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책갈피: 삶의 끝에 만난 위로…'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Tteokbokki in half

Tteokbokki is a beloved Korean snack of chewy rice cakes in a sweet and spicy sauce. Credit: Camellia Aebischer

영어와 한국어로 읽는 책. 우울과 불안을 솔직하게 탐색하며, 감정의 기복 속에서 심리 상담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위로를 찾아가는 힐링 에세이.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bokki)'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으며 정신과 상담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2018년 한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2023년 영국 출판사 블룸즈버리에서 번역 출간돼 6개월 만에 10만 부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이 책은 호주를 포함해 25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K-에세이'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책 제목에 등장하는 '떡볶이'는 전 세계 출판사들이 한국어 그대로 'Tteokbokki'로 표기하며, 한국의 일상 음식이 세계 독자들에게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SBS 오디오 책갈피!
책 속 한 문장, 삶의 한 페이지. 여러분의 마음 한켠에 작은 책갈피 하나 꽂아 드려요.
안녕하세요. SBS Audio 책갈피 유화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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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책갈피: 엄마의 추억을 장바구니에... 'H 마트에서 울다'

SBS Korean

22/02/202507:28
요즘 우울증이라는 말 우리 주변에서 참 자주 들리죠. 하지만 정작 내가 그 감정을 마주하게 되면 마음을 꺼내 보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 오디오 책갈피에서는 그런 복잡한 마음을 솔직하게 풀어낸 책,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힐링 에세이를 만나봅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제목부터 시선을 끄는 이 책은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어온 작가가 정신과 전문의와 나눈 상담 기록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일상 속 사소한 고민부터 마음 깊은 곳에 우울감까지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들을 담담하게 담아내며 우리에게 조용히 위로와 용기를 건넵니다.

“나는 오늘도 떡볶이를 먹었다. 살아갈 이유 같은 건 모르겠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으니까.”

작가는 여러 차례 죽음을 고민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그순간에도 "떡볶이를 먹고 싶다"는 작은 욕구가 자신을 삶으로 붙들어 맸다고 말하는데요. 떡볶이는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었죠. 삶의 끝에 매달려 있는 그를, 다시 하루를 살아내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마음과 떡볶이를 먹고 싶다는 사소한 바람이 공존하는 그 역설적인 순간은 우리 마음에 깊은 공감을 줍니다.

이 책은 삶과 죽음 사이 그 어딘가에 서서 흔들렸던 작가의 일상과 마음의 변화를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정신과 상담 과정에서 느낀 감정의 변화, 약물 치료 과정에서의 혼란, 그리고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불안을 솔직하게 풀어낸 심리 상담 기록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하루, 마음이 힘들어 울고, 다시 떡볶이를 먹으며 살아내는 작가의 일상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는 언제나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고, 거기에 따라 내 감정을 쉽게 흔들린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결국엔 나 자신이 무너지고 만다.”

작가는 자신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는 완벽주의자로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기 위해 틀 안에서 애쓰며 자란 노력은 성인이 되어서 자존감의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타인의 평가를 우선시하며 점점 자신을 잃어가던 시간들... 결국, 지쳐버린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런 경험, 우리도 낯설지 않죠.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느라 내 마음을 외면해 본 적 다들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이 책은 묻습니다. “정말, 나는 괜찮은 걸까? 남들도 다 힘드니까, 내 고통은 사소한 걸까?“

작가는 말합니다. “남들도 다 힘들다는 말은, 내 아픔이 사소하다는 뜻이 아니다.”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거예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우리는 때때로 내 아픔을 너무 작게 여기며, 더 힘들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내 고통은 그 자체로 무겁고, 소중하다고. 내가 아프다고 말하는 건 결코 약한 게 아니라고.

이 책은 내 감정을 이해하고, 조금씩 나를 지켜내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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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image of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bokki by Baek Sehee, published by Bloomsbury
“아무리 우울해도 떡볶이는 맛있었다.”

우울해도 떡볶이는 맛있더라는 작가의 말처럼, 힘든 하루 끝에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 좋아하는 드라마 한 편, 맛있는 떡볶이 한 접시. 네, 크게 거창한 이유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 사소한 것들이 때론 우리를 살게 합니다.

“지금 힘들다고 해서 영원히 힘든 건 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어요.”

“힘들면 쉬어도 돼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거창한 성공이나 대단한 목표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음을 알려줍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을 지키는 작은 행복 하나 놓치지 말고 꼭 잡아보세요!

SBS Audio 책갈피.
오늘은 백세희 작가의 힐링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함께 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한켠에도 작은 책갈피 하나 꽂아 드렸길 바랍니다.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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