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달러 약세 속 해외여행, 괜찮을까?

Woman walking with a yellow suitcase through an airport terminal.

Young female traveler passenger walking with a yellow suitcase at the modern Airport Terminal, Back view of woman on her way to flight boarding gate, Ready for travel or vacation journey Source: Getty / Getty / Oatawa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관세 부과로 촉발된 시장 혼란 속에서 호주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계셨다면 먼저 환율을 확인해 보셔야겠습니다. 달러 약세로 호주 여행객들의 주머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용 짚어봅니다.


Key Points
  • 9일 기준 호주 달러는 59.15센트로 하락하며 약 5년 만에 가장 약세
  • 전문가들 “환율 변동으로 항공권 등의 여행 비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 “달러 약세가 몇 달 동안 지속되면 주유소 이용이나 국제선 항공권 인상 불가피”
  • 팁: 환율이 안정됐을 때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확정하고 비수기나 패키지 이용
LISTEN TO
Kind Economy 0904 image

친절한 경제: 달러 약세 속 해외여행, 괜찮을까?

SBS Korean

09:43
나혜인 PD: 항공권, 숙박, 식사, 보험 등 많은 여행에 필요한 지출 내역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큰 부담일 수 있습니다. 호주 달러가 미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죠?

홍태경 PD:  호주 달러가 미국 달러 대비 62센트 정도, 유로에 비해서는 55센트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장기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는 큰 부담일텐데요, 특히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원래 고비용을 계획해야 하는 나라에 가려면 그 비용은 훅 올라갑니다. 환율의 영향을 받는 항공권만이 아니라 식비, 교통비, 입장료, 쇼핑 등 모조리 포함되기 때문에 한끼 식사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결국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환율에 변동을 가져오면서 호주인들의 여행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는 것이군요.

홍태경 PD: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60여 개국에 부과하기로 했던 상호 관세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 90일간 유예하고, 중국에서 주로 수입되는 인기 전자제품에 대해서만 관세를 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가 있기 전인 수요일만해도 호주 달러는 59.15센트로 하락하며 약 5년 만에 가장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소폭 회복되어 약 62센트로 상승했는데요, 유로화에도 역시 약세로 나타나며 지난주 58센트에서 55센트로 하락했습니다.

나혜인 PD: 환율에 이렇게 변동이 생기면 항공권 등의 여행 비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아닌가요?

홍태경 PD: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 가정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시드니 대학교 강사이자 전 중앙은행 경제학자인 루크 하티건 박사는 "지난 2000년대 달러가 50센트 아래로 떨어졌을 때를 떠올려 보면, 즉각적이고 엄청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많은 기업들이 비용을 흡수하거나 헤지(hedge)하는 방식으로 가격 상승을 상쇄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환 헤지(currency hedging) 전략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일부 여행 관련 비용은 즉시 인상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달러 약세가 몇 달 동안 지속되면 주유소 이용이나 국제선 항공권 예약 시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연료비와 국제선 항공료에는 곧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군요.

홍태경 PD: 하티건 박사는 이러한 비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해외 여행보다는 국내 여행을 선택하게 되면서 퀸즐랜드나 케언즈로 여행 계획을 수정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예외인데요, “뉴질랜드는 호주 달러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유일한 나라”라고 하티건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호주에는 이제 겨울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특히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을텐데요,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분들이 많겠네요.

홍태경 PD: 시드니에 거주하는 로라 씨는 좋지 않은 환율때문에 7월로 세운 유럽 여행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고 합니다. 올해 그리스와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결국 태국으로 변경했다는데요, 로라 씨의 친구들 중 상당수가 지금 동남아시아에서 대신 유럽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로라 씨는 런던에 있는 가족과 함께 지내다 오려고 계획했지만, 호주 달러가 영국 파운드에 비해 너무 약해서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여행 경비의 반이 사라질 것 같다고 걱정했는데요, 가진 돈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휴가를 보내고 싶지만 호주에서도 생활비 압박으로 저축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혜인 PD: 많은 호주인들이 생활비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여행을 계획 중이죠?

홍태경 PD: '여행은 가격 탄력적 재화입니다'

관광교통포럼(TTF)이 2024년 12월 1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호주인들을 대상으로 여행 계획에 대한 설문 조사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생활비 상승으로 호주인들의 지갑이 계속 쪼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호주인들은 여전히 여행을 우선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뉴사우스웨일즈주와 퀸즐랜드주였으며, 해외로 나갈 계획인 호주인들은 뉴질랜드, 일본, 유럽을 방문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관광교통포럼 마지 오스먼드 대표는 일찍 예약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오래된 상식에도 불구하고 호주인들은 막판까지 여행 계획을 열어놓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데요, 일정이 빡빡한 연말이든, 막판 특가 상품을 찾는 것이든,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휴가를 예약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스먼드 대표는 “호주인의 거의 3분의 1은 출발 며칠 전까지도 여행을 계획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미리 여행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두면 앞서 말씀하신 환 헤징 방식으로 크게 오르지 않은 고정된 비용으로 여행 상품을 예약할 수 있을텐데요, 마지막까지 기다렸다 예약을 하게 되면 가격 변동 위험이 더 클 것 같네요.

홍태경 PD: 여행이라는 것은 "가격 탄력성이 매우 높은 재화"라고 퀸즐랜드 대학교의 여행 및 관광 전공 사라 돌니카 교수는 말합니다.

"현재의 생계비 위기와 호주 달러 약세로 인해 관광 산업은 가격 변동이나 소득 변화에 강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돌니카 교수는 팬데믹이 끝난 이후 소비자 행동은 변화했으며, 호주인들은 이제 국내보다 해외 휴가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집 근처에서도 멋진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지속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그 깨달음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랐지만 호주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돌니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호주인들은 여전히 해외 여행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홍태경 PD: 유럽이나 미국, 또는 일본 등 호주인들은 특히 선호하는 여행지에 대한 일종의 로망같은 것을 갖고 있는데요, “따라서 호주인들에게는 해외 여행의 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저렴해질 때까지 미루는 것일 뿐”이라고 돌니카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나혜인 PD: 경제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트럼프의 관세와 같은 세계 경제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나요?

홍태경 PD: 호주를 넘어 세계 경제 전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시드니대학교 하티건 박사는 "미국이 확실히 경기 침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들은 지갑 문을 꽉 닫고 있습니다. 자동차, 커피, 초콜릿, 심지어 게임 콘솔까지 지연되는 등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티건 박사는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처럼 무역 규모가 크고 저소득 국가들이 세계 관세 전쟁과 소비자 수요 감소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요인이 결국 세계 공급망과 여행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습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호주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주머니 사정에 도움이 되는 여행 팁이 있다면 추천해주시죠.

홍태경 PD: 여전히 해외 여행을 원하신다면 소개해드리는 몇 가지 현명한 방법을 통해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일찍 예약하세요. 환율이 안정됐을 때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확정하세요.
  • 헤지 여행 카드(hedged travel cards)를 사용하거나 미리 환전해 놓으세요.
  • 비수기에 여행하고 항공권과 숙박 할인 혜택을 찾으세요.
  • 여행지의 통화(currency)에 유의하세요.
  • 패키지 상품을 고려하세요. 패키지 상품은 비용을 묶어서 구매할 수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친절한 경제, 오늘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촉발한 달러 약세에 따라 많은 호주인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여행 계획, 어떻게 하면 타격을 줄일 수 있을지 짚어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뉴스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한국어 프로그램의 을 팔로우하세요. 에서 SBS Audio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매일 방송되는 한국어 프로그램 전체 다시듣기를 선택하시려면 을 클릭하세요. SBS 한국어 프로그램 팟캐스트는 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Share