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오컬트 미스테리 '검은 수녀들' 2월 호주 개봉
- '검은수녀들(Dark Nuns)'은 550만 관객 동원한 '검은사제들'의 후속작
- 호주 작가 2인 Eliza Gosse, Samuel Condon, 한국서 열리는 'Naive Realism 전시 참여
유화정 PD: 매주 한국의 문화, 예술, 공연,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살펴보는 K-ART 시간입니다. 오늘도 한국의 공연 기획자이자 콘텐츠 프로듀서인 이재화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재화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이재화 리포터입니다.
유화정 PD: 네 K-ART 새해 들어 호주에서 처음 개봉되는 영화들, 소방관 하얼빈 등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소식일지 아주 궁금합니다. 이번 주 k아트 첫 번째 소식 바로 들어가 볼까요?
이재화 리포터: 네 말씀하신 대로 첫째 주 둘째 주 둘 다 개봉하는 영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3주 연속으로 한국 영화 개봉 소식을 전해드리는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권혁재 감독의 영화 '검은수녀들(Dark Nuns)'이1월 24일에 한 국 개봉에 이어 2월 호주 극장가를 바로 찾아온다는 소식입니다.
유화정 PD: 영화 '검은수녀들(Dark Nuns)'. 제목만으로는 언뜻 영화 '검은사제들'이 떠오르는데요.
이재화 리포터: 맞아요. 영화 '검은수녀들(Dark Nuns)'은 '검은사제들'의 후속작입니다. 당시 이 작품은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등이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등장인물도 다르고 감독도 다른데 세계관만은 공유하고 있는, 새로운 감독과 캐스트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여고괴담'이나, '타짜', ' 007', '에이리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이 이렇게 제작되는 경우입니다.
Dark Nuns movie poster
이재화 리포터: 금지된 곳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유니아’ 수녀(송혜교)는 ‘희준’(문우진) 이라는 소년의 몸에 숨어든 악령이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당장 올 수 없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다가 부마자, 즉 육신에 마귀가 붙거나 귀신이 들린 사람이 희생될 것이 분명한 상황입니다. 결국 ‘유니아’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결심하는데요. 하지만 담당의는 ‘희준’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의학이라 믿는 ‘바오로’ 신부(이진욱)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의 제자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의 비밀을 알아챈 ‘유니아’는 ‘희준’을 병원에서 빼내기 위해 막무가내로 도움을 요청하고, ‘미카엘라’는 거침없는 ‘유니아’ 에게 반발심을 느끼지만, 동질감이 느껴지는 ‘희준’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합니다. 마침내 두 수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소년을 살리기 위한 위험한 구마 의식을 시작합니다.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검은 사제들’, 그리고 ‘국가부도의 날’, ‘마스터’, ‘브로커’ 등을 제작한 영화사 집의 새로운 오컬트, 다크 판타지, 미스터리 영화로 2월 6일 호주에서 개봉합니다.
유화정 PD: 송혜교와 전여빈, 그리고 이진욱 등의 존재감 강한 배우들의 이름이 등장하는군요.
이재화 리포터: 네, 송혜교, 전여빈의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는 캐릭터가 매우 중요한 영화인데요. 얼마 전 공개된 각 인물들의 강렬한 아우라가 고스란히 담긴 캐릭터 포스터 또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소년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니아 수녀의 포스터는 '금기를 깨는 수녀'라는 카피와 함께 송혜교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기대감을 높입니다. 여기에 '비밀을 품은 수녀'라는 카피가 더해진 미카엘라 수녀의 포스터는 호기심과 의심이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가늠케 하는 가운데, 구마 의식을 준비하는 전여빈의 모습이 담겨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바오로 신부 역 이진욱의 포스터는 '의학을 신뢰하는 신부'라는 카피와 확고한 신념이 드러나는 표정으로 극에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더할 것을 예고하고 있고, '고통받는 부마자' 카피의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 희준 역 문우진의 포스터는 서늘한 눈빛과 강렬한 존재감으로 활약을 기대케 합니다.
송혜교, 이진욱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배우들일 테고, 배우 전여빈은 '멜로가 체질', '빈센조' 등의 드라마, 영화 '하얼빈'에도 주역으로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우진은 영화 '반도', '하이재킹' 등에 출연했고, 드라마 '열혈사제 2' 로 SBS 연기대상 남자 청소년 연기상을 수상한 2009년 출생의 청소년 배우입니다.
유화정 PD: ‘4인 4색’, 강렬한 아우라의 독특한 캐릭터가 눈길을 끌며 묘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 같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그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상황과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미술과 음악도 영화의 분위기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며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 내가 카페에서 스쳤던 수녀님이나 신부님이 누군가를 구하는 중일 수도 있고, 현실에 발 디디고 있는 이야기와 인물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으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일상성을 화면에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디테일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이에 공간도 한몫을 하는데요.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도심 한복판을 거침없이 누비는 수녀들의 모습을 비롯해 구마가 이뤄지는 장소나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 희준의 공간은 치료를 위해 동원된 각종 물건들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어 극에 현실감을 불어넣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유니아 수녀와 미카엘라 수녀의 공간은 비움의 공간, 절제된 수도자의 삶이 엿보이는 공간인 동시에 두 인물의 성격과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바다, 아이스크림 가게, 굿당 등 다채로운 공간 속 두 수녀가 함께하는 모습으로 각양각색 캐릭터들의 매력이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음악은 관객들이 '그 공간 안에 있다'라고 느낄만한 오감을 사로잡는 체험형 음악으로 '검은 사제들'을 작업한 김태성 음악감독이 맡아 전작과의 연결과 확장에 집중했습니다. 전작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6,000여 개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OST에 삽입해 화제를 모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성당에서 녹음한 여성 합창단의 소리를 접목해 한층 새로운 '검은 수녀들'만의 분위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2월 호주서 개봉하는 오컬트 다크 판타지 미스터리 '검은 수녀들' 포스터
이재화 리포터: 대한민국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2월 2일까지 Eliza Gosse, Samuel Condon, 황다연, 이정웅, 4인이 참여하는 연말 전시 'Naive Realism(나이브 리얼리즘)’을 개최합니다. 본 전시에 호주 작가 2인이 참여하고 있어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유화정 PD: 'Naive Realism', '소박 실재론'으로 '감각이 우리에게 물체가 실제로 있는 그대로를 알게끔 한다는 사상'을 제목으로 삼고 있네요.
이재화 리포터: 네, 인간이 외부 대상을 온전히 인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의미하는 유물론적 이론인데, 이들 작품의 견고한 건축적 구조와 사물 배치가 마치 촬영 세트장을 연상시키고, 이는 정물화의 현대식 해석으로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의도한 것은 일상의 풍경들을 화면으로 옮기는 것이었지만, 아무것도 지어내지 않은 장면에서 역설적으로 이를 비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일'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과 길을 배경으로 하지만 석고상이나 오리, 오렌지색 비치볼 등 맥락 없는 사물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특히 석고상이 아주 반복적으로 그려졌는데, 한국의 입시 미술에서 익숙하지만 애증의 대상이기 때문이고, 이곳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각성시켜 주는 물건이라는 설명입니다.
유화정 PD: 오, 어떤 전시일지 설명을 들으니 조금 그려집니다. 여기 참여하는 호주 작가가 두 명이나 되는군요? 어떤 작가들인가요?
이재화 리포터: Eliza Gosse는 시드니 출신의 1995년생으로 현재 시드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Archibald Prize (2023, 2022), Wynne Prize (2020), Paddington Art Prize (2023, 2021), Mosman Alan Gamble Award (2022) and the John Olsen Drawing Prize (2017) 등을 수상한 실력이 출중하고 주목받는 작가입니다. 건축을 공부하던 고스는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이 아닌 건축물 내부의 아름다움을 느껴 회화로 전향한 작가입니다.
전후 양식과 미드센추리 디자인에 매료되어 명확한 라인과 절제된 색감으로 화면을 구축해 나갑니다. 책을 읽고 뉴스를 듣고 일기를 쓰다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일상에서 느껴지듯 편안하고 행복이 충만한 감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듭니다. 시리얼을 먹는 아침에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풀이 나부끼는 풍경이나, 나른한 오후에 고개를 들어 금귤 나무에 맺힌 열매들을 보는 순간들이 작품의 제목이 됩니다. 빈티지 잡지와 가족사진처럼 오래된 이미지에서 느낄 수 있는 향수를 담아내고자 뮤트 톤의 색감으로 행복하게 변색된 지난날들을 그리는 스타일리시한 작가입니다.
Samuel Condon은 현재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멜번 출신의 작가입니다. 컨던은 고전 미술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제국주의의 초상과 유럽 미술관과 박물관의 컬렉션을 재현합니다. 서양 미술사에서 말 도상은 특히 프랑스 제국주의 시절의 나폴레옹의 초상에 등장하는 군주 기마상은 영웅을 상징하며 강력한 통치력을 암시하는데 쓰였습니다. 말이 딛고 선 땅과 그 위의 무한한 공간을 두 개의 단색으로 나눈 사무엘의 말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던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속 인물들처럼 어딘지 모를 쓸쓸함을 불러일으킵니다. 그의 작품들은 호주 도처의 공공시설에 전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정형화된 초상, 컬렉션들을 본인의 스타일로 재현하며 이를 보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오늘, 무엇을 느끼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유화정 PD: 엘리자 고스와 사뮤엘 컨던. 서로 전혀 다른 작품 세계를 가진, 독창성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한국 활동 소식이 아주 반갑군요.
이재화 리포터: 네, 이번 4인전은 건축 구조물과 오브제를 등장시켜 무언가 연출된, 눈에 보이는 장면이 전부가 아닌 작품들을 모은 것이 특징인데,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맞으며 되새기는 수많은 장면 속 사람들과의 추억들이 불현듯 화면에 투사되기도 하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고요하고 다정한 전시에서 이들의 작품이 두각을 나타냅니다.
유화정 PD: 이번 주 K-ART는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권혁재 연출,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한국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Dark Nuns)’의 2월 6일 호주 개봉 소식과 한국의 중구에서 개최되고 있는 연말 전시 ‘나이브 리얼리즘’에 호주 작가 2인, 엘리자 고스와 사뮤엘 컨던이 참여하는 소식까지 이재화 리포터와 함께했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네, 다음 주에도 더욱 알차고 재밌는 소식들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