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주호주한국문화와의 초청으로 애들레이드에서 펼쳐진 2024 OZAsia 축제 참석차 호주를 방문한 안톤 허 작가
- 2022년 번역한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모두가 부커상 최종 후보로 진출하며 한국 대표 번역가로 발돋움
- 에세이집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영문 소설 ‘Toward Eternity’로 작가로도 활동
나혜인 PD: 남호주주를 매년 아시아 문화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축제 OZAsia 페스티벌이 올해도 한 달간 개최됐습니다. 올해도 다양한 K-Pop 행사와 함께 한국의 문화 예술이 호주 관객들에게 소개됐는데요. 그 가운데 K-문학을 좀 더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의 협력으로 이번 축제 작가와의 만남에는 두 분의 한국 작가가 초청됐는데요. 먼저 만나본 <저주 토끼>의 정보라 작가 그리고 오늘 함께할 <하지 말라고는 안했잖아요?> 에세이 집이고요. 그리고 영문 SF 소설 <Toward Eternity>의 안톤 허 작가입니다. 안톤 허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 번역가이기도 한데요. 방금 언급한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그리고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두 작품이 세계적인 문학상인 부커상 국제부문 1차 후보에 동시 지명된 바 있습니다. 안톤 허 작가님과 자세한 얘기나눠봅니다. 안톤 허 작가님, 안녕하세요?
안톤 허 작가: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네. 반갑습니다. 남호주 주에서 열린 오즈 에이시아 페스티벌에 참석하신 뒤 이렇게 시드니까지 오셨는데요. OZAsia 페스티벌 어떠셨나요?
안톤 허 작가: 아 너무 좋았어요. 먹을 게 되게 많아서 좋았어. 아시아 음식이 이렇게 쫙 이렇게 늘어놓거든요. 이렇게 그래서 뭐 베트남 음식이라든지 중국 음식 한국 음식도 있었고요. 네 그래서 너무너무 맛있는 축제였습니다.
나혜인 PD: 네. 뭔가 호주 평소에 생각하던 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축제이지 않았나요? 어떠셨어요?
안톤 허 작가: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네 그러니까 되게 항상 호주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 어 굉장히 살기가 좋고 기후가 되게 좋은 선진국 되게 미래 지향적인 multicultural한 다문화적인 선진국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근데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제 기대에 많이 부합했어요.
나혜인 PD: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안토노 작가님은 많은 분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번역가로 잘 알고 계십니다. 저희가 얼마 전 만난 정보라 작가님의 공포 단편집 <저주토끼> 그리고 박상영 작가님의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2022년이었죠. 세계적인 문학상 부커상 국제부문 1차 후보에 무려 두 작품이 동시에 지명됐는데요. 당시 이 소식을 듣고 어떤 느낌이셨나요?
안톤 허 작가: 그게 연락이 따로 왔어요. 그래서 저는 첫 번째 연락이 '저주토끼'였고 그래서 너무 내가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막 이렇게 너무너무 감격스러웠는데 두 번째 연락을 받고 제가 '어, 이거 무슨 이게 무슨 scam 사기극인가?' 해가지고...
나혜인 PD: 믿기지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안톤 허 작가: 조금 어려웠고요. 그래서 이제 정식 발표가 났을 때 '아 이게 진짜구나', '이건 이거는 이제 가짜가 아니구나’ 라고 이제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고 이게 동시 지명 두 건이 동시에 지명된 경우는 이제 역사상 두 번밖에 없었고요. 제가 최초 최초의 유색인종 번역가로서 최초로 동시 지명을 받았고 또 유색인종 번역가 역사 그러니까 부커상 역사상 세 번째로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다고 해요.
나혜인 PD: 그래요?
안톤 허 작가: 많지 않아요. 네 원래 이제 업계에도 많지 않고 유색 인종 번역가가 많지 않을 뿐더러 이렇게 부커상이 이렇게 큰 상을 타거나 뭐 이렇게 최종 후보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어요. 탄 적은 없어요. 지금까지...
나혜인 PD: 와 당시에 좀 행복한 고민을 하셨겠어요?
안톤 허 작가: 행복했죠.
나혜인 PD: 네. 영어로 작품을 번역하시고 이 게다가 현재 활동명도 외국어 이름이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좀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동포이신 게 아닌가 싶은데 또 그건 아니시라고요?
안톤 허 작가: 네 전혀 아니고요. 해외에서 태어나긴 했는데 저는 해외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고요. 해외 영주권을 가지고 있지 않고요. 전혀 해외와 상관이 없고요. 저는 한국에 사는 한국 사람이고요. 한국에서 군대를 나왔고 코리아 유니버시티를 나왔고 거기서 한국 법을 전공했고 그리고 국가유공자예요. 심지어.
OZAsia 페스티벌에 참가한 안톤 허 작가 Source: Supplied / KCC
안톤 허 작가: 네. 전 세계에서 저보다 더 한국적인 사람이 없어요. 법적으로 뭐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저보다 한국적인 사람이 없어요.
나혜인 PD: 어렸을 때 해외에서 생활은 좀 하셨죠?
안톤 허 작가: 네. 잠깐 했었죠.
나혜인 PD: 어디 어디 생활하셨나요?
안톤 허 작가: 네. 그러니까 살아본 나라는 되게 많은데 근데 다 한 2년 3년 이렇게 밖에 살아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한국에서 자란 걸로 저는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이제 이제 성인이 되어서 이제 대학교를 한국에서 나오고 대학원은 한국에서 나왔고 군대는 한국에서 나오고 그 어른 생활 어른으로서의 성인으로서의 생활을 다 한국에서 했기 때문에 네 모든 제가 모든 투표를 다 한국에서 했고 해서 그냥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람입니다.
나혜인 PD: 그러시군요. 네 우리가 흔히 번역가라고 하면 좀 언어를 번역하는 일만 주로 생각하게 되는데요.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번역 작품을 선정하고 또 출판사의 작품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역할까지 다 하신다고요.
안톤 허 작가: 네. 그러니까 정보라 작가님 경우에는 영어를 굉장히 잘 하셔서 네 굳이 제가 홍보까지 나설 필요가 없는데 이렇게 끌려 나왔네요. 이렇게 같이 끌려 나왔고요. 네 근데 보통 저희 작가분들이 이제 영어로 홍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니까 보통 이렇게 이렇게 번역가를 이렇게 보내는 경우가 있고요. 사람들이 생각을 할 때 그러니까 번역가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그 누가 번역기를 주면 그냥 그거를 받는구나.
나혜인 PD: 그럴 것 같아요. 뭔가 의뢰가 오면 그걸 번역하실 것 같거든요.
안톤 허 작가: 굉장히 수동적으로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러니까 200 2024년에 번역가들이 이제 열심히 자기가 자기 일을 찾아 나서면서 이렇게 자기 일을 만들어내야 돼요. 그러니까 저희가 그 책을 외국 출판사에 갖다 팔아야 되고 이제 그 책을 발견해야 되고 막 이런 거를 다 저희가 번역가들이 해야 되기 때문에 네 그러고 있습니다. 그게 이제 제 일의 8 할…
나혜인 PD: 8 할이.. 번역은 그러면 2할인가요?
안톤 허 작가: 네.
나혜인 PD: 거의 1인 기업체시겠어요. 그러면?
안톤 허 작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네요.
나혜인 PD: 음 번역가로서 선택하신 작품들이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걸 보면 분명 우리 안톤 허 작가님께서도 작품을 보는 눈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비주류 문학에는 원래 관심이 많으신가요?
안톤 허 작가: 제 생각에는 제 작품들이 제 번역 제가 선택한 작품들이 이렇게 번역으로 이렇게 성공을 하는 거는 이제 그냥 제가 눈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눈이 흔해서 남들이 좋아하는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문학을 작품을 제가 잘 고르기 때문에..
LISTEN TO
인터뷰: 호주 찾은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모든 아시아 여성 작가와 번역자, 창작자들에게 빛이자 희망”
SBS Korean
14/11/202412:35
나혜인 PD: 음.. 그런 안목이 있으신 거죠?
안톤 허 작가: 그냥 막 제가 막 무슨 굉장히 막 테이스트 메이커 막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간혹 가다 있는데 고마운 분들인데...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고요. 저는 그냥 남들이 저는 굉장히 대중적인 눈을 갖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정보라 작가님을 처음 읽었을 때 이분은 이제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아니었고 이렇게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분은 아니었는데 네 그런데 저한테는 너무나도 확고하게 재미있고 신선하고 막 문체까지 제가 너무나 마음에 드는 그런 작가이기 때문에 어 이분은 성공을 할 거다. 이분은 번역을 잘 하고 이렇게 저희 우리가 마케팅을 좀 이렇게 한다면 우리 이게 크게 성공을 할 것 같다. 물론 이 정도로 크게 성공할 줄은 몰랐죠. 저는 그때도
나혜인 PD: 그게 <저주토끼>였나요?
안톤 허 작가: 그게 <저주토끼> 였죠.
나혜인 PD: 무섭잖아요. 안 무서우셨어요? 번역하시면서는
안톤 허 작가: 무서운데 근데 정보라 작가님이 특이한 게 뭐냐면 이 유머가 되게 많아요.그러니까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 속에서 막 이렇게 유머가 있고 희망이 있어요. 그런 작가가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에는 그러니까 뭐 박상영 작가님이라든지 뭐 정영수 작가님이라든지 이렇게 유머를 이렇게 예술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좀 많지 않아요 되게 우리나라 작가분들은 좀 이렇게 굉장히 심각하고
나혜인 PD: 음 경직돼 있죠.
안톤 허 작가: Serious… 이런 그것도 저도 너무 좋지만 저도 우울한 문학 너무너무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번역하는 분들은 조금 이렇게 에너지가 좀 이렇게 좀 튀는 어떤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주고 싶으면 떡볶이를 먹고 싶어요. 백세희 작가님이라든지 뭐 이런 분들은 정말 어떻게 뭐랄까 이렇게 우울하다기보다 좀 더 심각한 이런 것보다 좀 더 이렇게 에너지를 가지고 이렇게 좀 더 밝고 이렇게 좀 이렇게 튀려고 하는 어떤 그런 그런 거를 제가 좀 이렇게 번역을 하다 보니까 그게 이제 영미권에서 잘 먹히는 게 아닐까라
나혜인 PD: 아 근데 그런 거 살리시는 게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게다가 문학 번역이기 때문에...
안톤 허 작가: 근데 오히려 번역이니까 더 쉬운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제약이 덜 있고...
나혜인 PD: 최대한 원본처럼 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원문처럼?
안톤 허 작가: 그런 것도 있고요. 그러니까 그 채식주의자 데브라 스미스 선생님의 채식주의자 번역을 보면은 그 되게 한국어는 분위기가 굉장히 잔잔해요. 책이. 그런데 영어로는 좀 더 뭐랄까 이렇게 폭발하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그런 채식주의자 the Vegetarian 자체에서는 그래서 저도 그런 번역을 좀 더 지향하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좀 원본에서 분위기가 약간 좀 이렇게 발전을 한다고 해도 어 영어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조금 더 뭐랄까 독자를 접근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글이 왜냐하면 한국어 독자는 굉장히 열성적이고 열심히 글을 읽지만 네 영미권 독자는 굉장히 게을러요. 그래서 저희가 그분들을 접근해야 돼요. 그분들이 우리한테 올 거다라고 생각을 하면 안 돼요.
나혜인 PD: 좀 더 적극적으로 이제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글쓰기를 하셔야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근데 그 작가님께서 어 외국에서 자라신 게 아니라 정말 토종 한국인이라고 앞서도 말씀해 주셨는데요.
안톤 허 작가: 자라긴 했죠. 솔직히...
나혜인 PD: 한국어가 모국어시라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시라면 그게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문체를 그런 방향으로 쓰시는 것 자체가...
안톤 허 작가: 모르겠어요. 약간 저는 솔직히 큰 문제를 큰 장애를 느낀 적이 없고요. 거기에 언어에 대한 어떤 어떤 뭐랄까 그 네 그런 그런 장애를 느낀 적이 없고 그 그러니까 간혹 가다가 그런 질문을 받아요. 한국어가 더 편하냐 영어가 더 편하냐 그러니까 저는 말을 할 때는 한국어가 조금 더 편하고요. 글을 쓸 때는 영어가 좀 더 편하긴 한데 근데 그거는 어 아무래도 한국어는 영어와는 달리 이 말과 글에 괴리가 좀 있어요. 원래 그러니까 문어체와 구어체의 그 괴리가 좀 크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저 밥 먹었습니다.' 이러진 않잖아요. '저 밥 먹었어요.' 이러죠 그러니까 그런 동사의 변형에 막 글에만 쓰는 동사의 변형이 있고 막 그러는데 그 영어는 그렇지 않잖아요. 말과 글의 어떤 괴리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간격이 되게 좁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면에서 이제 한국어를 글로 쓰는 거가 조금 더 힘들고요. 근데 그거는 누구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선생님처럼 이렇게... 아나운서가 아닌 한 한국어를 이렇게 완벽하게 구사하는 한국 사람
호주 공영 SBS 한국어 프로그램 나혜인 PD와 대담 중인 안톤 허 작가 Source: SBS
나혜인 PD: 외국 사람들도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시지는 않으시죠?
안톤 허 작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거는 완벽한 한국어로 구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워요. 네 훨씬 더 쉬워요. 그리고 어 영어가 좀 더 뭐랄까 덜 정형화 돼 있어요. 한국어에 비해서 잘 아시잖아요. 그러니까 그래서 좀 더 이렇게 관용이 있는 것 같아요. 언어로서의 영어가 오히려 그래서 완벽한 영어 뭐 이렇게 틀리지 않은 영어를 구사하는 건 이렇게 어렵지 않은데 틀리지 않은 한국어를 구사하는 건 되게 힘든 것 같아요. 누구나
나혜인 PD: 한국어 어렵죠 네 어 번역도 사실 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은데요. 최근 들어서는 일부 한국어 단어를 굳이 영어로 번역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왜 늘어나는 걸까요?
안톤 허 작가: 저희는 단어를 번역하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번역을 하거든요.
나혜인 PD: 분위기. 와... 멋있다...
안톤 허 작가: 근데 그게 단어가 같은 단어 같은 느낌의 단어일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직역이라는 거는 존재하지 않고 직역은 그냥 대학교 교수들이 만든 만들어 놓은 이상한 신화이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전설이기 때문에 네 어차피 단어가 직역이 되지 않고 이렇게 그러니까 동의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언어 간에 개인 간에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개인 간에도 같은 단어를 다르게 보잖아요. 또 다른 느낌을 갖고 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자전거라는 단어 그리고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자전거라는 단어가 이렇게 다르잖아요. 이게 우리가 상상하는 자전거가 다르듯이 그러니까 그러면 두 언어가 다른데 그럼 더더욱 그 이제 그 차이가 크죠.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거는 단어를 단어의 뜻을 이렇게 옮기는 게 아니라 저희가 하는 거는 분위기 그 글의 어떤 그 무게 어 어떤 그 색채 이런 거 색감 어 소리 이런 거를 저희가 저는 이렇게 번역을 하는 거지 저희는 단어로 번역을 한다고 생각을 하지 않아요.
나혜인 PD: 그렇네요. 떡볶이를 아무리 설명해도 떡볶이라고 하는 것보다 아무리 설명하는 그 단어들이 저에게 쉽게 와닿지 않죠. 독자들에게도 그렇죠 네 그럴 것 같아요. 이제는 번역가 외에도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셨습니다. 에세이 집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를 집필하셨는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는 거 번역과는 다른 글쓰기셨을 것 같아요. 좀 낯설게 느껴지는 작업은 아니셨는지요?
안톤 허 작가: 아니요. 저는 그냥 굉장히 편하게 썼고요. 제가 영어 영어 소설도 굉장히 편하게 썼고 그리고 에세이 집도 되게 편하게 썼는데 글 쓰는 게 번역하는 것보다 훨씬 쉽더라고요. 그냥 문제가 생기면 그냥 만들어내면 되고 예 그러니까 번역은 만들어 낼 수가 없잖아요.
나혜인 PD: 조금 더 자유롭죠.
안톤 허 작가: 번역은 굉장히 제약이 많고 그리고 되게 이익 관계가 많고 되게 이해 관계가 많고 되게 굉장히 복잡해요. 번역은 뭐 하나 바꾸려면 근데 글을 쓴다는 거는 창작을 한다는 건 그냥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편집자가 있고 이제 제가 어디로 이상한 데로 새면은 편집자가 아 그거 하지 말고 이거 해 이렇게 지시를 받으면 이제 그쪽으로 이제 그냥 틀면 되는 거기 때문에 네 저는 오히려 글 쓰는 걸 굉장히 편하게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어, 영문 소설 <Toward Eternity>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안톤 허 작가: 네 이거는 이제 정보라 작가님이 한국어로 번역을 하고 있는데요.
나혜인 PD: 아, 정말요? 서로 바꾸셨네요. 지금?
안톤 허 작가: 체인지! 네 이거는 이제 사변 소설이고요. 네 과학 소설이죠. SF.
나혜인 PD: SF... 두 분이 잘 맞으실 것 같네요. SF 소설
안톤 허 작가: 요즘 우아한 말로 사변 소설이라고 하죠 Speculative fiction. 그런데 어 일종의 어떤 암 치료제가 발견되는데 근데 이 암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이제 어 이제 죽지 않게 돼요. 그 영원히 영원한 삶을 얻게 돼요.
나혜인 PD: 암 치료를 받았는데?
안톤 허 작가: 그런데 그 암 치료가...
나혜인 PD: 영생을 얻게 되셨군요.
안톤 허 작가: 네. 근데 세계 종말로 이어져요. 그 이 치료제가 이상하게 사용이 되면서 그 남용이 되면서 그래서 이제 그 치료를 처음 받은 이 불멸의 한 5명인가 6명인가 이 캐릭터들이 네 네 이제 어떻게 인간이 인간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지를 이제 거기에 대한 어떤 기나 긴 이야기해요. 한 2000년인가 스토리가... 되게 얇은 책인데 굉장히 긴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죠.
SBS 한국어 프로그램 스튜디오에서 대담 중인 안톤 허 작가 Source: SBS
안톤 허 작가: 한강 작가님이 노벨상을 탄 이 엄청난 해프닝은 그러니까 이것이 이제 무엇을 촉발을 하느냐 의 문제라기보다 저희가 봤을 때는 이미 저희가 너무나도 열심히 일을 해 온 것의 정점이라고 생각을 하는 게 그러니까 저희가 이 일을 했기 때문에 이제 이런 이런 해프닝이 생겼다라고 저희는 그렇게...
나혜인 PD: 그 만큼의 기반이 다져졌다라는 거네요.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안톤 허 작가: 네. 그러니까 물론 이게 다 이제 어떻게 보면 한강 작가님이 2016년에 부커상을 탔을 때 솔직히 그게 굉장히 큰 분수령이었어요.
나혜인 PD: 획기적이었죠. 그때
안톤 허 작가: 네. 그때 때문에 그때가 이제 갑자기 한국 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그 예전에는 굉장히 무겁고 우울하고 과거 뭐 이렇게 학생 운동 막 이런 뻔한 얘기 막 남성이 쓰는 남자 남자 이야기들 막 이런 거의 위주였다가 이제는 이제 거의 베지테리언의 성공으로서 이제 한국 문학은 굉장히 다양하고 여성 작가분들도 많고 그리고 이제 뭐 큐어 작가들도 있고 그러니까 되게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다양한 장르를 가진 어 굉장히 획기적인 어떤 문화이구나 라는 인식이 그러니까 그 인지도가 완전히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었어요. 그때가 그래서 이제 그 이후로 나왔던 모든 소설들 뭐 뭐 <저주토끼>라든지 뭐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어> 라든지 뭐 이렇게 모든 장르 파괴적인 어떤 그런 소설들이 이제 성공을 거듭하면서 우리의 그 그 시초를 제공해 주신 한강 작가님이 이제 노벨상을 타시게 된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정말 너무나도 한강 작가님한테 이렇게
안톤 허 작가: 여러 모로 고맙고요. 또 미안하기도 해요. 왜냐하면 작가님이 이제 그 그런 선구자 역할이 굉장히 힘들잖아요.
나혜인 PD: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실 거예요.
안톤 허 작가: 그리고 본인은 되게 나서는 거 싫어하시고 되게 뭐 이렇게 인터뷰도 안 하셨잖아요. 그 노벨상 타셨을 때 심지어 그러니까 저희는 정말 너무나도 고마우면서도 너무나도 미안한 미안한 분이에요.
나혜인 PD: 작가님은 앞으로 어떤 계획 가지고 계세요?
안톤 허 작가: 네. 이제 저는 올해만 한 7권을 번역했어요. 7권, 8권을 번역을 했고요. 그래서 이게 다 나와야 돼요. 이제 앞으로 한 개학을 한 책이 지금 이미 나온 책 말고 13권인가 14건인가 이제 앞으로 나올 거예요. 지금 앞으로 한 2, 3년 동안
나혜인 PD: 평소에 그렇게 많이 번역을 하세요? 1년에 7권?
안톤 허 작가: 부커상 이후로 부커상 후보 저희는 부커상 타지도 않았어요. 저희는 후보만 올랐는데 그러니까 최종 후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갑자기 일이 많이 이렇게 들어오고 올해만…
나혜인 PD: 인지도가 생기셔서...
안톤 허 작가: 올해만 책이 7권 나왔어요. 올해만 그래서 너무나도 우리 전삼혜 작가님이 저한테 한 얘기인데 이렇게 물이 올랐을 때 열심히 저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노를 젓다 보니까 이제 네 2024년 여기까지 왔네요.
나혜인 PD: 알겠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책들도 번역하셨겠지만 우리 작가님의 책이 또 한국어로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의 협력으로 OZAsia 축제에 참석한 안톤 작가님 함께 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안톤 허 작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