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OECD 38개국 중 24개국은 상속세 존재
- 호주 1970년대 후반 상속세 폐지 후 꾸준히 재부과 비판 직면
- 한국, 일본(55%)에 이어 상속세율 50%로 가장 높은 국가
- 베이비부머 세대 보유 자산의 향후 20년 간 상속분 약 3조5,000억 달러
나혜인 PD: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상속세 없는 호주의 상속분이 향후 20년간 3조 5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옴에 따라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상속세를 도입해야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얘기 나눠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호주는 상속세가 없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호주는 상속세가 없는 대신 상속받은 자산을 처분할 때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라는 양도소득세 개념의 세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사안이기때문에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상속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홍태경 PD: 부를 축적한 사람이 사망한 후 상속하는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면 호주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 오래전부터 일부에서 주장해오고 있는 문제입니다. 비영리 단체 앵글리케어(Anglicare)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가 OECD 주요국 중 드물게 상속세가 없는 국가에 속하지만 정부가 이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주장합니다.
앵글리케어 오스트레일리아의 새로운 보고서에서는 상속세가 "더 공정한 부의 재분배 시스템을 제공해 부유층 자산이 계속 대물림되면서 부의 격차가 심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부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세대 간 공정성을 목표로 하는 싱크탱크 씽크 포워드(Think Forward)는 "근로소득이 아닌 자산소득에 세금을 부과"해 젊은이들이 기회에 더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나혜인 PD: 사실 호주는 주와 연방 상속세를 부과했었지만 유권자들의 비판을 받으며 1970년대 후반에 폐지된 바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19세기 호주에 상속세가 처음 도입되면서 연방 및 주 차원에서 세수를 창출하고 부의 공평한 재분배를 목표로 내세웠었는데요,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상속세는 점점 많이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히 이미 소득세를 납부한 자산에 다시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이중과세로 인식되면서 정치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로 인해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던 1970년대 호주 정부는 상속세를 폐지하기에 이릅니다.
먼저 1977년 퀸즐랜드 주의 상속세 폐지에 이어 79년에 태즈매니아 주, 81년에 뉴사우스웨일스 주기 뒤를 이어 상속세 폐지에 나섰고 결국 1979년 말콤 프레이저 연방 정부도 상속세를 공식 폐지하게 됩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호주인들이 향후 20년 동안 상속받게 될 유산이 약 3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엄청난 부의 승계가 진행되는 셈이군요.
홍태경 PD: 네. 그리피스 대학교 연구원들은 추정한 연구 결과인데요, 호주인들이 향후 20년 동안 상속받게 될 약 3조 5,000억 달러는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부의 이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평균적으로 각 수혜자는 약 32만 달러를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조사 회사인 코어데이터(CoreData)의 분석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946년에서 64년 사이에 태어난 약 400만 명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약 4조 9,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혜인 PD: 그렇게 보면 상속세가 없는 호주에서는 실제로 부의 대물림이 쉽고 세금의 재분배 효과가 없기때문에 부가 부유층에 더 집중되는 부의 불평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앵글리케어의 보고서는 호주의 세금 제도가 "자산이 풍부한 가구와 임금에만 의존해야 하는 가구 간의 경제적 격차를 심화시켰다"고 말합니다. 보고서는 또 호주가 OECD 국가들 중에서 드물게 상속세를 폐지한 나라로 38개 OECD 국가 중 24개국이 상속세 또는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혜인 PD: 그럼 다른 국가들의 상속세 부과 현황을 살펴보죠.
홍태경 PD: 2020년 기준으로 프랑스의 경우 상속세와 재산세를 통해 GDP의 약 1.5%, 벨기에는 0.9%, 독일은 0.7%에 해당하는 국가 재정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상속세율은 45%, 벨기에와 독일의 상속세율은 30%인데요, 하지만 가장 높은 최고 세율을 적용하는 곳은 단연, 일본과 한국으로 각각 55%와 50%입니다. 이외에 아이슬란드, 튀르키예는 10%, 스위스는 7%, 이탈리아 4%로 상당히 낮은 나라들도 있습니다. 또한 호주와 같이 상속세를 폐지했거나 다른 방식으로 상속세를 대체하는 나라들은 노르웨이나 뉴질랜드가 있고, 룩셈부르크와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은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가족에 대한 상속세는 면제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이렇게 높은 상속세율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최근 상속세 개편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죠.
홍태경 PD: 조기 대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한국은 상속세를 필두로 여러 세제 개편 문제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야당에서 상속세 공제한도를 현행 10억원에서 18억원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먼저 언급하면서 상속세 개편안에 대한 포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의 현제 상속세 공제한도는 1997년부터 28년째 변함이 없는데요, 같은 기간 물가는 96% 올랐고 1인당 국민총소득은 3.8배로 뛴 것을 감안하면 현실에 맞게 기준을 재정비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조세의 형평성을 위해 상속세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를 앞서 들어봤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상속세 도입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상속세 비판론자들은 상속세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이미 소득세나 자본이득세의 대상이 된 자산에 대해 이중 과세에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따라 앵글리케어 보고서는 고액 상속에만 적용되는 재산세를 부과하자는 내용을 포함한 여러 가지 과세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2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은 과세 대상이 되고 그 금액 미만에 해당하는 상속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영국의 상속세와 비교하면 훨씬 높은 공제한도인데요, 영국의 상속세는 사망한 사람의 재산, 소유물 및 자산에 대해 32만5,000파운드(64만4,000달러)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40%의 상속세를 부과합니다.
앵글리케어 보고서가 제시하는 또 다른 모델은 상속받은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자본 이득세를 도입하자는 것이 있고, 또 다른 내용으로는 슈퍼애뉴에이션 즉 퇴직연금 상속에도 세금을 부과하자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호주의 경우 세계 최대의 슈퍼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손꼽힐만큼 연금 재정이 탄탄한데요, 그만큼 퇴직연금 상속분도 만만치 않겠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앵글리케어의 케이시 챔버스 CEO는 가족에게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높은 퇴직연금 잔액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퇴직연금은 은퇴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퇴직연금의 궁극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부유한 사람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고 물려주는 또 다른 방법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혜인 PD: 반대로 상속세 폐지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은 어떤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 건가요?
홍태경 PD: 앞서 말씀드린 이중 과세 문제 외에도 과세 개편은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도입하기는 어려운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부모 세대가 힘들게 모은 자산을 자유롭게 자녀에게 물려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금 감면은 올해 연방 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논쟁의 주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씽크 포워드의 토마스 워커 CEO는 이번 선거의 유권자의 약 50%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백만장자가 인생을 막 시작하는 젊은이들보다 더 보상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해, 부유한 노년층이 더 큰 부를 축적하고, 젊은 세대는 경제적 안정을 마련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을 정부가 나서서 종식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나혜인 PD: 네 잘 들었습니다. 친절한 경제, 오늘은 연방 선거가 가까워져 옴에따라 호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속세 개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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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신규 주택 대출 사상 최고치…금리 인하가 미칠 영향은?
SBS Korean
18/02/2025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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