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바트 음력설 축제에서 만난 태즈매니아 한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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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호바트 음력설 축제에서 만난 태즈매니아 한인 커뮤니티 Source: SBS

공식 한인 인구가 700여 명에 불과한 태즈매니아.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호바트의 음력설 축제에서는 매년 한국 문화가 선보여 왔습니다. 이 축제는 한인들에게는 고향의 정취를 나누는 자리이자, 입양 동포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뿌리를 찾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Key Points
  • 지난 2월 2일 일요일, 호바트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2025 호바트 음력설 축제
  • 축제는 중국 커뮤니티가 주최하고 호바트 시청이 후원했지만 한국 커뮤니티도 10년째 참석
  • 올해는 한복 체험, 떡볶이, 잡채를 파는 음식 스툴, 태권도 시범 등의 한국 문화 선 보여…
  • 행사 참여를 이끈 박찬원 태즈매니아 한인봉사연합회 및 한인회 회장, “입양 동포를 만나서 한국을 알리는 소중한 기회”
호주 남단에 위치한 섬 태즈매니아.

호주 전체 인구의 약 2%에 불과한 55만 여명이 살고 있지만, 결코 작은 섬이 아닙니다.

무려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70%에 해당하는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태즈매니아의 55만여 명 인구 가운데 해외 출생자는 15% 정도.

시드니와 멜번 등 대도시가 위치한 타 주의 30%와 비교하면 절반가량으로 적은 규모이지만, 매년 음력설이 되면 태즈매니아의 주도 호바트에서 큰 음력설 축제가 펼쳐집니다.

올해도 지난 2월 2일 일요일, 태즈매니아 의회 앞 잔디 밭에서 이 행사가 진행됐는데요.

호바트 시청이 후원해 태즈매니아 중국 커뮤니티 협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이지만 태즈매니아의 한인 커뮤니티도 같이 참석해 한국 문화를 알렸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 메인 무대 앞 잔디 밭에서 펼쳐진 한국의 태권도 시범.

하얀 도복을 입은 어린아이에서부터 성인까지 약 20명이 나와 약 20분간 음악에 맞춰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고, 송판 격파 시범을 했는데요.

강렬한 기합과 힘찬 동작이 이어지자 관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졌습니다.

이 시범단은 모두 태즈매니아 비전 태권도장의 일반인들인데요.

비전 태권도 이수복 관장은 오늘을 위해 1주일에 한 번씩 두 달을 꼬박 연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복 관장: 아시다시피 한인이 많지 않다 보니까 저희가 이렇게 나서 알리지 않으면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생각들을 많이 못 합니다. 현지에서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너무 중국 사람들한테 묻히기보다는 저희 스스로 이렇게 앞으로 나와서 한인들이 많이 있고 또 많이 참여하고 있고 또 호바트나 태즈매니아 행사에서 저희들이 또 이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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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호바트 음력설 축제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인 비전 태권도 이수복 관장과 관원들 Source: SBS
메인 무대에서 떨어진 한편에서는 한복을 체험하고 떡볶이와 잡채 등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국 스톨이 마련됐습니다.

태즈매니아 한인 봉사연합회와 태즈매니아 한인회가 마련한 이 공간 앞에서

태즈매니아 한인 동포들은 오랜만에 고국의 향수를 느꼈습니다.

호바트 한인 동포들: 호바트에서 지금 7년 살았는데요. 이렇게 축제 와서 한국 이렇게 음식과 전통의 이렇게 한복도 입어보고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태즈매니아에는 시드니나 멜번처럼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많이 안 보이고 없어서 좀 가끔 외롭기도 한데 이렇게 1년에 한 번씩 와서 너무 이렇게 좋은 행사를 계속 너무 감사하고 너무 마음이 따뜻해 가고요. 제 딸도 이제 호주인인데 한국에 지금 문화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어서 너무 너무 자랑스럽고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즐거운 우리 한국 대한민국 위대한 대한민국 오늘 화려한 행사가 있어서 예배 끝나고 참여했습니다. 너무 기쁘네요. 보니까 한국 사람도 볼 수 있고 사실 이렇게 걸어 다녀도 한 사람 잘 볼 수가 없거든요. 근데 너무너무 그냥 가슴이 벌렁벌렁 예 좋습니다.

되게 이런 한국 문화가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이런 타스매니아 시골에서는 보기가 어려운 데 있어서 기쁠 따름입니다. 오늘 일단은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랑 좋은 추억 나눠서 재밌었고요. 여러 가지 문화 볼 수 있어서 정말 다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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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매니아 한인 동포 김루아, 이영숙 그리고 강민지 님 Source: SBS
한국 스톨을 마련한 태즈매니아 한인 봉사연합회와 태즈매니아 한인회는 태즈매니아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두 단체는 모두 박찬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데요. 약 10년째 한인 커뮤니티가 호바트 음력설 행사에 참여해 오고 있다고 박 회장은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음력설 행사는 2015년 처음 중국설 행사로 시작됐지만 다음 해인 2016년부터 한인 커뮤니티가 참석하며 행사 명이 음력설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찬원 회장: 네. 저희가 2015년부터 중국 커뮤니티가 같이 주로 활동을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도 음력설을 지내기 때문에 같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들어서 약 10여 년 됐죠. 그리고 그전에 음력설 행사를 하기 전에는 차이니스였었는데 우리가 참가하면서 루나로 이렇게 해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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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원 태즈매이나 한인봉사연합회 및 태즈매니아 한인회장 Source: SBS
2021년 호주 인구조사 센서스에 따르면 태즈매니아의 한인 인구 수는 약 7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단기 체류자들을 제외하면 실제 태즈매니아에 사는 한인들의 수는 300-400명일 것으로 추산됩니다. 규모는 작지만 태즈매니아 한인들은 태즈매니아에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호주 용사들이 만든 호바트 시내의 한국의 뜰을 관리해 왔고, 호바트 시내에 만들어진 국제 우호의 벽에 한국 국기가 새겨진 상판을 설치하는 일을 해 오기도 했습니다.

2025 호바트 음력설 축제의 제임스 리 축제 위원장은 이민자가 적은 태즈매니아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문화 아시아 커뮤니티의 음력설 축제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임스 리 호바트 음력설 축제 위원장: 제 동기는 한국 커뮤니티뿐 아니라 모든 아시안 커뮤니티, 베트남과 필리핀, 타이와 일본 등 다른 커뮤니티들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 한국 커뮤니티는 우리와 오랜 세월 함께해 왔고 강력한 지지를 보내왔습니다. 음식 스톨을 비롯 메인 무대에서는 무술 시범을 보였습니다. 한인 커뮤니티는 훌륭한 파트너였고, 우리의 관계가 계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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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 2025 호바트 음력설 축제 위원장 Source: SBS
호바트의 음력설 축제. 태즈매니아 한인 동포들에게는 오랜만에 명절을 느낄 수 있는 기회지만 이 외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박찬원 회장입니다.

박찬원 회장: 음력설 행사에 굉장히 가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입양 동포들이 만날 수가 있었고 찾아와서 우리 한국에 대한 것을 알릴 수가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한글도 배우고 좀 더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돌전에 한국에서 입양돼 그때부터 지금까지 태즈매니아에서 살고 있다는 입양 동포 카이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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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매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입양동포 카이 님 Source: SBS
호바트에서도 차로 3시간 이상이 걸리는 태즈매니아 최 북단 데본포트에서 자란 카이 씨는 어린 시절 한국 문화를 접한 기억이 있습니다.

한 한인 가정이 지역 내에 있던 5명의 한인 입양아들을 한 달에 한 번 집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체험하고 한글을 가르쳐 주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카이 씨는 이후 자라면서 약 20년가량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어 단절됐지만, 이렇게 음력설 축제에서 어린 시절 먹어본 한국 음식을 보게 되면 매우 반갑고 친숙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카이 씨: 입양인들이 한국 문화 특히 음식과 다시 연결되는 건 정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알아보고, 알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문화에 연결되는 좋은 방법은 음식과 다른 사람들을 통한 것입니다.

카이 씨는 최근 시드니를 여행하며 시드니에서 열린 대규모의 한국 축제를 인상 깊게 경험했다며, 호바트에서는 한국 문화만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카이 씨: 다른 많은 한국인들을 보는 것 그리고 모두가 한국 문화와 음식을 축하하는 것이 굉장했습니다. 호주에 대한 한국의 가장 대단한 수출품은 대중문화, 음악, 춤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드니 코리아 축제에서 이런 부분들이 정말 축하되고 강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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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동포 카이 씨와 SBS 한국어 프로그램 나혜인 PD, 박찬원 태즈매니아 한인봉사연합회 및 태즈매니아 한인회 회장 Source: SBS
박찬원 회장은 카이 씨 외에도 2018년 음력설 축제에 처음 참석해 평생 처음 한인 커뮤니티와 접촉한 한 입양 동포에게 한글을 가르쳐 준 특별한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찬원 회장: 2018년도에 학생이 찾아와서 그때부터 한글을 3년 가르켰더니 그 후에 3년 후에는 한글로 단톡과 카톡도 할 수 있는 그런 단계까지 됐고 지금 멜번 대학의 대학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이번 음력설 축제 한국 음식 스톨에서 두 딸을 데리고 봉사한 한인 동포 김경란 씨는 한인 커뮤니티의 지역 축제 참여가 중요하다가 말했습니다.

김경란 님: 아무래도 교민이 적다 보니까 저희가 적극적으로 이렇게 활동하지 않으면 저희 문화나 이런 게 잊힐 가능성이 크잖아요. 저희는 더군다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저희가 힘을 보태서 점점 문화가 없어지지 않도록 이렇게 참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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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매니아 한인 동포 김경란 님 Source: SBS
태즈매니아 한인 봉사연합회와 한인회를 이끄는 박찬원 회장은 음력설 행사를 통해 계속해서 태즈매니아에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찬원 회장: 한국의 우선 전통문화를 좀 알려주고 싶고요. 또 전통 음식을 알려주고 싶고 그 다음 번에 한국에 대한 모든 역사도 알리는 것이 저희가 목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좋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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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Y-Hobart

11:40
2025 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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