 주요 요인…DNA 변이보다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의해 발생
- 후성유전학은 암뿐만 아니라 다른 면역 질환에도 중요한 역할로서 미래의 연구 전망 밝아
- 하버드 의대 포스트닥 항암제 개발 연구 후 서울대 생명과학부 연구교수로 후성유전학 연구
-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Gregg Semenza 교수와 공동 연구 경험 가장 기억에 남아
첨단 의학의 시대지만, 암은 여전히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되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의 발병과 진행은 단순히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후성유전학적 요인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과학 인터뷰 오늘은 후성유전학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암 연구를 선도하고 계신 퀸즐랜드 대학교 이세웅(Jason Lee) 교수님과 함께 후성유전학이란 무엇이고 그리고 암 연구에서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화정 PD: 이세웅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세웅 교수: 네 안녕하세요 유피디님.
유화정 PD: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세웅 교수: 네 저는 퀸즐랜드 대학교에서 암 연구하고 있는 이세웅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후성유전학 관련해서 여러 가지 질병 모델, 그리고 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간단하게 말씀을 주셨는데요. 유전학 제네틱스Genetics라는 단어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하지만, 후성유전학(Epigenetics)은 좀 생소한 단어입니다. 기존의 유전학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이세웅 교수: 네 여러분들이 많이 알고 계시는 유전자라든가 아니면 소위 말하는 염기서열 DNA를 잘 알고 계실 텐데요. 후성유전학은 이런 DNA를 통해서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지 않고, 다른 기작에 의해서 조절이 될 수 있는 것을 연구를 하는 학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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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인터뷰: 암의 숨겨진 코드 '후성유전학'으로 풀다...퀸즐랜드 대학교 이세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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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5
예를 들어, 저희들이 바깥에서 보이는 애벌레라든가 아니면 나비 곤충은 사실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지만 굉장히 다르게 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이제 볼 때 DNA는 같지만, 다르게 특성과 형태를 보일 수 있는 그런 것을 이제 저희가 후성유전학이라고 하는데요.
우리 몸에도 사실 여러 가지 세포들이 있습니다. 대략 한 200 가지의 다른 세포 종류들이 있지만 이 세포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은 DNA는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세포들이 각각 자기의 역할을 다르게 하고 있고요. 또 기능도 다르고조직이라든가 특이적으로 유전자를 발현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마 한 3-40년 동안 유전학을 통해서 사람들의 질병에 일어나는 DNA의 돌연변이라든가 아니면 여러 암 치료제들이 개발을 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사실 이 치료제들이 가지고 있는 내성은 사실 암을 치료하는 데 굉장히 힘들게 만들죠. 이런 내성이 생기거나 전이된 암 세포 아니면 처음에 암 세포들을 이제 비교를 하게 되면 유전적인 변화보다는 후성유전학적인 변화가 많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Jason Lee in lab at 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 2021
이세웅 교수: 네 저도 사실 후성유전학 연구를 할 때는 이렇게 오래 후성유전학이 밝혀졌는지는 모르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동일한 DNA를 가지지만 이 개체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형질과 기능을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는데 이게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이제 거의 뭐 100년이 다 돼 가고 있는데요. 1940년대에 Conrad Waddington이라는 교수님께서 처음 이 후성유전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사용하셨고요.
그리고 이제 이게 유전자 발현이 되는 데에는 DNA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환경이라든가, 시간이라든가 아니면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렇게 제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후성유전학 연구는 모든 면에서 유전학보다 더 어렵습니다.
유화정 PD: 말씀을 들으니 그럴 것 같습니다.
이세웅 교수: 네 유전자에 의해서 유전이다 키가 크고 작고 이런 것도 그렇고 머리가 빠지는 것도 그렇고 유전이라고이제 얘기를 많이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요. 후성 유전학적은 설명하기에도 굉장히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세포 안에서 어떻게 DNA라든가 이 염기 서열이 있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모든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고요. 또 신약 같은 것들도 이제 개발을 하는 데도 쉽지 않고요.
그렇지만 하나의 장점은 질병 하나의 질병 모델에서 국한되지 않고 저희가 다양하게 생물학적 시스템을 사용해서 여러 질병들을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궁금해지는 게,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어떻게 질병과 연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들이 이 영향을 크게 받는지요?
이세웅 교수: 제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보통 암을 주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폐암이라든가 유방암 대장암 같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일어나는 암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후성 유전적 변화 말하자면 DNA 염기 서열의 변형이 되거나, 그리고 어떻게 생활을 하느냐 사람들이 흡연을 하는지 아니면 식습관이 어떤지 운동을 하는지 아니면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그런 외부 요인에 의해서 변형이 오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암 이외에도 지금 성인병으로 당뇨병, 심혈관 질환, 우울증이라든가 아니면 알레르기 천식 그리고 알츠하이머와 같은 유전적 그리고 후성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긴다고 하고요. 아마도 이러한 것들이 연구가 될 때 어떻게 하면 동일한 이 염기 서열 DNA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들이 다른 질병을 가질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밝혀내는 데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Lee Lab, QIMR Berghofer, with PhD student Francesco Casciello 2020
이세웅 교수: 네 그렇죠. 그리고 이제 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종양 치료는 이 암에 대한 치료제의 저항성과 또 암이 어떻게 다른 부위로 전이를 하는지 그런 진행 연구를 하는데, 외부 자극이라고 말을 하죠. 약물 치료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종양 안에 있는 저산소 상황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해서 영향을 받으면서 후성유전적 변화의 영향을 연구하기에 정말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유화정 PD: 후성유전학 연구 그룹을 이끄는 리더이며 또 교수님으로서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어떤 학문적인 배경과 전공 과정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여정을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세웅 교수: 저는 UNSW에서 이제 학부를 하고요. 그리고 학부 끝나고 나서 연구를 1년 동안 할 수 있는 honours research라고 하는 것을 이제 소아암 연구소에서 혈액암 루키미아 관련해서 항암제 저항 관련 연구를 했었고요. 그리고 끝나고 나서는 아무래도 혈액암은 좀 아닌 것 같다 해서 제가 박사 학위를 어디서 할까 고민을 하다가 그때 시드니 대학교 의과대학 Royal North Shore Hospital 에 지금 위치한 Kolling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라는 곳에서 호르몬이 어떻게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기회가 있어서 이제 그쪽에서 박사학위를 마쳤고요.
박사 학위를 마치고 나서는 뭔가 좀 답답함이 느껴져서 아무래도 좀 해외에 나가서 좀 연구를 해보고 싶다 해서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의과 대학의 Dana Farber Cancer Institute에서 유방암 연구를 계속 진행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호주로 다시 돌아오려고 했었는데요. 그때 또 한국에 있는 친구하고 같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 연구 교수로 암세포에서 후성 유전학을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을 하게 됐죠. 거기서 한 6년 정도 이제 일을 하고 2013년 이제 한 10여 년 정도 됐죠. 호주에 다시 돌아오게 됐는데, 돌아올 때에는 Queensland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 (QIMR) 라고 이 연구소에서 후성유전학을 연구하는 사람을 찾고 있어서 이제 이쪽으로 오게 되었고요. 그리고 이제 지금 최근에 퀸슬대학교 의과대학 쪽에 있는 Frazer Institute에는 작년에 조금 더 환자 치료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 연구실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곳이 혹시 Gardasil이라고 vaccine 아시는지 모르겠는데요. 경부암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한 Ian Frazer교수님이 계셨던 곳이에요.
유화정 PD: 아 네네!
이세웅 교수: 그래서 앞으로 이쪽에서 제가 암 연구나 아니면 백신 개발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지금 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Griffith University 겸임 교수로도 학생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Presentation at Australian Melanoma Conference 2024
이세웅 교수: 네 호주에서 이제 미국으로 가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또 가고 다시 호주로 다시 돌아오는데 여러 나라를 거쳐서 연구를 하면서 제가 하늘에 뿌린 금액이 꽤 되는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제가 후성 유전학을 공부하는데 호르몬이 어떻게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데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때 이제 박사 과정을 진행을 했었고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유방암 연구에 대한 연구 지원이 굉장히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연구라든가 아니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지원이 있었는데, 시대가 좀 지나면서 조금 더 희귀성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치료가 더 힘든 유방암뿐만 아니라 췌장암이라든가 난소암 그리고 피부암들 이런 것들 연구도 이루어져야 된다는 강조가 많이 되면서 최근에요. 저희가 요즘에는 이제 다른 암도 연구를 하고 있죠. 후성유전학은 사실 암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면역 질환 같은 것들도 공동 연구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The Eagle Pub, Cambridge University where Crick and Watson made the first public announcement of the discovery of DNA (with collagues at Cambridge, Harvard and Oxford
이세웅 교수: 제 생각에 이 유방암 발병률이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망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마도 한 20년 30년 전부터 연구 지원을 많이 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발생률은 많다고 하는 것은 사실 제가 보기에는 mammogram 같은 유방암 screening program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기 발견도 할 수 있고 또 대중들의 인식도 증가해서 이렇게 유방암 테스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고요. 또 치료하는 데 여러 가지 약이 개발되면서 유방암 생존률도 개선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아까 잠시 말씀드렸었던 이 치료하기 굉장히 힘든 췌장암이라든가 난소암 같은 경우에는 유방암처럼 이렇게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스크리닝 프로그램도 없고요. 또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암을 늦게 발견하게 되죠. 그래서 늦게 발견하게 된 환자들에서는 치료가 굉장히 힘들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저희 연구실에서는 췌장암과 난소암도 어떻게 임상적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초점을 맞추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교수님께서는 그동안 연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발표하신 연구 저널이나 수상 경력 중에서 특히 의미 있었던 부분을 좀 소개해 주신다면 어떤 것일까요?
이세웅 교수: 제가 한 20년 동안 연구를 많이 했는데 정말 연구는 끝이 없는 것 같고요. 지원 같은 경우에는 호주(NHMRC · MRFF) 라든가, 아니면 미국 국방부 아니면 다른 연구 재단 같은 데에서 연구를 많이 받았고요. 그런 연구 기관의 도움을 받아서 후성유전학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하고 싶고, 또 연구를 위해서 소중한 임상 샘플을 저희 연구실에 기증해 주신 암 환자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고요.
한 가지 기억이 나는 것이 있다고 하면 2019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신 Gregg Semenza 교수님과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과 같이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생각하고요.

Photo with the Nobel Laureate Gregg Semenza, 서울 인사동 2010
유화정 PD: 아 네!
이세웅 교수: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을 저희가 하고 있는데 앞으로 임상 실험으로 들어가기 전 해야 할 실험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많지 않은 연구비를 가지고 실험을 수행해야 되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열심히 저희 실험하고 있는 저희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요.
유화정 PD: 연구실에는 한국인 과학자들도 있습니까?
이세웅 교수: 저희 연구실의 한국인 과학자는 지금 현재 한 분 계시고요. 박사후 연구 펠로우 한 분이 계시고 그전에 한 학생이 한 3~4명 정도 거쳐 지나갔습니다.
유화정 PD: 세계적으로 역량을 인정받는 한국 과학자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후성유전학이 유전자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후성유전학이 타고난 유전적 운명을 과연 바꿀 수 있을까?" 교수님께서는 후성유전학의 가능성과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는지요?
이세웅 교수: 제 생각도 중요하겠지만 이제 한 2010년 정도 됐을 때 타임지에 이제 커버에 이런 문구가 실렸었는데요. Why Your DNA Isn’t Your Destiny 라고 해서 'DNA가 꼭 운명은 아니다. 삶의 선택에 의해서 유전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제 그런 것을 가지고 얘기를 한 아티클이 있었는데요.

The cover of Time magazine
여러 가지 분야가 있겠지만 요즘에 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non-coding RNA라든가, 아니면 exosome이라는 이런 물질을 가지고 후성유전학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또 단일 세포 프로파일링(single-cell profiling), 아니면 이제 그 조직 자체를 크게 분석을 하면서 연구를 하고 있는 special multi-omics analysis와 같은 기술적 발전은 앞으로도 후성 유전학 연구를 더욱 가속화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유화정 PD: 다중 오믹스죠. 과학 인터뷰를 통해서 저희 청취자분들도 이 정도는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웃음) 오늘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후성유전학에 관심을 기울일 미래 과학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과학자로서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마음가짐에 대해서 조언의 말씀을 주신다면요?
이세웅 교수: 요즘 연구는 뭐 굉장히 buzzword죠. AI 그리고 또 automation 뭐 이런 것들로 인해서 굉장히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서 적응을 많이 빨리 해야 될 것 같아요.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중요한 것 같고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고 연구 지원이 잘 안 되고 그래도 끝까지 좀 끈기를 가지고 자기 연구를 이어가는 끈기와 결단력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결국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그것이 이제 하는 일이 단순한 내가 해야만 하는 그냥 일 job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또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되네요.
젊은 연구자들에게 제가 해 주고 싶은 말을 한 가지 고른다면, 아까 잠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신이 진정으로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뭐 연구한다고 그래서 노벨상을 받을 거를 노리고 한다거나, 아니면 신약을 개발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장점을 타겟팅을 해서 일을 한다거나 뭐 이런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연구를 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 하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기여를 할 수 있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Jason Lee, MultiOmics conference Dec 2022
이세웅 교수: 연구를 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어야 되는데요. 제 아내가 항상 하는 얘기가 “왜 당신의 시간만 그렇게 중요하고 내 시간은 중요하지 않느냐?” 하면서 하소연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이제 시간이 좀 남았을 때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고 있고요. 아마도 호주 생활의 장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다행히도 저희 제가 아이 둘이 있는데 이제 10대 자녀들이고요. 제가 예전에 듣던 80년대 90년대 좋아했었던 음악을 저희 아이들이 좋아해줘서 종종 제가 아이들 나이였을 때 들었던 노래를 함께 듣고, 그때는 apple music이나 이런 spotify나 youtube 이런 디지털에 의한 것들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제가 테이프에 이렇게 녹음을 하던 그런 때를 얘기해 주면서 음악을 좀 듣곤 하죠.
유화정 PD: 저희가 오늘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그러면 어떻게 집안일도 좀 도와주시곤 하시나요?
이세웅 교수: 집안일도 제가 좀 많이 좀 하려고 하지만 퀸슬랜드의 이 무더운 날씨에 잔디 깎기는 정말 힘들고 좋아하지 않고요. 그렇지만 저희 동네에 정말로 골프장 퍼팅 그린처럼 완벽한 앞마당을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는데, 결과가 제 본업만큼 마음가짐대로 나오지 않아서 거듭 실패를 맛보고 있습니다만 나름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웃음)
유화정 PD: 잔디 깎기에서도 실패를 맛보고 계시다.. 연구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때도 많으실 텐데요. 그런 순간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얻으시는지요?
이세웅 교수: 제가 연구하고 있는데 특히 이 생물의학 연구는 의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실험을 설계하고 또 수행하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답을 찾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즉각적으로 문제를 탐구를 하고 해결할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런 과정 자체를 굉장히 즐기고 있고 또 그것이 제가 연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제가 5년 후 10년 후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래도 뭔가 흥미로운 것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유화정 PD: 네. 듣는 저희도 궁금해집니다. 연구를 즐기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모습 정말 인상적입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후성유전학이 암 연구에서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 분야가 열어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세웅교수님,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세웅 교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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