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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자유당 연립 "유학생 8만 명 감축, 비자 신청비 인상"... 과연 부동산 시장 압력 줄여줄까?
SBS Korean
09:43
나혜인 PD: 자유당 연립이 호주 젊은층의 주택 구매 가능성을 증진하기 위해 매년 호주로 오는 유학생 수를 약 8만 명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놨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피터 더튼 야당 대표는 공립 대학에 입학하는 유학생 수에 약 25%의 상한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튼 대표는 유학생 수 감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호주 청년이 더 빨리 집을 마련하고 그 집을 살 여유가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유당 연립은 "지속 불가능한" 이민자 유입 수준이 호주인들의 주택 수요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유학생 수를 줄이면 호주인이 렌트비 부담이 줄고 "다시 집을 살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녹색당과 대학들은 이같은 계획을 두고 "희생양 만들기"라며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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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호주 주거비 인상 주범?…연구 결과는 정반대
SBS Korean
03:24
나혜인 PD: 많은 유학생과 이민자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인데요, 자유당 연립은 구체적으로 유학생에 대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홍태경 PD: 자유당 연립은 집권에 성공할 경우 매년 호주에 입국하는 해외 유학생 수를 노동당의 계획에 비해 3만 명 적게 허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매년 유학생 수 상한이 24만 명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노동당은 2025년부터 유학생 수를 27만 명으로 제한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학생비자 승인 과정도 매우 까다로워졌죠.)
야당은 매년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대학에서 최대 11만5,000명의 유학생이 졸업하고, 최대 12만5,000명이 사립이나 VET(직업훈련) 과정과 같은 교육 기관에 등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자유당 연립은 또 G8 대학의 학생 비자 신청 비용을 5,000달러로 인상하고 나머지 유학생의 경우에는 2,500달러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에서 교육 기관을 변경하려는 학생들도 추가로 2,500달러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유당 연립은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후 호주에서 거주하면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졸업 비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검토 내용은 졸업 비자의 "오용" 여부 즉 "호주 고용 시장에 진입하는 수단이자 영주권으로의 경로"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하지만 유학생 수를 제한하는 것은 대도시 일부 부동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야당의 주장처럼 유학생 수 감축이 첫 부동산 구매를 하는 사람들에게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논리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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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년 유학생 27만 명으로 제한
SBS Korean
02:34
홍태경 PD: 더튼 대표는 지방 지역의 경우에도 자유당 연립의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계획을 통해 학생들이 주유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차 안에서 1시간 30분을 보낼 경우 작은 마쓰다2를 타거나 더 크고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차를 타더라도 일주일에 두 번 연료 탱크를 채우는 비용 정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주일에 연료 탱크 두 번, 대학생으로서 일주일에 3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절약”이라고 더튼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대도시나 외곽 도시 지역에서 주택을 사는 경향이 있지만 노동당 정부 하에서 "주택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유당 연립에 따르면 호주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수는 지난 선거 전 해에 약 52만 명에서 2025년에는 85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나혜인 PD: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유학생은 "호주 임대 위기의 원인이 아니다"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 보고서에서 "유학생의 증가가 호주의 주택 위기의 '원인'이거나 이를 악화시켰다는 가정을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녹색당과 대학들도 역시 자유당 연립의 이같은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죠?

Australian Greens Deputy Leader Mehreen Faruqi speaks to the media during a press conference prior to an anti-racism rally in Sydney, Sunday, April 6, 2025. (AAP Image/Bianca De Marchi) NO ARCHIVING Source: AAP / Bianca De Marchi
파루키 의원은 또한 노동당이 지난해 먼저 유학생 상한선을 도입함으로써 "유학생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사실은 분명합니다. 증거가 있습니다. 유학생이 급등하는 임대료나 부담스러운 주택 가격의 원인이 아닙니다. 그 책임은 공공 주택을 충분히 짓지 않고 부유한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을 우선시한 이전 정부들에 있습니다."
나혜인 PD: 한편 호주대학협회(University Australia)는 이 공약이 오히려 경제적 피해를 입힐 것이고 주택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호주대학협회의 루크 쉬하이 대표는 "학생들은 전국 임대 시장의 6%도 되지 않고 진정한 해결책은 학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주택을 늘리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해결책을 위해 건설적으로 일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유학생 삭감 정책은 호주가 가장 감당하기 힘든 시기에 국가의 번영을 해칠 뿐입니다."
명문대학 그룹인 G8(Group of Eight)의 비키 톰슨 대표 또한 자유당 연립의 공약이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정책"이며, 주택 위기에 대해 유학생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자유당 연립이 G8 대학들을 골라내 추가 부담을 지우려 한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습니다. 호주의 최고 대학은 모두 세계 100위권에 들었고, 국내 및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호주상공회의소도 유학생 수를 더욱 제한하는 것은 호주의 주요 수출 산업 부문 중 하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나혜인 PD: 자유당 연립이 이렇게 유학생 수 감축 공약을 내세운 것의 바탕에는 호주의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목적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데요, 실제로 호주의 주택 시장은 여전히 서민들에게는 힘든 상황입니다. 모든 호주 주도에서 임대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죠?
홍태경 PD: 임대료 상승폭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실률은 여전히 낮고 많은 세입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료 상승은 수년 만에 둔화되는 추세지만, 공실률이 낮고 신규 공급이 부족해 집주인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메인이 지난주 발표한 3분기 임대 보고서에 따르면 각 주도의 평균 주택 임대료는 연간 3.2% 상승해 4년 만에 가장 낮은 연간 증가율을 기록했고, 유닛의 임대료는 약간 더 높은 비율로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4년 만에 가장 낮은 3월 분기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임대료 상승이 둔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주도에서 임대료는 역대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메인의 연구 및 경제 책임자인 니콜라 파월 박사는 주택 공급량이 약간 증가한 것을 가격 상승이 억제되고 있는 이유라고 분석했는데요, "아직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가장 시급한 임대 시장 중 일부를 재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파월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지난 몇 년간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세입자들이 셰어하우스로 강제로 이주하거나 부모님 집에 더 오래 머무르는 추세가 높아지면서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과연 유학생 감축이라는 방식이 부동산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친절한 경제, 오늘은 자유당 연립의 유학생 감축 공약이 과연 부동산 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얘기 정리해 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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