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색다른 서부 영화 ‘퍼스트 카우 First Cow’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 이야기 나눌 영화는 조금 색다른 웨스턴 영화입니다. 켈리 라이카트(Kelly Reichardt) 감독의 2019년 작품 <퍼스트 카우 First Cow>입니다. 얼마 전 <쇼잉 업 Showing up>이라는 신작으로 또 한국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는데요, 주인공 쿠키 역할의 존 마가로는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로 또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하기도 하죠.

나혜인 PD: 네, 색다른 웨스턴 영화라고 하셨는데요,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서부영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합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19세기, 1980년대 초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쿠키라는 인물을 따라갑니다. 사냥꾼들의 식량, 식사 담당이었던 쿠키는 사냥꾼들의 여행길을 함께 하며 계속해서 목표지점으로 움직입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탓에 식량을 구하기도 어렵고, 거친 사냥꾼들이랑 어울리기에 쿠키는 어딘가 매우 섬세하고 유약해 보입니다. 어느 날 숲에서 야영을 하던 중, 러시아 무리에게 쫓기던 킹 루라는 사람을 만나고 그를 숨겨 도와주게 됩니다. 킹 루는 살해 혐의로 쫓기던 중국인이었는데요, 쿠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그렇게 그들은 헤어집니다. 이년쯤 뒤 한마을에 정착한 쿠키는 그곳에서 킹 루를 재회하고, 쿠키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킹은 이런 저런 사업 구상 아이디어-그러나 허황된-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나혜인 PD: 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서부 영화 특유의 강인하고 마초적인 남성들의 모습보다는, 그 시절에 충분히 있을법한 일반 사람들, 혹은 아웃사이더들의 모습을 엿보는 느낌이 드는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킹은 돈, 사업 등에 관해 거창한 이야기를 떠드는 반면 쿠키는 그 마을에 최근에 도착한 젖소 한 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소에서 나온 우유로 빵을 만들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킹과 쿠키는 밤에 몰래 젖소의 우유를 훔쳐 빵을 만들어 먹고, 이후 매일 밤 우유를 가져다 빵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고 드디어 돈을 벌게 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곧 그들의 절도행위가 발각되어 추격전이 벌어지는데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한 편의 소동극, 혹은 소품과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쿠키의 주변을 대하는 섬세한 태도와 둘의 우정, 그리고 영화를 시작하는 방법, 카메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등이 약간은 동화적이고 시적이었습니다. 단순한 이야기로 인간의 삶, 철학을 은유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나혜인 PD: 네. 오늘은 약탈과 음모, 총격과는 아주 거리가 먼, 아주 색다르고도 따뜻할 것 같은 영화 <퍼스트 카우 First Cow> 만나봤는데요, 특별한 영화와 함께 따뜻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시네챗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고생하셨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롭고 유익한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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