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 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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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ur'

매주 SBS On Demand에서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씨네챗. 'Amour'는 노년 부부의 마지막 여정을 통해, 끝까지 이어지는 사랑과 상실의 무게를 조용히 응시하는 작품입니다.


Key Points
  • 201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 수상
  • 클래식 음악가 부부의 정제된 일상 속 감정의 크레센도
  • 단순한 노년과 죽음의 이야기가 아닌,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
유화정 PD: 시네챗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고 있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오늘은 어떤 이야기기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오늘의 영화 제목부터 전해주시죠.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은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2012년 명작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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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챗: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 Amour'

SBS Korean

07:59
유화정 PD: Amour는 프랑스어로 ‘사랑’이라는 뜻이죠.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 같은 경우는 오스트리아 출신이긴 한데요. 이제 프랑스 작가하고 공동 집필했고 그다음에 이 영화는 아예 거의 프랑스 영화라고 보시면 되기는 해요.

유화정 PD: 제가 알기로 노년의 부부가 겪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이 사랑이란 무엇인지 묻는 영화라고 하던데요. 영화의 줄거리 먼저 들어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은퇴한 음악가이자 선생님이었던 부부 조르즈와 안느는 오늘도 늘 그랬던 것처럼 이제 제자의 연주 혹은 공연 이런 것들을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와 평범한 노년의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느가 좀 이상한 증세를 보이고 대수롭지 않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 수술과 입원을 진행하지만 안느의 증세는 뇌졸중과 기억력 감소 등 점차적으로 나빠지기만 합니다.

유화정 PD: 네.. 치매 상태가 되는 건가요?

권미희 리포터: 그 마지막에는 치매까지 가는데요. 그전에는 뇌졸중 증세가 좀 심하긴 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혈관 확장술같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은 수술을 했는데 실패 확률이 5%라고 했거든요. 근데 안느가 그 5%에 들어간 거죠. 수술이 실패하고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른쪽이 다 마비가 돼요. 그러니까 갑자기 생활이 완전 바뀌어버리게 된 거죠. 그러면서 이제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거든요.

[트레일러 오디오 클립]

이제 딸 같은 경우는 찾아와요. 딸이 이제 가끔씩 왔었는데, 딸이 와서 아내의 상태를 걱정하고 슬퍼하고 또 막 화도 내요.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거나 병원에 입원시켜야 되지 않냐.” 그런데 이제 남편 조르즈는 굉장히 차분하죠.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한결같은 태도로 아내인 안느를 대하면서 매일매일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녀를 보살피고 또 사실 아내가 병원에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안느를 집에서 어떻게서든 돌봅니다.

유화정 PD: 그런데 주인공이 은퇴한 음악가라고 했어요. 영화에서 음악은 어떤 작용을 하게 되나요?

권미희 리포터: 이들이 음악가였다라는 게 굉장히 뭐랄까 직접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보였다기보다는 이들의 일상에 전반적으로 좀 분위기를 잡아주는 그 기저에 깔려 있는 느낌이 좀 있어요. 이 둘이 굉장히 클래식 음악가였단 말이에요. 약간은 좀 예민하고 섬세하고, 그리고 두 노인이 사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는,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막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어떤 설정적인 배경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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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poster of 'Amour' (2012)
이들의 삶이 약간은 좀 단조로웠을 거예요. 되게 풍성하지만 단조롭게 그러니까 제자의 공연을 본다든지, 아니면 새로운 클래식 음반을 듣는다든지, 전공과 관련된 직업과 관련되었던 일들이 저변에 깔려 있으면서도 매일매일 일상을 둘이서 대화하고 책을 읽고 또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리면서 단조롭게 흘러갔단 말이에요.

그리고 영화에서도 표현이 되지만 안느 같은 경우는 굉장히 독립적인 여성이었어요. 근데 이제 그녀가 조르즈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서, 둘의 감정이 되게 좀 복잡해지는 거거든요. 이제 이런 감정의 기복과 그다음에 이들의 상태, 몸이 망가지고 있는 사람, 마음이 망가지고 있는 사람 이것에 대한 폭이 좀 넓어진다라는 느낌이 들어요. '점점 세게'가 이제 음악적인 표현은 좀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좀 감정의 크기 혹은 이들의 상황이 좀 그렇게 보여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또, 영화가 이런 모습을 좀 그들이 움직이는 속도, 그러니까 그냥 일반 젊은이도 아니고 노인이 움직이는 속도 그대로 테이크가 가거든요. 더 빠르게 보여주지도 않고 편집으로 중간에 자르지도 않아요. 그래서 이제 동일한 움직임 그대로 관객이 따라가야만 하는 거고. 그다음에 또 음악도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연주가 계속 들리거든요. 클래식 음악들이 나오면서 굉장히 감정을 누르는 좀 처연하죠.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이 모습이 소리는 없는데, 굉장히 잔인하게 내가 그것을 다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러니까 큰 소리로 외쳐대는 크레센도가 아니라..

[트레일러 오디오 클립]

유화정 PD: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아내. 도움을 줘야 하지만 아픈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조르즈의 상황.. 일상의 반복이겠지만 점점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음악 표현 기호 중에 하나죠. 점점 세게 점점 크게 크레셴도 crescendo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시작에서부터 우리 관객은 안느의 죽음을 알고는 있는데요. 그러니까 그 안느의 죽음 그리고 또 그 죽음의 방식에 대해서도 우리는 여러 생각이 들 수밖에 없고 그런 거죠.

그런데 이제 제가 찾아보니까 하네케 감독이 그런 얘기를 했대요. 이 각본을 쓸 때 이 이야기의 주요 주제는 노년과 죽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유화정 PD: 오늘 전해주신 영화 '아무르 Amour' 사랑과 삶의 마지막..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마주하는 깊은 성찰이 담긴 영화, 마치 한 편의 음악과도 같은 영화인데요. 조용히 흐르지만 점점 깊어지고 강렬해지는 크레센도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시간도 기대하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로운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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